8월 17일 오후 8시 10분 베트남 호치민을 향해 출발했어요.
떤 션녓 국제공항에 도착한 것은 늦은 밤 11시 40분 경....
매캐한 연기와 함께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있었어요.
우기인 5~10월에 '망고 샤워'라고 하는 스콜이 1시간 정도 매일 비가 내린다더니.....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브어이'를 먹었어요.
브어이는 껍질이 두꺼워 우리네 보통 사람은 까기가 무척 힘들어요.
수퍼마켓에 가면 껍질 깐 브어이를 파는데 누런 소금이 들어 있어요.
이 브어이는 꼭 자몽 같은데 칼로리가 적어 더이어트에 아주 좋답니다.
베트남 사람들은 다진고추와 소금을 넣어 이 열대과일을 먹는대요.
그러면 단맛의 상승작용을 도와주나 봅니다.
처음에는 손이 안 가더니 먹으면 먹을수록 맛있는 과일, 브어이....
3만동- 우리나라 돈으로 2100원 정도....껍질을 깐 것이고, 수퍼마켓에서 샀기 때문에 비싼 겁니다.
시장에서 사면 아주 싸지요.
아침을 먹고 호치민시 한국학교에 갔어요.
한국학교는 일본학교, 대만학교와 담장이 붙어 있어요.
초등과 중고등이 함께 있고, 건물이 ㅁ자로 되어 있어요.
건물의 가운데는 아름다운 정원으로 꾸며져 있고, 탁 트인 공간 때문에 공부가 잘 될 것 같았어요.
한국학교 초등의 경우는 각 학년 3반으로 구성되어 있고, 앞으로 계속 늘어날 예정이에요.
베트남으로 진출하는 한국인들이 그만큼 많다는 소리겠죠?
동생은 4-1반 담임이지요.
무슨 일이든 열정적으로 하고, 적극적이고 인정도 많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엄청 큰 동생...
한국에서 보통 볼 수 있는 학교 건물과는 영 딴판인 베트남 한국학교는 환경이 좋은 편이에요.
더구나 3학년 이상은 영어 원어민과 Co-teaching을 하고 있어 담임이 두 명입니다.
한국인 담임과 영어 원어민 담임....
4학년 사회 시간에 자신들이 살고 있는 나라, 베트남에 대해서 공부했나 봅니다.
부모님을 따라서 베트남에 온 한국 아이들은 사실, 베트남이라는 나라에 그다지 관심도 없고
특별히 아는 것도 없는 실정이랍니다.
남북으로 기다란 S자형의 지형을 가진 베트남,
인구의 약 90%가 킨족이며, 나머지는 54개의 소수민족으로 구성된 다민족 국가 베트남,
19세기 초에는 중국의 지배를 받다가, 프랑스의 식민지가 되어 독립운동을 벌였으나 실패하고
제2차 세계대전때 일본이 침공하고
다시 미국과 베트남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었으나
결국은 1976년 통일을 이룬 나라, 베트남...
수많은 전쟁을 치러온 베트남은 그래도 통일을 이루었습니다.
비록 경제발전은 우리나라보다 뒤처진다고 해도, 그들을 폄하해선 안 됩니다.
동족간의 전쟁으로 400만명이 죽은 상처를 딛고, 베트남은 서서히 일어나고 있는 나라이니까요.
언젠가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을 앞지를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하니, 두려운 생각이 듭니다.
4학년 시간표입니다.
칼라로 표시된 시간에는 한국인 교사와 원어민 교사가 힘을 합해 영어로 수업을 합니다.
수학, 영어, 과학, 사회 시간....
일주일에 1회 한자를 배운다고 합니다.
비록 한국을 떠나 있어도 한국 사람들의 교육열은 세계 1위를 자랑하지요.
여기 아이들도 각종 과외에 시달리고 있다는군요.
뜻밖에 예능과외는 붐이 일어나지 않고 과목과외가 기승을 부리고 있답니다.
한국의 교실과 비슷하네요.
네모난 교탁이 아니고, 사다리꼴 교탁이 보기 좋아요.
비록 낡았지만요...
방학이어서 그런지 사물함이 많이 비었어요.
이제 개학을 맞으면 사물함도 꽉꽉 차겠지요.
한국학교 교장샘과 다른 교사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가지고 간 책을 증정했습니다.
도서관이 있기는 하지만 참으로 열악했습니다. 비좁고, 책도 별로 없고...
아이들이 책을 참 좋아한다는 얘기에 기뻤습니다.
여기는 호치민시 푸미흥이라는 구역 안에 있는 'Sky Garden' 아파트입니다.
푸미흥은 이 지역을 개발한 사람의 이름인데 베트남의 내노라 하는 부자랍니다.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는 이 아파트는 깔끔하고, 멋지고, 세련되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작년에는 월 500불이던 가격이 올해에는 800불로 올랐답니다.
오며가며 부딪치는 사람들의 80% 이상이 한국인입니다.
아파트앞에는 한국 마트, 미장원, 피부관리실 등 한국인이 운영하는 가게가 많았어요.
"어떤 음식을 먹을까?"
사실 저는 베트남 전통음식을 먹어본 적이 별로 없어요.
베트남 쌀국수 '퍼'를 한국에서 먹어본 적이 있는데 입맛이 당기질 않더군요.
그리고 지난 번 하노이 여행 때에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어요.
아파트 앞에 있는 'Pho 24' 라는 음식점에 들어갈 때만 해도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어요.
아, 그런데 정말 맛있었어요.
쇠고기를 넣은 Pho Bo(퍼 보)는 칼칼하고 상큼하고 고소하고 얼큰하고...
함께 나온 짜요(춘권)도 입에 딱 맞았구요.
베트남이 커피 생산국 2위라는 것 아시죠?
연유를 넣은 커피 Ca Phe Su Da(카페 쓰 다)는 '아, 바로 이게 커피맛이야'하고 감탄할 정도였지요.
푸짐한 점심 한끼에 커피까지 합해 4,000원 정도...
점심을 먹고는 택시를 잡아타고, 벤탄시장으로 갔어요.
사방 약 500m의 넓은 부지에 온갖 물건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벤탄시장은 마치 미로 같아요.
꼬불꼬불, 골목을 따라 들어가다보면 베트남 고유의 물건들이 유혹을 합니다.
마치 만물시장 같은 벤탄시장...
오밀조밀 온갖 물건들이 쌓여 있어 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이지요.
의식주에 필요한 물건들이 다 있어요.
두리안을 비롯한 온갖 열대과일, 생선, 음식...
머플러, 신발, 가방 등....
동생이 망꺼우를 사기 위해 흥정을 하고 있어요.
망꺼우는 생김새는 울퉁불퉁 못생겼지만, 맛은 애플민트 향이 나고 달콤해요.
오돌도톨 껍질을 벗겨내면 하얀 속살이 나오고 수박씨 같은 단단한 씨가 박혀 있어요.
베트남 도자기의 멋을 느끼기 위해, 티스푼을 샀습니다.
5개에 4만동이니까 우리나라 돈으로 2,500원 정도....
베트남 사람들은 잘 안 깎아 주는 편입니다. 그만큼 가격을 높여 부르지 않는다는 소리죠.
* 오늘 먹은 음식
퍼 보(쇠고기 쌀국수), 짜요(춘권-월남씸 튀긴 것), 카페 수 다(냉밀크커피)
*오늘 먹은 열대과일
쭈어이(초록바나나), 망 꺼우(커스터드 애플), 브어이(자몽), 탄 롱(드래곤프르트)
첫댓글 물, 음식 주의해요.
특히 길가에서 만나는 음료수는 가급적이면 드시지 마세요. 물은 가급적이면 아침에 나올 때 충분히 준비해서 나오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ㅎㅎ, 사진을 보니 좀 안심이 되네요. 생가보다 잘 정돈된 학교 모습입니다.
궁금하던 한국학교 잘 보았습니다.
베트남은 코-티칭이 잘 되어 있어 영어 배우기엔 아주 좋은 환경이랍니다.
한국선생님이 계셔서인지 한국이랑 별차이없네요..그러나 정리정돈이 잘되어있고 잔듸라든지 작지만 아담하게꾸며진 마당등이 회색빛이랑은 자연을 느낄수있어서 좋아보여요...베트남시민들의 마음도 여유있어보이는데...잘 다녀오세요.^^
고맙습니다. 잘 다녀왔습니다.꾸벅~
하노이하고는 분위기가 많이 다른 것 같아요. 한국학교도 너무 멋있고.. 우리 아이들도 그런 분위기의 학교에서 공부하면 참 좋을 텐데.. 참, 선생님 이번엔 아프지 않게 잘 지내고 오세요. 그리고 맛있는 베트남 커피 한 봉지 사오세요!! ^^ 지난 번 라오스에서 샀던 커피가 자꾸 생각나요..
호치민에서 먹는 커피, 정말 진하고 맛있어요. 많이 사갖고 갈게요.
생활을 하면서 하는 여행이라 더 의미가 있으시죠? 자매가 많이 닮으셨군요. 모습, 하는 일.....
동생은 적극적이고 활달하고 호기심이 아주 많아요.
한국학교가, 아주 깔끔한 분위기네요. 즐거운 여행이 되셨겠습니다. "카 페 쓰다" 한 마디 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