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설문은 2023년 10월 19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유지 결정 배경과 국내외 경제 상황에 관해 발표한 내용입니다.
Glossary
1 | 금융통화위원회 | Monetary Policy Board |
2 | 기준금리 | Benchmark interest rate |
3 | 장기 국고채 금리 | Long-term Korean Treasury bond yields |
안녕하십니까? 오늘 금융통화위원회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3.50%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먼저 국내외 금융‧경제 여건을 설명드린 후에 기준금리 결정 배경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우선 지난 8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대외 여건을 살펴보면 주요국 통화긴축 기조가 장기화하고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경기 및 인플레이션 흐름과 관련하여 불확실성이 크게 증대되었습니다. 글로벌 경기는 성장세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요국 별로 보면 미국은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 흐름을 나타내고 있지만 고금리 영향 등으로 성장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유로 지역은 서비스업 회복세 약세 등으로 성장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 경제는 부동산 경기 부진과 수출 둔화로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주요국의 인플레이션은 근원물가를 중심으로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습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의 경우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월과 같은 3.7%를 나타냈지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4.1%로 전월 4.3%보다 낮아졌으며 유로 지역은 물가 상승률이 5%대 초반에서 4%대 초중반으로 둔화되었습니다. 하지만 국제 유가의 변동성 확대로 향후 둔화 흐름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커졌습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주요 가격 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되었습니다. 미 연준의 높은 정책금리 장기화 시사 등으로 주요국 국채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였고 미 달러화는 상당폭 강세를 나타내었습니다.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의 국제금융시장 영향은 아직까지는 제한적인 모습이지만 향후 전개 양상에 따라서는 시장 변동성을 크게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음으로 대내 여건을 살펴보면 국내 경기는 완만한 성장세 개선 흐름이 이어졌습니다. 소비는 임금 상승률 둔화, 높아진 물가와 금리의 영향 등으로 회복세가 다소 더딘 모습이지만 수출은 감소폭이 축소되면서 부진이 완화되었습니다. 앞으로 국내 경기는 IT경기 개선 등에 따른 수출 부진 완화로 성장세가 점차 개선되면서 금년 성장률도 지난 8월 전망치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주요국의 통화 긴축 기조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아진 것으로 판단합니다.
국내 물가는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에너지 및 농산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 8월 전망경로를 다소 상회하는 3.7%로 높아졌습니다. 다만 9월중 근원 인플레이션과 단기 인플레이션은 모두 3.3% 수준을 유지하였습니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금년 말에는 3%대 초반으로 낮아지고 내년에도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높아진 국제 유가와 환율의 파급 영향,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으로 금년 및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8월 전망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판단됩니다. 근원물가도 수요 압력 약화 등으로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의 파급 영향이 지속되고 금년 및 내년 상승률이 지난 8월 전망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국내 금융‧외환시장은 미 연준의 높은 정책금리 장기화 시사,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에 영향받아 장기 국고채 금리가 상당폭 상승하고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에서 등락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었습니다. 한편 일부 비은행 부문의 리스크는 진정되고 있지만 불안 요인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가계부채와 주택시장 상황을 보면 주택 매매 가격은 가격 상승 기대와 매수 심리가 강화되었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졌으며, 전체 가계대출은 정부의 관리 강화, 일시적 요인 등에 영향을 받아 증가 규모가 축소되었지만 큰 폭의 주택관련 대출 증가세는 지속되었습니다.
// 425 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