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여행은 9월에 떠나자 ㅡ
8월은
너무나도 뜨겁고
성질 사나운 갑질의 달!
9월은
그 사나운 폭염의 성깔에 밀려
혼자 외로운 달
그러니 우리
그 외로운 9월을
달래주러 길을 나서자
지금은
바람이 성내지 않고
차가운 매서움이
아직은 영글지 않은 온화한 시간
그러니
10월의 화려하고 정신없는
요란함이 다가서기 전
이 겸손한 9월에 여행을 떠나자!
태양의 열기가 아직은 덜 식은
허수아비의 어깨에 힘이 실려 있는
나뭇잎에 그리움의 푸르른 생기가
조금은 묻어 있는
이 자비의 9월
지금 여행을 떠나자!
낙엽이 되어 떨어질까 봐
그 죽음이 두려워 나뭇잎이 슬픈
단풍의 화려한 허풍에
거짓으로 물이들 10월보다는
시간의 반항기가 없이
시리고 야윈 9월
다람쥐들도 슬퍼하지 않을 시간
이 온화한 9월에 여행을 떠나자!
못다한 일
아쉬웠던 일
서운한 일
가슴 아팠던 일...
그 모든 것들을
허공에 날려버리려
바람을 배낭삼아
가벼운 마음으로
지금 여행을 떠나자!
바닷빛과 하늘빛의 구분이 어려운 9월
맑은 하늘에 떠 있는 구름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여행을 떠나자
욕심이 덜 여물어 어눌한
이 9월에 우리 지금 여행을 떠나자!
ㅡ 시인의 조건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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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9월에 떠나자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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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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