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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구간은 지리주릉을 밟아가는 산행이다.
성삼재에서 벽소령까지의 지리주릉의 절반을 진행하는 것이다.
지리 10경 중 3경을 감상하며 지나는 구간이다.
노고할미의 전설을 간직한 노고단을 올라 삼도봉, 토끼봉, 명선봉, 형제봉 등 기라성같은 지리 주봉을 이어간다.
야생화 천국 노고단과 지리산 알프스 돼지평전, 三道가 걸쳐있는 삼도봉(일명 날라리봉), 토끼가 노닐던 토끼봉, 연하천 주봉 명선봉, 우람한 두 바위 형제봉을 지나 벽소령에서 비장의 하산로 소금쟁이능선으로 하산한다.
성삼재.
저 뒤로 지난 구간에 지나온 작은고리봉이 보인다.
삼한시대에 진한 대군에 쫓기던 마한왕이 전쟁을 피하여 지리산으로 들어와 심원계곡에 왕궁을 세우고 적을 막으며 오랫동안 피난생활을 하였다고 하는데 그 때 임시 도성이 있었던 곳이 달궁이라 이름지어져 불렸다고 한다.
그 당시 마한왕은 달궁을 지키기 위하여 북쪽 능선에 8명의 장군을 배치하여 지키게 하였으므로 팔랑재(팔랑치), 서쪽 능선은 정장군으로 하여금 지키게 하였으므로 정령치, 동쪽은 황장군이 맡아 지키게 하였으므로 황령재, 그리고 남쪽은 가장 중요한 요지이므로 성이 다른 3명의 장군을 배치하여 방어케 하여 성삼재라 부르게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팔랑치와 정령치는 서북능선에 위치해 있다).
성삼재에소 본 시암재휴게소.
아래로 구례군 산동면, 그 뒤로 견두산.
원래 계획은 종석대로 가려고 했으나 여의치 못하여 포기하고 그냥 우회로로 임도를 따라 올라간다.
무냉기.
유래는 1929년 구례군 마산면 소재에 큰 저수지를 준공하였으나 유입량이 적어 만수를 하지 못해 가뭄이 들었다 한다.
마을 주민들은 그 이듬해인 1930년 노고단에서 전북으로 내려가는 물줄기의 일부를 구례 화엄사 계곡으로 내려올 수 있도록 유도수로 224M를 개설, 저수량을 확보하여 지금까지도 매년 풍년농사를 이루고 있다 한다.
무냉기는 물이 부족하여 노고단 부근 계곡물의 일부를 화엄사 계곡으로 돌렸다고 하여 '물을 넘긴다'는 뜻에서 '무냉기'라 불리고 있다 한다.
이질풀.
노고단 대피소에 올라섰다.
아쉬운 마음으로 종석대를 돌아보다.
어수리 꽃이 한창이다.
하얀색의 꽃이 화려하다.
구름패랭이는 상태가 좋지 못하다. 벌써 시들어가는 느낌이다.
층층잔대.
역시 꽃이 힘이 없다. 마찬가지로 시들어 가는 모양이다.
노고단 입장을 제한하고 있다.
우리는 미리 인터넷으로 인원 및 시간을 예약해 놓은 관계로 바로 입장할 수가 있었다.
미리 예약해 놓지 않으면 이곳에서 현장 접수를 하고 30분 간격으로 입장할 수 있다.
노고단으로 올라가는 길은 그야말로 하늘정원이라는 말이 무색치 않다.
들머리에서부터 길 양 옆으로 나타나는 수많은 야생화들의 향연과 사방으로 펼쳐지는 시원한 조망에 한동안 정신이 팔리고 말았다.
멸종위기종인 날개하늘나리가 발견되었다는 말을 들었기에 볼 수 있을까 기대를 하고 살펴보았지만 벌써 지고 말았는지 보이지가 않았다.
지나온 노고단 고개.
왼쪽이 성삼재, 오른 쪽으로는 천왕봉으로 가는 길이다.
노고단으로 올라간다.
원추리도 별도 상태가 안 좋다.
종석대 우측으로 오늘의 출발지인 성삼재가 보인다.
종석대 뒤로는 견두지맥의 능선.
형제봉 능선 뒤로 섬진강과 구례읍.
여기서 바라보이는 섬진강은 총 길이가 212km에 달하며, 멀리 전북 진안군 팔공산에서 발원하여 곡성군 압록 근처에서 보성강과 합류한 후 지리산 남부의 협곡을 지나 경남, 전남의 도계를 이루면서 광양만으로 흘러 들어간다.
섬진강에는 천연기념물인 수달을 비롯하여 맑고 깨끗한 물에서만 자란다는 은어, 참게 등이 서식하고 있다.
지리산 자락을 뒤로 한 채 남으로 흘러드는 섬진강의 맑고 푸른 강물과 하얀 백사장이 어우러진 모습은 아름답기 그지없어 지리십경 중 하나로 꼽히고 있지 않은가(섬진청류)!
기린초.
산오이풀.
문자 그대로 하늘정원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왕시리봉.
노고단.
길삼봉이라고도 하며 해발 1,507m로서 천왕봉(1,.915m), 반야봉(1,732m)과 더불어 지리산 3대 봉우리 중 하나이며, 민족의 영산이라 일컬어지는 지리산 중에서도 영봉으로 꼽힌다.
옛날에 지리산 신령인 산신할머니(老姑)를 모시는 곳이라 하여 노고단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또한 이곳은 고산지대로서 전망이 매우 좋고 시원해서 신라시대에는 화랑들의 심신수련장으로 이용되었다고 하며, 1920년대에는 선교사들이 풍토병을 치료하기 위해 건물을 짓고 여름을 보냈다고 한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운해는 너무나 환상적이어서 그야말로 구름 속에 떠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지리십경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노고단 운해).
노고단 돌탑.
노고단은 신라 화랑들이 이곳에서 수련을 하면서 탑과 단을 설치하고, 천지신명과 노고할머니께 나라의 번영과 백성의 안녕을 기원한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당시 화랑들이 쌓은 탑과 단은 1,000여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초석으로 짐작되는 몇 개의 큰 돌만이 남아 있었으나 지난 1961년 7월 갱정유도(1928년 창건된 민족종교) 72인이 다시 축조하여 오늘의 모습으로 조성되어 보존되고 있다.
눈 앞에 반야봉이, 그리고 멀리 천왕봉이 보인다.
이어 바로 뒤로 넘어가 천왕봉으로 향하던 도중 전망대에서.
주능선.
말나리의 모습은 여전히 예쁘다.
돼지령에 도착했다.
돼지평전.
돼지를 길렀던 곳인가??
피아골 삼거리.
여기서 우측으로 내려가면 피아골(직전)이다.
피아골 단풍 역시 너무나 황홀하여 지리 10경 중 하나에 속한다(직전단풍).
임걸령에 도착.
노고단에서 반야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중간 지점에 있는 고개로 1,320m의 높이이다.
高嶺임에도 불구하고 우뚝 솟은 반야봉이 북풍을 막아주고 노고단 쪽의 능선이 동남풍을 막아주어 아늑하고 조용한 천혜의 요지가 되었다.
옛날에 임걸 또는 임걸년이라는 이름의 의적이 은거하던 곳이어서 임걸령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져온다.
이곳에 있는 샘에서는 언제나 차가운 물이 솟고 있으며 물맛 또한 좋기로 유명하다.
시원한 샘물을 바가지에 가득 떠서 한 잔 마시니 정말 정신이 번쩍 든다.
노루목에 도착.
왼쪽은 반야봉 가는길. 바로가면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길이다.
반야봉에 들렀다 가고 싶었으나 시간 상 그냥 진행한다.
이곳에서 뒤돌아본 노고단.
불무장동 능선.
노고단을 배경으로.
삼도봉(날라리봉 1,550m).
전북 남원시 산내면, 전남 구례군 산동면, 경남 하동군 화개면 등 3개도에 걸쳐있어 三道峰이라 부른다.
원래 이름은 낫날봉이었는데 정상의 바위 봉우리가 낫의 날을 닮았다 해서 붙은 이름이었다.
이것이 변형되어 날라리봉, 늴리리봉(닐리리봉)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1998년 10월 8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삼각뿔 형태의 표시판을 세우면서부터 삼도봉으로 불리기 시작하였다.
전망대에서.
우측의 불무장동 능선과 목통골.
삼도봉에서 바라본 반야봉.
그 유명한 550계단에 들어선다.
전에 종주할 때는 왜 그렇게 긴지 지루했던 느낌이었는데 오늘은 아주 가볍게 지나간다.
계단 수를 세어서 가지만 어느샌가 잊어버리고 오늘도 세는데는 실패하고 만다.
모싯대.
잔대와 비슷해서 처음보는 사람은 헷갈리기 일쑤다.
오늘은 동자꽃이 곳곳에 피어있다.
화개재.
뒤로 토끼봉이 보인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내려가면 뱀사골이다.
일월비비추.
토끼봉(1,534m).
반야봉을 기점으로 24방위의 정동(正東) 방향에 해당되는 묘방(卯方)에 있다하여 토끼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오늘도 땀이 많이 흐른다. 잠시 쉬어간다.
연하천휴게소는 공사중이라 여기서 쉬어갈 예정이었으나 샘물만 마시고 그냥 통과한다.
이곳의 물맛도 좋다.
지리 10경 중의 하나인 연하선경은 어수선한 공사현장때문에 미쳐 감상할 겨를이 없이 그냥 지나가고 말았다.
삼각봉.
삼각봉을 지나 시원한 그늘에서 후르츠칵테일을 먹고 가기로 한다.
얼려 놓아서 무지하게 시원하다. 피로가 싹 달아나는 느낌이다.
전부 한 컵 씩 나눠 먹고 활기차게 계속 진행한다.
바위 사이를 통과할 때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형제봉 좌측으로 천왕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절골.
조망바위에 올라서니 바로 앞에 형제봉이 보이고 멀리 능선 안부에 벽소령대피소가 시야에 들어온다.
댱겨본 벽소령.
형제봉에 올랐다.
형제봉 바위의 기를 조금 받고.....
산오이풀.
이제 작은 봉우리만 넘으면 벽소령이다.
뒤돌아본 형제봉.
좌우 산수국 밭이다.
벽소령에 도착했다.
벽소령은 달밤이면 푸른 숲 위로 떠오르는 달빛이 매우 희고 맑아서 오히려 푸르게 보이므로 벽소한월(碧宵寒月)이라 한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벽소령의 달밤 풍경을 일컫는 碧宵明月은 지리 10경 중 하나에 속한다.
밀림과 고사목 위로 떠오르는 달은 천추의 한을 머금은 듯 차갑도록 시리고 푸르다.
오늘은 벽소령까지이다.
이곳에서 음정방향으로 하산한다.
소금쟁이골(비린내골) 쪽으로 방향을 틀어 하산한다.
산죽과 잡목이 발걸음을 더디게 하고 땀은 비오듯 쏟아지는데 경사는 무척 심하다.
마침내 휴양림에 도착하고.....
시원한 알탕은 기본.ㅎㅎㅎㅎㅎㅎ!
휴양림 입구 매표소.
총 산행거리 20km.
산행시간 9시간 가까이 걸렸다.
여름장마 기간 중의 날씨로는 드믈게 보는 청명한 날씨 덕에 멋진 조망을 즐길 수가 있었으며, 곳곳에 피어 있는 수많은 야생화 역시 눈을 즐겁게 해 주니 비록 땀은 많이 흘렸으나 이 또한 한여름의 운치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
이제 대간종주의 대미를 장식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벌써 1년을 훌쩍 넘기고도 4개월 가까이 지났으니 세월이 참 빠른 느낌이 든다.
다음 구간은 장터목까지 간다. 천왕봉을 단숨에 치고 싶었으나 또다른 즐거움을 나누기 위해 그 다음의 여정으로 남겨두기로 하고 오늘의 산행을 여기서 마친다.
첫댓글궁의 유래와, 푸르디 푸른 산속 풍경, 정말 좋습니다.
건강한 대원들 모습 또한 부러울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