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리 섬 지도
길이가 가로 6Km, 세로 2Km, 둘레 10km에 불과한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 해안의 소렌토와 마주하고 있는 작은 섬이지만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카프리 섬의 최고봉은 솔라로 산으로 높이가 589m에 이른다. 카프리 섬의 역사를 살펴보면 「선사시대부터 사람들이 살았던 이 섬은 그리스의 식민지가 되었으며, 로마 아우구스투스 황제를 비롯한 황제들의 휴양지로 이용되다 중세 때 몬테카시노 대수도원에 귀속되었고 아말피 공화국의 일부였다가 나폴리 왕국에 넘어갔다. 나폴레옹 전쟁 중 프랑스와 영국이 번갈아 점령했으며, 그 후 1813년 시칠리아 왕국에 반환되었다. 이후 이탈리아에 통합되어 남부 이탈리아에서 인기 있는 휴양지 중 하나가 되었다.」카프리라는 이름은 고대 그리스어 Kapro에서 나온 것으로 멧돼지라는 뜻을 가진 단어로 카프리 섬의 화석에서 발견되는 것이 이것을 반증 한다고 한다.
물이 부족하지만 기후가 온화하여 식물이 잘 자라는 곳으로 이탈리아에서 가장 다양한 식물상이 분포하며 수많은 종류의 철새 도래지이기도 하단다. 영국의 비운의 황태자비 다이애나. 찰스 황태자의 신혼여행지로 이름이 알려진 섬으로 지금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부호들은 카프리에 별장을 소유하고 있으며 영화 촬영 장소로도 많이 이용되어 더욱 더 세상에 알려졌다.
항구에서 푸른 동굴로 가는 유람선
푸른 동굴 내부
항구 한쪽 작은 배에 탄 사람들은 2006년도 카프리 여행 때 경험으로 볼 때 푸른 동굴에 가는 관광객들인데 저 배를 타고 푸른 동굴 근처까지 가 다시 4인용 보트에 옮겨 타고 건장한 남자 뱃사공이 노를 저어서 내부에 들어간다. 카프리가 특별한 이유는 그로타 아주라(Grotta Azzura)라 불리는 푸른 동굴 때문이며 이탈리아 축구팀을 아주리 군단이라 부르는 것도 여기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길이 54m, 높이 30m, 넓이 15m의 동굴은 햇빛의 프리즘 효과로 온통 푸른빛으로 빛나는 푸른 동굴은 1826년에 발견되었으며, 그 이전에는 동굴 안에 마녀와 괴물이 산다고 믿었기 때문에 접근하지 않았다고 한다. 푸른 동굴 여행은 날씨가 나쁘면 개방하지 않고, 4~10월에 여행 가능하다.
부두 앞 상가들
배에서 내리자 부두에는 레스토랑과 카페, 레몬 및 레몬 가공품을 파는 가게가 즐비하고 거리와 상점에는 관광객들로 넘쳐나는 걸 보니 과연 이탈리아 남부 최고 관광지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지난 2006년도 가을에 이곳에 왔을 때도 관광객이 너무 많아 아나 카프리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한참을 기다렸는데 사시사철 관광객이 많은 것 같다.
카프리 섬 안을 운행하는 버스
배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푸니쿨라 승차장까지 올라가는데 버스의 좌석도 좁아 불편한데 도로도 좁은 왕복 2차선으로 깎아지른 절벽 길을 능숙하게 달리는 운전기사의 운전 솜씨가 완전 달인수준이다. 전에 왔을 때 가이드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카프리 섬에서 운전하려면 별도의 운전면허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한다.
아우구스투스공원 행 푸니쿨라 승차장
아우구스투스공원을 오르는 푸니쿨라
푸니쿨라 승차장에 내려 푸니쿨라를 타고 카프리 섬을 오른다. 그런데, 소렌토에서 쾌속선을 탈 때부터 계속 60세 정도 돼 보이는 남자가 계속 따라 다니며 배표, 버스표, 푸니쿨라 승차권 등을 사서 현지 가이드에게 건넨다. 현지 가이드에게 넌즈시 물어보니 나폴리를 비롯한 이탈리아 남부지방에서는 현지인이 아니면 각종 입장권이나 승차권을 사기 어려워 오늘 하루 고용한 현지인이라고 한다. 옛부터 마피아가 활개치던 시칠리아 영토였으니 그런 전통이 남아 있는 듯하다.
아우구스투스 공원에 있는 푸니쿨라 하차장
푸니쿨라 승차장에는 벌써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푸니쿨라가 워낙 커 한꺼번에 80명 정도 탈 수 있다고 한다. 이 푸니쿨라는 단선 궤도를 오르지만 중간에 내려오는 푸니쿨라와 만날 때는 복선으로 서로 교차하는데 내려오는 푸니쿨라의 동력으로 올라가는 푸니쿨라를 끌어올린다고 한다.(?) 푸니쿨라를 탄지 5분 정도 지났을까? 금방 움베르토 1세 광장 하차장에 도착한다.
움베르토 1세 광장
푸니쿨라에서 내리면 바로 움베르토 1세 광장. 카프리 타운에 있는 중심 광장으로, 이 섬의 중심부이자 섬 여행의 거점이 되는 곳이며. 시계탑이 있어 만남의 장소로도 이용된다. 광장에 있는 그랑카페(Gran Caffe)에서 느긋하게 로만 카푸치노를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특히 연중 레몬이 생산되어 리몬첼로(Limoncello) 음료의 주산지이며, 향수로도 유명하다. 광장에서는 섬의 절벽과 나폴리만의 푸른 바다를 전망하는 경관이 일품이다.
카페 거리
담장에 핀 부겐베리아
이 광장에서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정원으로 가기 위해 아래로 난 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니 레스토랑과 카페, 유명 브랜드 의류, 시계 등을 파는 상점들이 거리 양쪽에 늘어서 있고 좀 더 내려간 곳엔 부겐베리아 꽃이 담장에 활짝 펴 아름다움을 더 하고 있다.
카프리 바다와 절벽을 배경으로 기념촬영
산책로를 따라 10여 분을 걸어가니 잘 꾸며진 정원이 나타난다. 이곳이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정원인데 원래 고대 로마시대 건축물이 있던 곳으로 19세기에 카프리에서 살았던 독일의 부유한 기업가 프레드리히 알프레드 그룹의 소유였으나, 후에 카프리 타운에 헌납했으며, 타운 측은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를 기리는 정원으로 이름을 새로 지었다고 한다. 이 정원 꼭대기까지 가니 웅장한 카프리 해안 절벽과 솔라로 산의 가파른 모습이 보이는데 관광객들은 이곳저곳 view point를 찾아 깎아지른 듯하면서도 웅장한 해안 절벽과 쪽빛 지중해 바다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느라 바쁘다.
카프리의 별장들
솔라로 산 쪽을 비롯해 바다로 내려가는 카프리 절벽 사이사이에 꿈속에 보는 듯한 별장들이 있는데, 세계의 부호들과 스타들이 잠시 들려서 휴양하는 곳이라고 한다.
황제의 정원을 둘러보고 움베르트 1세 광장으로 가기 위해 Luna 호텔로 앞을 지나는데 로즈마리 향이 내 코를 자극한다. 주위를 둘러보니 호텔로 들어가는 입구 언덕 경사가 완만한 곳에 로즈마리 밭을 조성해 놓았는데 호텔에서 식재료로도 쓰고 관광객들에게 좋은 향기도 선사하며 팔기도 해 일석삼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명품 매장으로 가득찬 Camerelle거리
명품 매장 끝에 있는 카페들
움베르트 1세 광장 쪽으로 발길을 돌려 언덕을 오르다 보니 우측으로 세계 유명브랜드 가죽, 시계, 패션 상품을 파는 상점들이 모두 모여 있는 골목이 보인다. 지도를 보니 이 거리의 이름은 Camerelle거리다. 쇼핑에는 관심이 없지만 와이프가 구경이라도 하자고 해 Camerelle거리로 들어가 보니 워낙 고가의 상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관광객들은 구경만할 뿐 상점 안에 손님은 거의 안 보이고 정장을 차려 입은 점원들만 가게를 지키고 있다. 아마 유럽의 부호들이 카프리를 많이 찾아 이곳을 유명 브랜드 전시장으로 사용하며 부호들을 주 고객으로 하는 것 같다. 거리를 따라 계속 가다보니 길한 편에 차양을 치고 손님들을 기다리는 카페가 이어진다.
움베르트 1세 광장으로 올라와 카페에서 음료수를 주문해 마시며 휴식을 취하다 택시를 타고 항구로 돌아온다. 마리나 그란데 여객선 터미널 입구 좌측 바다엔 카프리 바다를 즐기려는 듯 해수욕을 하거나 바다에 발을 담그고 쉬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우리도 바다에 발을 담그고 멀리 나폴리 항구와 베수비오 화산을 바라본다.
나폴리 행 쾌속선
나폴리로 향하는 쾌속선을 타기 위해 여객선 터미널로 갔는데 배를 타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지 부두 앞 광장으로 승선하는 곳이 바뀌었다. 부두 앞 광장으로 가니 벌써 수많은 관광객들이 배를 타기 위해 긴 줄을 지어 기다리고 있다. 30여 분을 기다려 배에 승선했는데 승객들이 서로 좋은 좌석을 차지하려 난장판이다. 겨우 좌석을 확보해 오늘 카프리 섬 선택 관광을 뒤돌아본다. 선택 관광비용이 1인당 120유로(우리 돈 16만원 정도)로 비싸지만 와이프가 언제 이곳에 또 와 볼까 하는 생각으로 신청했는데 아나 카프리와 푸른 동굴이 빠져 사기 당한 느낌이다. 2006년도 카프리 여행 경험을 볼 때 아나 카프리는 그렇다고 해도 푸른 동굴은 포함됐어야 하고 시간만 잘 활용하면 가능했을 것이다.
멀리서 본 나폴리 항구
나폴리 항구가 가까워진다. 세계 3대 미항이라고 하지만 나폴리 항구는 쓰레기가 둥둥 떠다니고 있어 미항이란 수식어는 이제 없애야 할 것 같다. 항구 부두에는 여러 척의 크루즈 선박들이 정박해 있다.
누오보 성
배에서 내리자 길 건너에 바로 누오보 성이 보인다. 새로지은 성이란 의미의 누오보 성은 1282년 프랑스의 앙주 가문이 프랑스풍의 고딕 양식으로 세운 성으로 15세기 스페인의 아라곤 왕국이 프랑스의 앙주 가문을 물리치고, 이 성을 개축하면서, 오른쪽의 두 탑 사이에 르네상스 양식의 개선문이 추가되었는데 나폴레옹이 이탈리아를 점령했을 때는 나폴레옹의 집무실로 사용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길 건너편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이제 버스를 타고 다시 로마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