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산책] 그리스 알파벳
코로나 변이 '오미크론'은 그리스 알파벳 15번째 글자… 다음 변이는 '파이'예요
입력 : 2021.12.02 03:30 조선일보
그리스 알파벳
▲ 고대 그리스 알파벳이 새겨진 컵. /위키피디아
새로운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이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어요. 우리나라에도 1일 오미크론 확진자가 발생했어요.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날 때마다 고대 그리스 알파벳 순서대로 이름을 붙여요. 처음엔 영문과 숫자가 섞인 이름을 썼는데, 복잡해서 사람들이 부르기 힘들고, 그러다 보니 바이러스가 최초 발견된 지역명으로 부르는 사람이 많았죠. 이것이 해당 지역에 대한 낙인과 차별이라며 지난 6월부터 그리스 알파벳으로 바꾼 거예요.
작년 9월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변이를 '알파'로 부른 것을 시작으로 베타(첫 발견지 남아공), 감마(브라질), 델타(인도), 엡실론(미국), 제타(브라질), 에타(여러 국가), 세타(필리핀), 요타(미국), 카파(인도), 람다(페루)가 나왔어요. 오미크론 이전 가장 최근은 지난 1월 콜롬비아에서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를 열두째 알파벳 '뮤'로 부른 것이었어요.
원래 순서대로라면 이번에 새로 발견된 바이러스는 열셋째 알파벳 '뉴'로 불러야 해요. 하지만 WHO는 '뉴'가 발음상 '새로운(new) 변종'으로 혼동될 수 있다는 이유로 건너뛰었어요. 그런데 열넷째 알파벳 '크시'도 건너뛰고 열다섯째 '오미크론'으로 정했어요. '크시'의 표기(xi)가 중국의 성(姓) 'Xi'와 같아 질병 이름에 사용하기엔 적절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WHO는 밝혔어요. 다음에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가 나오면 열여섯째 알파벳 '파이'가 됩니다.
그리스 알파벳은 현재 시리아 지역인 고대 페니키아 문자에서 유래했어요. 페니키아 문자가 그리스와 로마로 전래되면서 조금씩 바뀌었고, 이후 유럽 전체로 퍼져 많은 국가가 사용하는 알파벳이 됐지요.
그리스 알파벳은 수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어요. 이세돌에게 바둑을 이긴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가 대표적이에요. 또 휴대전화 앱 등이 한 차례 업그레이드된 것을 '베타 버전'이라고 부르고, '처음부터 끝까지'를 뜻하는 '알파에서 오메가까지'라는 관용어에도 쓰여요. 또 파이(π), 세타(θ), 시그마(∑) 등 수학 기호로 쓰이는 것도 많아요.
고대 그리스 수학자 에라토스테네스는 별명이 '베타'였대요. 그는 수학뿐 아니라 천문·지리·역사 등 다방면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고, 지구 둘레를 처음 측정한 학자이기도 해요. 하지만 어떤 분야에서도 최고는 아니었기 때문에 둘째 알파벳인 '베타'로 불린 게 아닐까 추측됩니다.
이광연 한서대 수학과 교수
21세기 영어교육연구회 / ㈜ 파우스트 칼리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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