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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고대국어 갑골문자 원문보기 글쓴이: 하늘아비
羊 양 양
양, 양하다
양 (1) 어떤 모양을 하고 있거나 어떤 행동을 짐짓 취함을 나타내는 말.
(2) ‘의향2’이나 ‘의도2’의 뜻을 나타내는 말.
양하다 (1) 앞말이 뜻하는 행동을 짐짓 취함을 나타내는 말.
(2) 앞말이 뜻하는 모양을 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말.
羊의 갑골문1
羊의 갑골문2
羊의 금문 羊의 전문
羊의 갑골문 자형1은 정면에서 바라본 ‘양’의 모양이며, 갑골문2의 ① 부분은 2개의 目 자를 변형시킨 것입니다.
현재는 갑골문1과 갑골문2가 동일한 글자로 구분되고 있지만, 갑골문1이 가축의 양의 뜻이며, 갑골문2의 目은 相(서리 상)의 축약으로‘서리다(/어떤 기운이 어리어 나타나다)’로 羊이 가지는 ‘양하다, 양’의 뜻을 보조하는 것입니다.
羊毛(양모), 牛羊(우양), 羊皮(양피), 犧牲羊(희생양) 등에서 羊이 ‘양’의 뜻입니다.
羊僧(양승 ; 둔하고 어리석어 선악의 계율을 분별하지 못하여 죄를 범하고도 참회할 줄 모르는 승려를 벙어리 양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에서 羊은 ‘양양(/어린아이가 우는 소리를 내며 자꾸 보채는 모양/[북한어]가늘고 높게 내는 소리)’에 따른 말입니다. 羊僧을 啞羊僧(아양승)이라고도 하는데, 여기서의 啞(벙어리 아)는 직유의 대상으로 ‘벙어리처럼 양양대는 중’의 뜻이 됩니다. 배달말의 관용표현 ‘비 맞은 중처럼 구시렁거리다’에서 그 원형(原形)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羊膜(양막 ; 포유류의 태아를 둘러싼 반투명의 얇은 막), 羊水(양수 ; 양막 안의 액체. 태아를 보호하며 출산할 때는 흘러나와 분만을 쉽게 한다)의 경우는 해부학 용어로서 그리스어의 ‘양’에서 유래된 ‘amnion’을 한자어로 재번역한 것입니다.
姜 성씨 강 羌 오랑캐 강
양치기, 강
姜·羌의 갑골문1
姜·羌의 갑골문2
姜·羌의 갑골문3
姜의 금문 姜의 전문
羌의 금문 羌의 전문 羌의 고문
姜·羌의 갑골문1 자형은 羊과 人의 합자이며, ‘강족(羌族)’을 의미하는데, 예로부터 강족은 고산지대에서 양의 방목을 주로 하였던 것을 나타냅니다. 자형2의 ①은 氏자이며, ②는 姓(성씨 성)의 축약인 女자입니다. ③부분은 系(맬 계)자로, 여기서는 ‘매다(/가축을 기르다)’의 뜻이며, ④부분은 辰 자로 여기서는 ‘바지(/[옛말] 기술을 가진 사람)’의 뜻입니다. 모두 강족(羌族)이 양의 목축을 주로 한 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羌의 고문 자형은 羊과 4개의 山의 합자인데, 강족이 살던 곳의 지형을 나타냅니다. 여기서의 ‘양’은 ‘염소’를 말합니다. 현재도 강원 지역에서는 염소를 ‘양’이라고도 합니다.
현재는 姜은 ‘강씨’를 의미하며, 羌은 ‘종족이름’으로 분화되어 쓰입니다.
氏는 부계(父系)를 의미하며, 姓은 ‘모계(母系)를 의미하다가 후대에는 구분이 명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 일반론이긴 하지만, 모계중심의 사회나 일처다부제의 사회라는 것을 변화하는 풍습의 일반적인 한 형태로 보기는 어려우며, 氏는 보다 직접적인 혈연관계를 의미하며, 姓은 보다 포괄적인 같은 성(姓)의 사람 제반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아야 하겠습니다. 만약 일반적인 한 형태였다면, 그 풍습의 변화와 함께 모계를 나타내는 姓의 개념은 사라졌을 것입니다.
우리말에서 氏는 家와 같은 의미로 쓰입니다. ‘전주 이씨’는 ‘전주이씨 집안’의 개념입니다. 각기 다른 본의 이(李)씨는 모두 姓으로 포괄됩니다. 姓은 한 개인이나 같은 집안의 사람을 직접 지칭할 때는 쓰이지 못합니다.
洋 큰바다 양
양양하다, 먼바다
(1)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상태이다.
(2) 물결이 출렁거리는 상태이다.
洋의 갑골문
洋의 전문
洋의 갑골문의 갑골문은 아래위로 겹쳐진 羊과 그 좌우에 水가 표기되어 있는 모양이며, 전문은 水와 羊의 합자입니다.
현재 국어 표기에서 ‘양양(漾漾)하다’는 한자 漾(출렁거릴 양) 자를 쓰고 있지만, 배달말 본연의 어감에 ‘양양’은 일렁거리고 출렁거리는 어기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海(바다 해)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큰 바다’의 훈(訓)은 임의적인 구분에 지나지 않으며, 실제로는 ‘바다의 모습’에 대한 형용입니다. 갑골문 (1), (3)번 자형에서는 2개의 羊은 ‘양양’의 의태어(擬態語)를 나타냅니다. 이 ‘양양’으로부터 ‘먼바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海洋(해양), 東西洋(동서양), 太平洋(태평양), 大西洋(대서양) 등에서 洋이 ‘먼바다’의 뜻이며, 洋洋大海(양양대해)에서 洋이‘양양하다’의 뜻입니다.
聲名 洋溢乎中國. 『中庸』
명예의 펴짐이 중국에 양양하고 일일하다.
상기 중용의 洋은 일반적으로 ‘넘치다’의 뜻으로 새기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물결이 넘칠 듯한 모양의 의태어로 ‘양양’의 뜻으로 쓰인 것입니다.
洋夷勒和, 外寇滋熾, 皇駕至於北狩, 天下不可謂不亂矣. 『哲宗實錄 12年 3月 27日』
양이(洋夷)와 굴레 잡혀 화친하고, 외구(外寇)가 점점 치성(熾盛)하여, 황가(皇駕)가 북수(北狩)에까지 이르게 되었으니, 천하가 어지럽지 않다고 하지 못합니다.
상기 문장의 ‘洋夷’는 ‘서양 오랑캐’로 洋이 ‘서양(西洋)’의 뜻을 나타내는데, 배달말의 관용표현 ‘물 건너오다’에서 洋이 ‘외국’의 상징물로 쓰인 원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洋襪(양말), 洋鐵(양철), 洋銀(양은), 洋服(양복) 등에서의 洋도 ‘서양’의 뜻입니다.
羕 내길 양
긴 모양 ; 알랑알랑, 얄랑얄랑
羕의 금문 羕의 전문
羕의 금문 및 전문은 羊과 永(길 영)의 합자이며, 羊이 ‘양’의 뜻을 나타내어, ‘긴 모양’의 뜻을 나타냅니다.
漾 출렁거릴 양
길게 양양대는 물, 출렁거리다
漾의 전문
漾의 전문 자형은 洋과 永의 합자이며, 洋의 ‘양양하다’에 永을 덧붙여, ‘길게 양양대는 물’에서 ‘출렁거리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金剛山: 雪立亭亭千萬峰, 海雲開出玉芙蓉. 神光蕩漾滄溟近, 淑氣蜿蜒造化鍾. 『태조실록 6년 3월 8일』
금강산(金剛山); 눈에 서 있는 정정한 천만(千萬) 봉우리, 바다의 구름 열어 나오니 옥(玉) 연꽃이라, 신령한 빛 끓어 출렁이며, 창명(滄溟)에 가깝네, 맑은 기운 구물 꿈틀 조화(造化)에 모이네.
상기 시 구절의 漾이 ‘출렁거리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어떤 경우 이 漾을 ‘넘실대다’라고도 풀이하지만, ‘넘실대다’에는 葻(풀바람에흔들릴 람)이 쓰이며, ‘일렁이다’에는 溢(넘칠 일)이 쓰입니다.
樣 모양 양/상수리나무 상
모양
樣의 전문
樣의 전문 자형은 구조물을 뜻하는 木과 羕의 합자이며, 羕은 永(길 영)과 羊의 합자로, 永은 들고나고 길게 이어지는 물결을 의미하며, 羊이 상태나 태도를 뜻하는 ‘양(/어떤 모양을 하고 있거나 어떤 행동을 짐짓 취함을 나타내는 말)’의 소릿값을 나타내어, ‘모양새’의 뜻을 나타냅니다.
樣은 또 橡(상수리나무 상)으로 훈독(訓讀)되기도 하는데, 象(코끼리 상)은 여기서는 ‘꼴, 꼬라지’의 뜻으로 樣의 ‘모양새’와 통하기 때문입니다.
模樣(모양), 樣式(양식), 樣相(양상), 多樣(다양), 各樣各色(각양각색) 등에서 樣이 ‘모양’의 뜻입니다.
岷水眼樣明. 「楊萬里」
민수(岷水)는 눈인 양 밝다.
상기 양만리(楊萬里)의 시 구절에 사용된 樣은 ‘마치 ~처럼’의 뜻을 나타냅니다. 바로 배달말의 ‘양’의 뜻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翔 돌아날 상
양양한 날갯짓, 빙빙, 붕붕
翔의 전문
翔의 전문 자형은 羊과 羽(깃 우)의 합자이며, 羊이 洋의 ‘양양하다’를 나타내며, 양양한 날갯짓에서 ‘빙빙(/약간 넓은 일정한 범위를 자꾸 도는 모양/이리저리 자꾸 돌아다니는 모양), 붕붕(/벌 같은 큰 곤충 따위가 날 때 잇따라 나는 소리)’ 등의 뜻을 나타냅니다.
飛翔(비상 ; 공중을 날아다님), 雲翔(운상 ; 줄달음치는 구름처럼 여기저기서 일어남), 翔集(상집 ; 날아와 모임) 등에서 翔이 ‘빙빙’의 뜻입니다.
翔貴(상귀 ; 물건 값이 뛰어오름)에서 翔은 ‘붕(/공중에 들리는 모양. 또는 그 느낌)’으로 ‘갑자기 붕’의 어감입니다. 이 ‘翔貴’는 騰貴(등귀)와 같은 뜻으로 풀이되지만, 騰貴(등귀)는 ‘솟구치듯 귀해지다’의 뜻입니다.
色斯擧矣 翔而後集. 『論語』
기색(氣色)에 곧 떴다가는 빙빙거리다가 나중에 모인다.
상기 논어의 翔을 기존에서는 ‘돌아날다, 빙 돌며 날다(/선회)’ 등으로 풀이합니다. 하지만 앞의 擧(들 거)에서 이미 ‘들다, 뜨다’의 뜻이 있으며, 문맥상 앉아 있던 새가 날아오른[擧] 후에 ‘빙빙거리다(/약간 넓은 일정한 범위를 자꾸 돌다)’가 후에 모인다는 것으로 여기서의 빙빙거림은 문두의 色, 즉 氣色을 살피기 위한 행위인 것입니다.
室中不翔 並坐不橫肱. 『禮記』
방 안에서는 빙빙거리지 않으며, 나란히 앉음에 팔뚝을 옆으로 벌리지 않는다.
상기 예기의 翔을 기존에서는 ‘달리다, 뛰어가다’로 풀이하지만, 실제의 뜻은 ‘빙빙거리다(/이리저리 자꾸 돌아다니다)’로 여기서는 ‘기웃거리다’의 뜻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鳳凰翔於庭. 『淮南子』
봉황이 뜰에서 빙빙거리다.
상기 문장의 翔을 기존에서는 ‘머무르다, 앉다’의 뜻으로 풀이하고 있지만, 끼워 맞춘 풀이, 즉 주희(朱熹)식 풀이에 지나지 않으며, 실제로는 ‘빙빙거리다(/이리저리 자꾸 돌아다니다)’의 뜻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蛘 옴벌레 양
벌레 기는 양, 근질근질, 꿈틀꿈틀
蛘의 전문
蛘의 전문 자형은 虫과 羊의 합자이며, 羊이 ‘양양대다’로 쓰여, 벌레가 움직이는 모양의 의태어인 ‘근질근질, 꿈틀꿈틀’ 등의 뜻을 나타냅니다.
痒 가려울 양
근질근질한 병, 가렵다
痒의 전문
痒의 전문 자형은 疒(병질 녁)과 羊의 합자이며, 羊은 蛘의 축약으로 ‘근질근질’의 뜻이며, 근지러운 병[疒]에서 ‘가렵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搔痒(소양 ; 가려운 데를 긁음), 耳痒(이양 ; 귓속이 가려운 증상), 痒痛(양통 ; 가려움과 아픔을 아울러 이르는 말) 등에서 痒이 ‘가렵다’의 뜻입니다.
恙 근심할 양
양양거리는 마음, 가려운 심리상태, 잔걱정
恙의 전문
恙의 전문 자형은 羊과 心의 합자이며, 羊이 ‘양양대다(/어린아이가 우는 소리를 내며 자꾸 보채다)’로 쓰여, 양양대는 마음이라는 것에서 ‘잔걱정’의 뜻을 나타냅니다. 羊을 痒의 축약으로 보아도 마찬가지입니다.
無恙(무양 ; 몸에 병이나 탈이 없다), 小恙(소양 ; 대수롭지 아니한 작은 병) 등에서 恙이 ‘잔걱정’의 뜻입니다. 身恙(신양)은 사전적으로는 ‘몸에 생긴 병’이라고 하여, 身病(신병)과 같은 뜻으로 풀이되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몸에 있는 잔걱정’의 뜻으로 恙이 비유적으로 쓰였습니다.
微恙(미양 ; 가벼운 병)이 겸사(謙辭)로 ‘말하는 이가 자기의 병을 낮추어 이르는 말’로도 쓰이는데, 이는 恙이 ‘마음의 양[상태]’의 뜻입니다.
養 기를 양
치는 양, 기르다, 키우다
養의 갑골문
養의 금문 養의 전문
養의 갑골문과 금문은 羊과 攴(칠의 합자이며, 전문은 羊과 食의 합자입니다. 攴은 배달말의 ‘치다(/가축이나 가금 따위를 기르다)’를 의미합니다. 여기서의 羊은 구분자로 ‘양(/어떤 모양을 하고 있거나 어떤 행동을 짐짓 취함을 나타내는 말)’의 뜻입니다. ‘치는 양’으로 배달말의 ‘치다’가 가지는 다양한 뜻 중에서 ‘키우다, 기르다’임을 지정합니다.
養成(양성), 養育(양육), 扶養(부양), 敎養(교양), 營養(영양) 등에서 養이 ‘키우다, 기르다’의 뜻입니다.
庠 학교 상
기르는 집, 키우는 집, ※학교
庠의 전문
庠의 전문 자형은 广과 養의 축약인 羊의 합자이며, ‘기르는/키우는 집’에서 ‘학교’의 뜻을 나타냅니다.
夏曰校 殷曰序 周曰庠. 『孟子』
하나라에서는 교(校)라고 하고, 은나라에서는 서(序)라고 하며, 주나라에서는 상(庠)이라고 한다.
상기 문장에서 庠이 ‘학교’의 뜻입니다. 학교에 해당하는 순우리말이 없는데, 庠이 어떤 소릿값을 나타낸 것인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庠의 羊이 ‘기르다, 키우다’인 것에 따르는 별도의 낱말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합니다.
또 다르게는 學(배울 학), 敎(가르칠 교)에 공동으로 보이는 爻(육효 효)는 文(글월 문)과 마찬가지로 ‘무늬’를 나타낸 것인데, 그렇다면 庠의 羊도 ‘모양’을 의미한다고 보아야겠습니다. 여기서의 ‘무늬’와 ‘모양’은 ‘문자’의 뜻입니다.
祥 상서로울 상
서리는 양, 상스럽다
祥의 갑골문
祥의 전문
祥의 갑골문은 羊 자와 통용되었으며, 전문 자형은 示와 羊의 합자입니다.
갑골문 자형의 ①은 目이며, ②는 目을 나란히 이어붙인 모양으로 相의 축약으로 ‘서리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전문 자형의 示은 神의 축약으로 ‘신비(神秘)롭다, 신령(神靈)스럽다’의 뜻이며, 羊으로 ‘양하다’로 ‘서려있는 양(/어떤 모양을 하고 있음)’으로 ‘상스럽다(/[북한어] 즐겁고 좋은 데가 있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祥瑞(상서 ; 복되고 길한 일이 일어날 조짐), 吉祥(길상 ; 운수가 좋을 조짐), 發祥地(발상지 ; 역사적으로 큰 가치가 있는 어떤 일이나 사물이 처음 나타난 곳) 등에서 祥이 ‘조짐’의 뜻으로 새겨지고 있는데, 배달말에서 ‘상스럽다’가 본래는 ‘분명한 조짐’이라는 어기를 동시에 품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합니다.
兵者,不祥之器,非君子之器. 『老子』
병기(兵器)라는 것은 상스럽지 않은 기물로 군자(君子)의 도구가 아니다.
妖孽自外來 謂之祥. 『漢書』
요얼(妖孼)이 외래로부터 오면 상(祥)이라고 이른다.
상기 두 예문에서 노자(老子)의 祥은 ‘상서(祥瑞)’의 뜻이며, 한서(漢書)의 祥은 ‘재앙(災殃)’의 뜻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祥의 갑골문은 羊과 相의 합자로 ‘서려 있는 양’으로 반대되는 두 가지 뜻을 다 나타낼 수 있는 것입니다.
국어에서도 ‘상스럽다’는 본래는 ‘조짐이 분명한 상태’의 의미에서 ‘즐겁고 좋은 데가 있다’로 전용(轉用)된 것으로 추정합니다.
是何祥也 吉凶焉在. 『左氏傳』
이것은 어떤 상(祥)인가? 길흉(吉凶)이 어떻게 있겠는가?
상기 좌씨전(左氏傳)에서의 祥은 상서나 재앙의 의미도 아니라 ‘징조나 조짐’의 의미로 쓰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相과 祥은 소릿값이 [상]으로 같은데, 觀相(관상)이나 人相(인상)에서의 相은 ‘서리다(/어떤 기운이 어리어 나타나다)’로 ‘느낌’의 뜻이며, 祥은 ‘끼다(/안개나 연기 따위가 퍼져서 서리다)’로 ‘상스럽다(/기운/분위기)’의 뜻입니다.
詳 자세할 상/속일 양
속속들이, 속이다[-양하다]
詳의 전문
詳의 전문 자형은 言과 羊의 합자이며, 言은 구분자로 [말하다]에서, ‘심리적인 상태가 겉으로 드러나 있음’을 의미하며, 羊은 배달말의 ‘양(/의향이나 의도의 뜻을 나타내는 말)’의 뜻이며, ‘양’이 겉으로 드러나다[言]에서 ‘속속들이’의 뜻을 나타내며, 또 羊이 ‘양(/어떤 행동을 짐짓 취함을 나타내는 말)’의 뜻으로 쓰여, ‘속이다[-인 양하다]’의 뜻도 나타냅니다.
詳細(상세), 未詳(미상), 詳述(상술) 등에서 詳이 ‘속속들이’의 뜻입니다.
其詳不可得聞也. 『孟子』
그 속속들이는 들을 수가 없는 것이야.
상기 문장의 詳이 ‘속속들이’의 뜻으로 사용되었습니다. ‘不可’의 앞에 위치한 ‘詳’은 문장 구조상 부사이며, 배달말의 ‘속속들이’ 역시 ‘부사’입니다.
公子光 詳爲足疾.
공자(公子) 광(光)이 발에 병이 있는 양하다.
상기 문장의 詳은 ‘양하다’의 뜻으로 사용되었습니다.
美 아름다울 미
아름한 양, 아름답다, 좋다
美의 갑골문
美의 금문 美의 전문
美의 갑골문은 大[①]의 위에 羊의 뿔을 두 개[②] 겹쳐 놓은 모양인데, 두 개의 뿔 자체에 의미를 가진 것은 아니며 동물 羊에 대한 구분 표시이기도 하며, 의존명사 ‘양(/어떤 모양을 하고 있거나 어떤 행동을 짐짓 취함을 나타내는 말)’으로 상태의 어기를 나타내고자 한 것입니다. 大는 ‘아름(/두 팔을 둥글게 모아서 만든 둘레)’의 소릿값을 나타내어 ‘아름한 양’에서 ‘아름답다’의 뜻과 함께 ‘좋다’의 뜻으로도 파생됩니다.
美人(미인), 美術(미술), 美德(미덕), 美醜(미추) 등에서 美가 ‘아름답다’의 뜻입니다.
其田美而多 則可以更休 而地力得完. 『蘇軾』
그 밭이 좋고 많으면 번갈아 휴작할 수 있고 지력(地力)의 완전함을 얻을 수 있다.
상기 문장의 美는 ‘좋다’의 뜻입니다. 美風(미풍)은 ‘아름다운 풍속/좋은 풍속’으로 풀이될 수 있습니다.
膾炙與羊棗孰美. 『孟子』
회자(膾炙)와 양조(羊棗) 중 어느 것이 좋은가?
상기 문장의 美는 일반적으로 ‘맛나다’로 풀이하지만, 이는 美의 음이 味(맛 미)와 같기 때문에 오역된 것이며, 실제의 뜻은 ‘좋다’입니다.
媄 아름다울 미
아름다운 맵시, 곱다
媄의 전문
媄의 전문 자형은 姿(모양 자)의 축약인 女와, 美의 합자이며, 美의 ‘아름답다, 좋다’가 女와 더하여, ‘아름답고 좋은 맵시’라는 것에서 ‘곱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설문(說文)에는 ‘色好也[색이 좋은 것이다]’라고 되어 있는데, 바로 ‘곱다’에 대한 풀이입니다.
羹 국 갱
잘잘 끓이다, 국
羹의 금문 羹의 전문
羹의 금문 자형은 羔(검은양 고)의 아래에 美가 놓여 있으며, 좌우로 물결 모양의 테두리[① ; 물이 끓고 있음의 표시]가 안쪽을 향하고 있는 모양의 합자이며, 전문 자형은 羔가 상하로 겹쳐 있는 모양입니다.
羔의 갑골문 羔의 금문 羔의 전문
羔는 羊과 火의 합자로 火과 煤(그을음 매), 黑(검을 흑)의 축약으로 ‘검다’의 뜻을 나타내지만, 여기서는 ‘끓는 양’으로 ‘잘잘(/액체 따위가 높은 열로 끓는 모양)’의 소릿값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국이 끓을 때 내는 소리로 ‘국’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입니다.
羹湯(갱탕 ; 국), 羹粥(갱죽 ; 시래기 따위의 채소류를 넣고 멀겋게 끓인 죽), 豆羹(두갱 ; 콩국) 등에서 羹이 ‘끓이다, 국’의 뜻입니다.
羊鬲 삶을 상
보글보글, 볶다
羊鬲의 갑골문
羊鬲의 전문
羊鬲의 갑골문 및 전문 자형은 羊과 鬲의 합자입니다. 羊이 물이 끓는 소리의 의성어 ‘양양’을 나타내며, 鬲의 [력]으로 구분하여, ‘보글보글, 볶다’의 소릿값을 나타내는 글자입니다.
羞 부끄러울 수
꽉 잡은 양, 움키다, 움츠리다, 앙구다, 받치다
羞의 갑골문
羞의 금문 羞의 전문
羞의 갑골문과 금문 자형은 羊과 又의 합자이며, 전문 자형은 羊과 丑의 합자입니다.
丑의 갑골문 丑의 금문 丑의 전문
丑의 갑골문, 금문은 손가락 끝마디에 힘이 들어가 있는 모양이며, 전문 자형은 又 자의 가운데를 세로로 가로지르는 선이 덧붙여진 모양으로, 이는 배달말의 ‘움키다, 앙구다(/[북한어] 힘을 모아 자세를 바로 가지거나 마음을 바로 먹다)’ 등을 의미합니다.
또 丑은 又의 변형으로 ‘힘이 들어간 손’과 羊이 더하여, 존칭어 ‘받치다[≒받들다]’의 뜻도 나타냅니다.
羞恥(수치), 羞容(수용), 羞愧(수괴), 羞態(수태) 등에서 羞는 ‘움키다’에서 ‘움츠리다(/겁을 먹거나 위압감 때문에 몹시 기가 꺾이거나 풀이 죽다)’로 쓰였습니다. 羞惡之心(수오지심 ; 옳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착하지 못함을 미워하는 마음), 羞花閉月(수화폐월 ; 꽃도 부끄러워하고 달도 숨는다는 뜻으로, 여인의 얼굴과 맵시가 매우 아름다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에서도 羞가 ‘움츠러들다’의 뜻입니다.
珍羞盛饌(진수성찬)에서 ‘珍羞’를 사전적 정의에서 ‘진귀하고 맛이 좋은 음식’으로 새기고 있지만, 아예 잘못된 개념입니다. 羞자에 ‘음식물’의 의미가 부여될만한 요소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珍(보배 진)은 갈고 다듬고 장식한 상태를 말하며, 羞는 ‘앙구다(/곁들이다/주된 음식에 다른 음식을 서로 어울리게 내어놓다)’로 ‘진귀하게 앙구다’가 됩니다.
薦羞(천수)는 기존의 정의에서 ‘제물(祭物)’이나 ‘제사에 쓰이는 음식물’로 새기지만, 실제는 ‘드리고 앙구다’로 제사에 쓰이는 물품들에 대한 간접적인 표현입니다.
八月白露 八月節 秋分八月中 鴻雁來 玄鳥歸 群鳥養羞 雷始收聲 蟄蟲壞戶 水始涸, 『高麗史』
팔월백로 팔월의 절기이며, 추분은 팔월의 한 가운데이다. 기러기가 오고 제비는 돌아가며, 모든 새들이 보양하여 앙군다. 우레는 비로소 소리를 거둔다. 겨울잠 자는 벌레는 출입구를 무너뜨리며 물은 마르기 시작한다.
상기 문장의 羞는 배달말의 ‘앙구다(/한 곳에 버무리어 쟁이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기존의 풀이에서는 羞를 ‘음식물, 새의 모이’ 등으로 풀이하지만, 이는 오류입니다. ‘養羞’는 가을로 접어들었을 때, 새들이 겨울을 나기 위하여 보양하며, 모이를 비축함[≒앙굼]을 의미합니다.
不恒其德 或承之羞. 『周易』
그 덕이 항구하지 않으면 때로 웅그러짐(/부끄러움)을 받게 될 지다.
상기 문장의 羞를 기존의 풀이에서는 ‘부끄러움, 수치(羞恥)’로 새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의 뜻은 ‘웅그러지다(/[북한어]몸이 우그러져 작아지다)’로, 부끄러운 상태를 비유적으로 표현합니다.
天子以雛嘗黍 羞以含桃 先薦寢廟. 『禮記』
천자는 병아리 요리와 기장을 맛보시도록 앵두와 함께 앙구어서 먼저 침묘(薦寢)에 드린다.
상기 문장의 羞는 존칭어로 ‘앙구다’의 뜻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이는 羞의 자형이 특별한 모양의 손과 그 손이 만들어 내는 동작이라는 것으로 배달말 ‘앙구다’와 같은 간접적 표현을 이용한 존칭 표현을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 쪽에서 먼저 하십시오’에서 ‘쪽’은 방향을 나타내는 말이지만, 상대방을 직접 표현하지 않음으로써 존칭의 어기를 담아냅니다. ‘음식을 먹다’라는 직접적인 표현이 아니라, ‘음식을 들다’라는 간접적인 표현으로 존칭의 어기를 담아내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표현은 배달말에서만 존재하는 독특한 방식입니다.
羞와 유사한 존칭 개념으로는 進(나아갈 진), 侑(권할 유), 獻(드릴 헌) 등이 있는데, 進은 隹(새 추)가 ‘새(/일부 명사나 용언의 명사형 뒤에 붙어, 그러한 모양이나 태도의 뜻을 더하여 명사를 만드는 말)’로 ‘움직이는[辶] 모양새’로 ‘올리다’의 어감을 나타내며, 侑에서 有는 ‘들다’로, ‘먹다’의 높임말 ‘드시다’로 사용된 것이며, 獻은 전문가를 뜻하는 ‘(/갖)바치’에서 ‘바치다’의 존칭을 나타냅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