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는 다른 어류보다 단백질 함량이 월등히 높은 여름철 대표적인 보양식이다. 농어에는 칼슘, 비타민, 인, 철분이 풍부해 허약한 아이나 산모의 원기회복에 좋다. 또한 비타민 A와 D가 풍부하고, 각종 필수아미노산이 많이 함유돼 있어 뇌기능 강화와 기억력 회복, 치매 예방에 좋다.
경남 통영에서는 농어를 '농에', 부산에서는 '깡다구', 전남에서는 '깔대기' '껄떡', 울릉도에서는 '연어병치' '독도돔'이라 부른다. 30㎝ 안팎의 작은 농어는 부산에서 '까지매기', 완도에서는 '절떡이'라 부르며, 몸통에 검은 점이 많고 작은 것은 전남 순천, 장흥에서 '깔따구', '껄떡이'라 부른다.
농어는 바닷물고기로 어릴 때에는 담수를 좋아해 연안이나 강 하구까지 거슬러 올라갔다가 다시 깊은 바다로 이동한다. 봄부터 여름까지는 먹이를 먹기 위해 연안으로 이동하고 겨울철에는 알을 낳고 겨울을 나기 위해 수심이 깊은 곳으로 이동한다. 6월에서 8월까지 서해로 농어가 많이 북상하는데 이때 많이 잡힌다.
농어는 흰살 생선으로, 겨울철 산란 후 먹이활동이 왕성해지는데 봄부터 살이 차오르면서 여름철에 맛과 영양이 가장 우수하다.
농어 요리의 하이라이트는 농어회와 껍질숙회, 농어살 스테이크, 농어 맑은탕이다.
농어회는 육질이 아주 쫄깃하다.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농어 껍질숙회도 별미다. 회를 뜨고 남은 뼈를 은근한 불에 푹 끓인 농어뼈탕은 곰국보다 감칠맛이 더 진하다.
농어 맑은탕은 다시마 국물에 농어살과 배추, 두부 등을 넣어 함께 끓여 만든다. 농어 고유의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후추 같은 향신료, 향이 강한 쑥갓, 깻잎 같은 야채는 넣지 않은 게 좋다.
농어구이와 찜은 꾸덕하게 말린 반건조된 농어를 이용하면 맛이 담백하고 고소하며 깔끔하다. 농어찜을 만들 때는 채소를 함께 넣는 게 좋다.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한 농어에는 철분 흡수를 돕는 비타민 C가 함유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산지에서 직접 배달되는 반건조 농어는 아주 깨끗하게 잘 말려져 잡냄새와 비린내가 거의 없다. 반건조된 농어를 노릇노릇하게 구우면 고소하면서도 퍽퍽하지 않아 생선을 싫어하는 아이들도 좋아한다.
여름철 원기 회복과 건강 증진에 좋은 농어 요리로 가족들의 건강을 지켜보자. 국립수산과학원 김영혜 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