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갓집 시골 이웃집엔 다운증후군으로 고생하던 언니가 있었다. 서로의 집에 놀러가 놀곤 했는데 유치원을 졸업하고 여수로 전학을 간뒤로 볼 수 없었지만 언니는 매일 외갓집 가로등 불을 켜며 내 소식을 묻곤 했단다.
몇년 후에 봉사활동을 위해 시설을 방문 했을 때 언니는 시력이 떨어져 안경을 쓰고 시설의 기본적인 허드렛 일을 하며 잘 지내고 있었다.
시설에 사는 언니를 위해 최선을 다해 봉사활동을 했었고 나중에 자라면 시설에 있는 장애우들에게 시계 선물을 해주고 싶단 뜻을 밝혔었다. 이유는 내가 찼던 사촌언니가 첫 취업으로 받은 월급으로 사준 파란 지오다노 시계를 굉장히 부러워했기 때문이었다.
가족의 따뜻함과 사랑을 받지 못하지만 봉사하러 온 착한 사람들의 배려와 지원을 받으며 사는 것도 난 복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난 선행을 자신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이용하는 말같은 사람을 겪고 나서부턴 봉사활동을 안하고 싶어졌다.
학교에서 보내줘 다녀온 음성 꽃동네에서의 봉사활동 이야기를 마치 그런데에 다녀와 안 좋은 걸 보고오는 거라며 고생하는 사람을 산전수전 다겪은 사람 자체를 낮추어 비아냥거리는 심보가 너무 괘씸했다.
하늘의 뜻으로 태어난 존귀한 존재를 안 좋은 사람, 어두운 사람, 심지어 겪지 않아도 될 사람이라고 부정하는 그 사람에게 인성점수 스트라이크도 없는 쓰리아웃을 느낌.
여자가 속물적이다 낮춰 말하는데, 신체 멀쩡한 남자가 더 속물적이었고 뒷담화가 심했다. 아마 결혼을 했다면 그의 부인은 허드렛일이나 뒷바라지 해야하는 고생을 심하게 하고 있을거란 생각이든다.
본인도 나약해지고 병에 걸리게 되거든 아프고 장애를 가진 사람들보다 훨씬 더 힘든 대우를 받길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