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애욕품(愛欲品)[32장]
애욕품이란 세상 사람은 천한 음행과 은애(恩愛) 때문에 재해(災害)가 많이 생긴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1)
마음을 함부로 음행(行)에 놓아 두면
애욕은 그 가지를 더욱 뻗쳐서
사방으로 퍼져 왕성해지는 것이
과일을 탐내 날뛰는 원숭이와 같으리라.
(2)
애욕으로 인한 괴로움을 행하고
세상 일을 탐내어 집착하면
걱정과 근심이 밤낮으로 자라서
마치 넝쿨풀이 넝쿨을 뻗는 것 같으리라.
(3)
사람들은 은혜와 사랑에 미혹되어
능히 정욕(情欲)을 버리지 못한다.
그리하려 근심과 애정이 많아져
가득히 흘러 넘쳐 못[池]을 이룬다.
(4)
대개 근심하고 슬퍼하는 일
세상에 괴로움 하나만이 아니다.
오직 애욕을 인연하여 있는 것이니
애욕을 여의면 근심도 없어지리.
(5)
근심을 버리면 마음 편하나니
애욕이 없는데 어찌 세상 있으랴.
근심하거나 집착해 구하지 말고
애착하지 않으면 편안함 얻으리라.
(6)
근심을 가지고 죽을 때에
친한 권속들 많이 있다 해도
근심의 긴 여정을 건너야 하리니
애욕의 괴로움이 항상 위험에 빠지게 한다.
(7)
도를 위해 수행하는 사람은
언제나 애욕과 함께해선 안 되니
먼저 애욕의 뿌리를 끊고
다시는 뿌리를 심는 일 없되
마치 갈대를 베는 것처럼 하여
마음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하라.
(8)
나무 뿌리가 깊고 단단하면
나무를 베어내 다시 나는 것처럼
애욕의 생각을 완전히 없애지 못하면
이내 다시 괴로움을 받으리라.
(9)
마치 저 원숭이가 숲을 떠났다가
다시 숲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세상 사람들도 그와 같아서
지옥에서 나왔다가도 다시 들어간다네.
(10)
탐욕의 생각은 늘 물처럼 흐르고
익힌 습관과 교만한 마음과
생각은 또 음욕에 빠져들어
제 자신을 덮으므로 보지 못한다.
(11)
온갖 잡생각 흘러 번지고
애욕의 얽힘 칡이나 등넝쿨 같아서
오직 지혜로 분별해 보아야
의근(意根)의 근원을 끊을 수 있다네.
(12)
대개 애욕의 촉촉한 번짐을 따라
생각은 더욱 더 뻗어만 간다.
애욕은 깊고 깊어 끝이 없나니
그 때문에 늙음과 죽음도 불어만 간다.
(13)
생겨나는 가지는 끊이질 않는데
다만 음식만 탐하여 먹고
원한을 길러 무덤만 늘이며
어리석은 사람은 항상 허덕인다네.
(14)
아무리 감옥에 자물쇠를 채워도
지혜로운 사람은 튼튼하다 하지 않네.
어리석은 사람은 아내와 자식을 보고
애욕에 빠져 튼튼하다 말하네.
(15)
애욕이란 단단하고 깊숙한 감옥으로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지혜로운 사람은 말하네.
그러므로 그것을 끊어 버려야 하나니
애욕을 멀리해야 편안해지리.
(16)
색(色)을 보고 마음이 미혹되어
무상(無常)함을 관찰하려 하지 않으며
어리석은 사람은 아름답고 좋다 생각하나니
그것이 진실 아님을 어찌 알겠는가.
(17)
음행의 즐거움으로 제 자신을 감싸는 것
마치 누에가 고치를 만드는 것 같네.
지혜로운 사람은 그것을 끊어 버리고
눈길조차 주지 않아 온갖 괴로움 없어진다.
(18)
마음으로 방일한 생각하는 사람은
음행을 보고 깨끗하다 생각해
은애(恩愛)의 생각만 늘어가나니
이를 좇아 감옥 만든다.
(19)
그걸 깨달아 음욕을 없애려는 사람은
애욕은 항상 더러운 것이라 생각하나니
그리하여 삿된 감옥을 벗어나
늙음과 죽음의 근심을 끊느니라.
(20)
탐욕의 그물로 자신을 덮어씌우고
애정의 덮개로 제 몸을 덮으며
스스로 방일하여 감옥에 얽매임이
마치 고기가 통발로 들어가는 것 같다.
(21)
늙음과 죽음이 엿보는 것
송아지가 어미젖을 찾는 것 같다.
욕심을 여의고 애정의 자취 없애면
그물을 벗어나 얽매임 없으리라.
(22)
도에 힘써 감옥의 결박을 끊고
이것저것 모두 다 풀어버리며
치우친 행에서 이미 벗어난 사람
그런 사람을 지혜 있는 장부라 하네.
(23)
법을 멀리하는 사람과 친하지 말고
또한 애욕에 물들지도 말라.
3세(三世)를 끊지 못한 사람은
반드시 치우친 행[邊行]에 떨어지리라.
(24)
만일 일체법(一切法)을 깨달아
모든 법에 집착하지 않으면
일체 애욕의 마음이 풀리리니
그는 거룩한 뜻을 통달한 사람이다.
(25)
온갖 보시 가운데 경전 보시가 제일이고
온갖 맛 가운데 도의 맛이 으뜸이다.
온갖 즐거움 중에 법락(法樂)이 제일이니
애욕이 다하면 온갖 괴로움 사라지리.
(26)
어리석은 사람은 탐욕으로 제 몸을 묶고
저 언덕으로 건너가기를 구하지 않네.
탐욕이란 망하는 법이기 때문에
남도 해치고 제 자신도 해친다.
(27)
애욕의 마음을 밭으로 삼고
음욕, 성냄, 어리석음을 종자로 삼네.
그러므로 세상을 건진 이에게 보시하면
얻는 복덕이 한량없이 많으리라.
(28)
동행하는 이는 적은데 재물이 많으면
장사꾼은 근심하고 두려워한다.
탐욕의 도적은 목숨을 해치므로
지혜로운 사람은 탐하지 않네.
(29)
마음으로 좋다 하면 욕심 되나니
어찌 유독 다섯 가지 욕심 뿐이랴.
여기서 다섯 가지 욕심 끊으면
이 사람이야말로 바로 용사(勇士)라 하리라.
(30)
욕심 없으면 두려울 것 없고
마음 편안하면 근심, 걱정 없나니
욕심을 버려 번뇌[結使] 풀리면
그는 영원히 깊은 못(생사)을 벗어나리라.
(31)
욕심아, 나는 너의 근본을 안다.
욕심은 생각에서 생기는 것이니
만일 내가 너를 생각하지 않으면
너는 이내 존재하지 못하리라.
(32)
나무 베기를 홀연히 쉬어 버리면
나무에서는 곧 온갖 악이 생기지만
나무를 베되 밑둥까지 다 베어버리면
비구는 이내 열반을 얻으리라.
대개 나무를 모두 베지 않으면
얼마간 친한 것 남아 있어서
마음이 여기에 얽매이리니
송아지가 그 어미를 찾는 것 같으리라.
<법구경 하권/ 존자 법구 지음/ 오(吳) 천축사문 유기난 등 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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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4.2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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