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嶺樵歌
정약용(丁若鏞, 1762~1836)정약용
조선 후기의 문신·실학자. 자: 귀농(歸農)·미용(美庸). 호: 사암(俟菴)·탁옹(籜翁)·태수(苔叟)·자하도인(紫霞道人)·철마산인(鐵馬山人)·다산(茶山). 시호: 문도(文度). 남인 가문 출신으로, 정조 연간에 문신으로 활동했으나, 청년기에 접했던 서학으로 인해 장기간 유배생활을 했다. 이 유배 기간동안 《경세유표》·《목민심서》·《흠흠신서》 등 500여 권에 이르는 방대한 저술을 남겼다. 이후 자신의 회갑을 맞아 자서전적 기록인 〈자찬묘지명〉을 저술했으며 500여 권에 이르는 자신의 저서를 정리하여 《여유당전서》를 편찬했다.
嶺頭松翠帶輕陰(영두송취대경음)
殘照含風度竹林(잔조함풍도죽림)
莫道樵歌無節族(막도초가무절주)
南腔端合和枯琴(남강단합화고금)
소나무 능선에 푸른 그늘 가볍게 드리우는데,
지는 햇살은 바람 머금고 대숲을 스치네
나무꾼의 노래에 풍류가 없다고 말하지 마라
남쪽 말씨에 낡은 거문고는 구성지게 어울린다네
松嶺(송령): 소나무가 많은 능선 帶(대): 띠다, 둘러 있다
輕陰(경음): 가볍게 드리운 그늘 含風(함풍): 바람을 머금다
莫道(막도): ~라고 말하지 마라 樵歌(초가): 나무꾼의 노래
族(주): 풍류, 겨레 족 腔(강): 틈, 빈 공간, 곡조, 가랃ㄱ
端合(단합): 단정하게 맞추다 枯琴(고금): 낡은 거문고
다산은 자연 속 소박한 삶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있다. 나무꾼의 노랫소리는 비록 전문 꾼들의 화려한 연주처럼 세련되지는 않지만, 자연 속에서 우러나오는 진솔한 정감이 담겨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진정한 가치는 외면의 화려함보다는, 내면에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