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합심리상담교육센터]
대가족 롤모델 없어 교육 통해 실천해야 상담부터
양육기술 맞춤서비스 늘릴 것
대가족 롤모델 없어 교육 통해 실천해야 상담부터 양육기술 맞춤서비스 늘릴 것
“가족시스템은 하나의 모빌과 같다. 분명 조각 하나를 건드렸을 뿐이지만 그 조각 뿐 아니라 모빌 전체가 움직인다.”
가족치료 전문가가 쓴 ‘가족의 두 얼굴’이란 책에 등장하는 구절이다. 가족과 그 구성원들이 얼마나 밀접하고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지 함축하는 표현이 아닐까 한다. 마찬가지로 사회 역시 가족이란 조각들로 이뤄진 하나의 모빌과 같다. 가족의 건강성과 행복도가 그대로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심각한 저출산이나 청소년 문제, 아동학대를 비롯한 각종 폭력의 예방과 극복은 그 출발선에 가족이 자리 잡고 있다.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선 곧 가정을 변화시켜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화초 하나를 키울 때도 잘하는 사람을 찾아가 배우고 책을 사서 공부한다. 학교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직장에서 인정받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하지만 좋은 부모가 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기 위해 과연 얼마나 노력할까. 전통적인 대가족 안에서 부모의 역할, 자녀 양육방법 등을 자연스럽게 익히던 방식이 단절돼, 젊은 부모들이 보고 배울 가까운 롤모델이 부재한 시대다. 결혼과 가족관계, 자녀양육에 대한 바람직한 가치관을 확립하고, 가족의 울타리를 견고하게 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을 키우고 실천하도록 하는 교육, 즉 ‘부모교육’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3월 관계부처들과 함께 ‘부모교육 활성화 방안’을 마련한 이래 생애주기별, 가족유형별 특성에 맞는 부모교육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중·고등학생 때부터 시작해 대학교 교양과목으로 접하게 하고, 군 장병 대상 정훈교육에도 포함시켰다. 결혼 후 임신·출산기 부모에게는 산부인과 보건소를 통해서, 영유아기 자녀를 둔 부모는 보육료·양육수당 신청 시 자연스레 부모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한, 교육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백화점·마트 내 문화센터에 부모교육 강좌를 확산시키고 있다. 전 생애에 걸쳐 길목에서 거쳐야 할 자연스러운 통과의례로 만들고, 언제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내년부터는 더 본격적인 사업활성화를 위해 정부 예산안에 40억원을 신규 편성했다. 가족 유형별·생애주기별 부모교육 매뉴얼 및 콘텐츠를 개발하고 부모 교육·상담, 가족관계 회복지원 등을 수행할 수 있는 전문강사 500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부모교육은 아동학대를 예방하고 가족갈등 완화를 통해 가족해체를 예방할 수 있다. 또한, 건강한 가족가치 확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부모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국민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보면 대다수가 자녀와의 친밀도, 유대감이 높아져 자녀와의 거리를 좁힐 수 있었고, 자녀 양육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익히고 양육 스트레스를 덜어내는 긍정적 효과를 봤다고 평가했다. 국가 차원에서 보면 여러 사회문제를 예방함으로써 사회경제적 비용을 감소시키는 측면도 크다. 여성가족부는 올해 시범 실시하던 취약가정 대상 찾아가는 맞춤형 서비스를 내년부터 17개소 운영하며 본격화한다. 이를 통해 부모교육의 실효성을 한층 높이고 취약가정의 가족역량을 높여나갈 것이다.
가족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세계다. 가족 간의 사랑과 보살핌은 삶을 지탱해 나가는 결정적인 힘이 된다. 그래서 ‘가정은 하나의 소우주’라는 말까지 있지 않은가. 아무리 시대가 변하고 가족형태가 분화되었다고 해도 가족의 가치는 결코 가벼워질 수 없을 것 같다. 해마다 추석 명절이 되면 온 국민이 꽉 막힌 고속도로를 뚫고라도 고향에 달려가고, 평소 멀리 떨어져 살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다가오는 추석, 휘영청 밝은 달 아래 온 가족이 옹기종기 둘러앉아 “사랑해요”, “고마워요” 쑥스럽지만 진심을 담아 한번 전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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