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작가와 함께』 2호 원고
장르 : 시
[여우 / 맹태영]
절대 야생동물이 아닙니다. 여우는
척추동물인척하는 무척추동물입니다
편편하고 납작한 가슴을 가진 편형동물이 될 때도
온몸에 노출된 가시를 가진 극피동물이 될 때도 있습니다
지렁이처럼 꿈틀거리는 꼬리가
몇 개인지도 모르는 환영동물입니다
보이는 미소는 정확한 좌우대칭 같지만
교태로움과 잔인함을 동시에 만들 수 있는
신비로운 연체동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모정이라는
딱딱한 등을 가진 부드럽고 연한 강장동물입니다
그런 까닭으로 여우는 무척추동물입니다
여우는 절대 야생동물이 아닙니다
[인연석 / 맹태영]
다만 화강석을 수만 번
아니 수십만 번 정으로 쪼아 만든
작은 원앙 한 쌍으로 보이는 조각상인데
눈도 없다
귀도 없고 입도 없고
날개도 없다
부드러운 곡선 속에 들어 있는 말
서로 마주 보는 그 사이로 느껴지는 온기
어느 한 마리가 날면 금방 따라 날아오르듯 한 느낌
따뜻하다
아름답다
사랑스럽다
말 못 하는 새가 되어야지
두들겨 맞으면 맞을수록 아름다운 돌이 되어야지
죽어서는 아름다운 돌새가 되어야지
눈도 없고
귀도 없고 입도 없고
날개도 없는
약력 : 동의대학교 미술학과 졸업.
한국문인협회회원, 부산문인협회회원, 천성문인협회회원, 詩가 있는 부산회원,
시집 「5월의 당신께」 외 다수
주소 : 46931
부산광역시 사상구 백양대로 880. 110동 405호(모라동 우신아파트)
맹태영 010-8516-2640
이메일 주소 : lucky2640@hanmail.net
첫댓글 감사합니다.
[여우] 압권입니다.
절대 야생동물이 아닙니다. 여우는
척추동물인척하는 무척추동물입니다
편편하고 납작한 가슴을 가진 편형동물이 될 때도
온몸에 노출된 가시를 가진 극피동물이 될 때도 있습니다
지렁이처럼 꿈틀거리는 꼬리가
몇 개인지도 모르는 환영동물입니다
보이는 미소는 정확한 좌우대칭 같지만
교태로움과 잔인함을 동시에 만들 수 있는
신비로운 연체동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모정이라는
딱딱한 등을 가진 부드럽고 연한 강장동물입니다
그런 까닭으로 여우는 무척추동물입니다
여우는 절대 야생동물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