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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혹이 클수록 비싼 플라워 혼(사진 위)과 멸종위기 종인 빅밸리해마(사진 가운데), 인공종묘 생산된 저고리파랑돔(사진 아래)의 모습. | 삭막한 도심 속 도시민사이에서 자신의 집에 자연을 담고자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와 함께 관상어 산업이 고부가가치 미래 성장 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다. 관상어 산업이 양식업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를 살펴봤다.<편집자 주>
#관상어가 뜬다
관상어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관상생물 TF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추정된 국내 관상어 시장 규모는 약 2300억원이며 이중 수출이 5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아직 초보단계에 있지만 전세계 관상어 교역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실제 2007년 시장만해도 6억4200만달러 규모로 추정되고 있으며 오는 2020년에는 16억3000만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관상어 시장이 새로운 부가가치 산업으로의 가능성이 엿보이면서 정부 지원도 본격화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달 23일 수산업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의 일환으로 관상어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중장기 정책방향을 마련했다. 23조원에 달하는 국제 관상어 시장규모와 국내 양식어가들의 기술개발과 연구 노력이 맺은 결실을 통해 그 가능성을 확인하고 전략적 투자지원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농식품부는 이에 따라 2020년까지 5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세계 3대 관상어 수출국가 진입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제도적 기반조성, 관상어 및 관련용품 R&D 확대, 관상어 생산 여건 개선, 국내 시장 확대, 관상어 수출 확대 지원 등을 정책과제로 제시하며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보이고 있다.
#왜 고부가가치인가
관상어는 좁은 공간에서 2~3개월을 양성해 고가에 판매가 가능한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관상어 양식장은 일반 식용어 양식장의 10분의 1수준인 평균 660~990㎡(200~300평) 규모이다. 3300㎡(1000평)가 넘는 대규모 양식장도 존재하지만 작게는 330㎡(100평) 규모에서도 가능하다.
이에 반해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 식용 어종인 넙치가 kg당 9000~1만3000원에 거래되는 반면 관상용 어종인 파랑돔류는 kg당 100만원에 거래되고 있어 양식어가 고소득을 창출하는 효자 역할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관상어는 양성기간도 짧다. 식용어종인 넙치의 경우 보통 출하가 가능한 크기까지 키우기 위해서는 2년 이상이 걸리는 게 보통인데 관상어류의 경우 2~3개월만에 출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높은 회전율을 통한 수익창출이 가능하다.
또 관상어의 경우 질병문제도 크지 않다. 온도만 유지시킨다면 큰 어려움 없이 양식이 가능한데다 어병이 발생하더라도 양성기간이 짧기 때문에 치료하기 보다는 치어를 다시 입어해 재양성해 해결할 수 있다.
실제로 경기도에 위치한 상일열대어 양식장(대표 정인호)은 231㎡(70평) 규모의 하우스 3동에서 30여종의 열대 관상어를 양식 판매해 연소득 1억여원을 올리고 있다. 전체 부지를 모두 합해도 1650㎡(500평) 규모에 불과하다. 판매는 소비지 위주이다. 일반 가정집 등에 대한 판매가 중심이며 공판장이나 마트를 통해 판매하기도 한다.
정인호 상일열대어 양식장 대표는 “열대어 양식 판매는 주로 시장을 통한 저가어종을 대량으로 판매하는 방법과 인터넷 등을 통해 고가의 고급어종을 판매하는 방법이 있다”고 전하고 “어떤 식을 주력으로 생각하고 양식을 하건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라며 전략적인 생산과 판매를 강조했다.
#관상어 어떻게 팔리나
대부분의 관상어는 청계천을 중심으로 한 상가밀집 지역과 백화점이나 마트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도매시장을 통한 판매도 활성화되고 있는데 현재는 구피나 네온 등 저가의 관상어가 부담없는 가격으로 소비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구피와 네온은 전체 관상어 유통물량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인기를 짐작케 한다.
이들의 도매시장 가격은 마리 당 130원에서부터 5000원까지 다양한데 낮은 가격일수록 주문 단위가 크기 때문에 가격이 낮다고 걱정할 필요가 없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한 판매도 늘고 있는 추세다. 카페나 블로그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홍보와 정보교류가 활성화됨에 따라 열대어 마니아층이 두텁게 형성되고 있으며 이들의 활동도 보다 적극적인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청계천 수족관 상가 밀집지역에서 특수 관상어 매장 워터 독(Water Dog)을 운영하고 있는 심유섭 대표는 “처음에는 관상어 마니아로 시작해 점차 관상어의 매력에 깊이 빠져 지금은 희귀 관상어 전문점까지 운영하게 됐다”고 밝히고 “최근 각광받고 있는 플라워 혼의 경우 육혹(머리에 난 혹)이 클수록 상품성이 큰 것으로 평가되는데 1000마리당 3~5%만이 상품가치가 있을 정도로 희귀해 수 만원에서부터 수 백만원을 호가하는 천차만별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플라워 혼만 찾는 마니아들도 늘고 있다”며 관상어의 인기를 전했다.
#관상어 양식은 이렇게
관상어의 화려한 외모를 보고 양식이 어려울 것이란 생각을 하기 쉽다. 하지만 관상어 양식은 온도와 여과장치 관리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큰 어려움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온도이다. 열대어의 특성상 따뜻한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이기 때문에 양식장 실내온도를 겨울에도 26~27℃ 내외로 유지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대부분의 관상어 양식장은 연탄난로나 보일러를 사용해 온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장작을 사용하기도 한다. 기름을 사용할 경우 면세유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온도 유지와 함께 중요하게 관리해야 하는 것은 여과장치이다. 일반적인 식용어류 양식장에서는 순환식 여과장치를 사용하는데 관상어 양식장에서도 순환식 여과장치의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어병이 발생한다거나 했을 때 피해를 최소화시키기 위해서는 개별순환식 여과장치를 사용하는 편이 효율적이다.
아울러 사료는 일반 식용어류 양식장과 달리 배합사료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크기가 작고 양성기간이 짧다는 특성 때문에 생사료를 무리하게 사용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또 배합사료를 사용하다보니 규격화된 양성이 가능하며 양식장 관리도 수월한 편이다.
#완전양식 기술이전…국산화
국내 관상어 시장은 아직 수입 의존도가 높은 편이나 점차 유망 품종에 대한 기술개발도 활발해지는 추세이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국제시장에서 관상어는 물고기 등 어류, 산호, 무척추동물로 2393여종 2000만 개체 이상이 거래되고 있으며 이 중 흰동가리돔과 파랑돔류의 비중이 가장 높다. 또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된 해마류는 상업적 거래가 불법으로 규정돼 금지됐지만 양식생산 물량에 한해서는 국제거래가 가능해 희소가치마저 있다.
이런 이유로 국립수산과학원 미래양식연구센터는 노랑꼬리파랑돔, 파랑점자돔, 저고리파랑돔 등 파랑돔류 3종과 빅밸리해마 등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왔으며 최근 완전양식에 성공했다. 이렇게 개발된 기술은 민간에 이전키 위해 한국산업기술진흥원과 함께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방법은 유형기술과 무형기술로 구분, 기술이전 시 가장 문제가 되는 시설 구조나 설치 문제를 현장기술지원을 통해 해결하는 한편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해 수입어종의 국산화 방안도 함께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정민민 국립수산과학원 박사는 “관상어는 아직 통계, 제도, 기술 개발ㆍ보급 등 전반적으로 미개척지에 가깝다”며 “세계적으로 2~3위 수준인 국내 관상어 양식 기술을 지속 보급해 산업을 육성시키는 한편 국가 브랜드 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해서 국내 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 개선과 더불어 수출 경쟁력 제고가 수반돼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인터뷰)정택윤 한국관상어협회
- 시설현대화되면 시장 3배로 커질 것 - 규모화 · 교육 · 홍보 병행 수출주도
“현재 관상어 산업은 기초적인 양식시설기반 확보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못 하고 있는 실정이며 시설의 낙후, 열악한 환경 등이 국제 경쟁력을 저해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시설 현대화를 통한 기반이 마련되면 수입 물량의 대체는 물론 수출까지 증가해 현재 시장 규모의 3배까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윤택 한국관상어협회장은 최근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관상어 산업이지만 아직 기반이 갖춰진 것은 아니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정 회장에 따르면 국내 관상어 산업은 1980대부터 중국과 인도네시아,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국내 관상어 양식비용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난방비가 소요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가격 경쟁이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국조차 인건비와 물류비가 오르는 등 국제 여건이 변하고 있어 수 년 내에는 가격 경쟁도 가능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 회장은 이 같은 여건 변화 속에서 국내 관상어 산업이 내수 뿐 아니라 수출을 주도하는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한 방안으로 규모화ㆍ단지화와 시설 현대화 등을 꼽으며 교육과 홍보가 병행돼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연구기관은 제도적 지원과 기술 개발 및 이전을 위한 노력을, 한국관상어협회에서는 회원을 대상으로 하던 교육에 일반인을 포함시키고 전국 농어촌 지역에 수족관보급 사업도 전개하는 등 산업 육성을 위해 힘쓰고 있다.
정 회장은 “관상어 사업을 시작하고자 하는 이들은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함은 물론 기초지식, 관리지식 등에 대한 노하우도 필요해 관상어 관리사 자격증 제도 도입도 추진 중이지만 관상어를 대하는 따뜻한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며 관상어와 관상어 산업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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