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깔숲 / 장소영지은 / 생각나무
P85 깔깔숲은 지속 가능한 교육을 위해 노력한다. 바이버(Biber)는 "부모의 참여 없이 유아만을 교육한다는 것은 실조 와 좌절만을 부를 뿐이다"라고 하며 유아교육에 부모의 적극적인 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고, 많은 학자가 지역사회 에서 가정과 유아교육기관의 연계를 통해 유아 발달과 교육이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가정과 연계한 인성교육이 유아의 기본생활습관, 도덕적 판단력 정서지능에 미치는 영향」 모용. 는 교육과 양육을 모두 기관에 의탁한다. 아이들이 어떤 모습으로 하루를 보내는지 알지 못한다. 이렇게 단절된 시간의 부정적 결과를 깔깔숲은 일찍이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 숲에서 얻은 에너지를 가정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깊었다. 이런 고민 끝에 깔깔숲은 '산들맘'이라는 제도를 도입했다. 숲에서 이뤄지는 교육과 놀이의 에너지를 가정에서도 이해할 수 있고 이런 연계가 지속 가능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산들맘'은 산과 들의 마 음(또는 mom)의 뜻으로 일주일에 한 번 부모님이 아이들과 하루 일과를 함께하며 아이들처럼 숲을 즐기고 아이들 마음이 되어 보는 것이다. 수업을 들으며 선생님이 어떤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는지, 어떤 행동을 보여주는지 보면서 반성도 많이 한다. 어떤 강의보다 살아 있는 육아 강의라고 할 수 있다. 몸으로 체험하는 교육보다 더 이상적인 교육이 어디 있겠는가? 선생님이 말하는 방식과 행동하는 방식을 보며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을 잡아간다. 이렇듯 산들맘으로 숲에 가는 것은 선물 보따리를 몇 개 받은 듯한 기쁨 충만한 시간이 된다.
P92 깔숲은 책과 세상을 연결하는 문이다. 공부란 텍스트를 통해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 지식을 세상과 연결시켜 사고를 확장하는 것이다. 공부방이나 교실, 혹은 책 속 에만 갇혀 있는 지식은 아직 심지 않은 씨앗과도 같다. 씨앗을 땅에 심고 햇빛과 바람과 비를 맞게 해야 나무로 자란다. 어릴 때부터 세상과 지식을 연결하는 습관을 들이면 더욱 입체적이고 살아있는 공부를 할 수 있다. 『부모라면 유대인처럼 하브루타로 교육하라』 전성수 깔깔숲은 오늘의 중심 활동에 들어가기에 앞서 한 권의 책을 선생님이 읽어 주신다. 이때 읽는 책은 오늘의 활동과 관련된 책이다. 매일 밴드에 선생님이 올려주시는 글에는 오늘은 어떤 책을 읽고 어떤 활동을 했는지가 적혀 있다. 아이들은 책을 보면서 가지게 된 호기심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그 마음은 책을 읽기 전과 같지 않다. 이야기 속에 나온 내용을 확인해 보고 싶기도 하고 활동하면서 그 장면이 무심히 떠오르기도 한다. 아이들은 늘 자연스럽게 책과 숲을 연결하고 책을 눈앞에 재현시킨다. 아이들은 온통 숲을 뛰어다니며 꽃과 나무, 풀, 열매를 만난다. 오늘 만난 그 친구는 새롭고 신기하고 아름답다. 호기심이 생기면 알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아이들은 그 친구를 데리고 가거나 책을 가지고 가서 이름을 찾아보고 특성을 알아본다. 자연의 친구들은 말할 수 없으니 책 매개로 그 친구를 알아본다. 자연의 친구들은 너무도 다르게 생긴 친구들이 많아 알아보고 알아봐도 끝이 없다. 이렇게 아이들은 호기심으로 찾아보고, 그 친구를 만날 때마다 다시 한번 기억한다. 책의 내용은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스며들고 그렇게 세상을 알아가는 방법을 매일 연습한다.
P104 깔깔숲은 3개의 산이 교실이다. '집이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을 누구나 한 번은 들었을 것이다. 아파트 광고에 공간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는 말이 많다. 공간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이제까지 많이 느꼈기 때문에 아이가 태어나면 새로운 공간의 철학을 만들고 실천하고자 한다. 이 공간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래를 내다보고 상상하며 아이의 공간을 만들어 간다. 이렇게 아이는 부모가 만든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공간에서 생의 시작을 맞이하고 사회라는 공간으로 나아가게 된다. 아이가 사회화하는 공간은 안전을 보장받지만 자유는 보장받지 못한다. 아이들이 돌봄을 받는 공간은 6면이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벽이며 사방이 한계의 공간이다. 오감으로 세상을 받아들이는 시기에 공간의 한계는 시각의 한계를 가져오고 보는 것은 곧 느끼고 행동하는 것에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로 마음을 모아 탄생한 것이 깔깔숲이다. 깔깔숲은 하늘이 천장이고 땅이 바닥이며 나무가 벽인 공간으로, 아이들이 하루에는 다 갈 수 없는 무한한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숲이란 무한한 공간을 누릴 수 있는 것이 최대의 장점인데 인가를 위해서는 아이들에게 한계를 설정해 줄 수밖에 없었다. 내 눈 앞에 있는 나무에 철책을 두르고 연못에도 안전바를 설치해야 했다. 그렇게 안전을 말하고 싶다면 아이들이 이 공간에 있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자연은 나의 피부와 같은 것이다. 눈앞에 두고 구경하는 것이 아닌 만지고 탐구하고 곳이고, 자연과 합일을 이루며 자연을 나의 일부로 느끼며 생활하는 곳이어야 한다. 그러나 현대 교육은 아이들을 안전이라는 이유로 자연과 분리해 더 멀어지게 한다. 깔깔숲은 3개의 산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학교이다. 그날의 날씨와 계절과 배움에 맞춰 자연이 만든 각각의 교실을 이용한다. 등 나무 교실, 단풍나무 교실, 소나무 교실, 편백나무 교실 등·•. 이 런 자연의 교실과 비닐하우스(햇살 교실), 천막(뾰족 교실)이 있다. 깔깔숲에는 건물이 없다. 반쪽 숲 유치원이 아닌 아이들에게 최상의 환경을 만들어 주고자 한 결정이다. 건물이 없기 때문에 자연과 더 가까운 깔깔이들이다. 사각형의 교실을 선택할 것인지 하늘과 나무를 교실로 선택 할 것인지. 공간이 주는 철학은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그것을 아이들의 성장기에 아이들에게 선물해 준다면 아이들은 무한한 상상력을 부모에게, 사회에 되돌려 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