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서울대학교병원·농민신문 공동기획]건강한 삶, 무병장수의 길(14)100세 시대의 방해꾼, 치과질환
이 건강에 노년기 삶의 질 달려 3~6개월에 한번 검진받아야
최근 텔레비전에서는 ‘음식 먹는 방송’을 지칭하는 이른바 ‘먹방’ 프로그램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오직 식도락을 위해 외국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먹는 즐거움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 것. 그런데 먹고 싶은 것을 맛있게 먹으려면 무엇보다 이가 건강해야 한다. 특히 100세 시대라는 요즘은 건강한 이를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에 따라 노년기 삶의 질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럼 건강한 치아를 오래도록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본인의 노력이 중요하다. 하루 두번 이상 양치질을 하고 치실 사용을 생활화해야 한다. 식사를 하고 나면 치아 사이사이에 음식물이 끼인다. 양치질만으로는 이 음식 찌꺼기를 제거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러나 치실을 쓰면 가능하다. 특히 자기 전에는 모든 치아에 걸쳐 치실질을 해주는 게 좋다.
전문가에게 정기검진을 받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개인의 구강 상태에 따라 3~6개월에 한번은 검사를 받고 필요한 경우 엑스레이 등 방사선 사진도 찍는 게 바람직하다. 초기 충치는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다. 또한 치아의 변화나 틀니·씌운이의 상태 등도 치과를 찾아야만 정확히 알 수 있다. 정기적인 치과 검진은 다양한 치과 질환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과잉 진료나 오진 가능성도 줄여준다.
물론 평소 구강을 위생적으로 관리하고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다고 해도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생긴다. 이때는 치과의사에게 본인의 증상을 상세히 설명하고 해당 문제를 정확히 이해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막연히 ‘전문가니까 알아서 해주겠지’라고 생각했다간 과잉 진료 가능성이 커진다.
만약 치과의사가 직접 진단하지 않고 상담도 비전문가가 맡는 치과라면 피하는 게 좋다. 진단과 치료계획 설명은 반드시 전문가인 치과의사가 해야 한다. 더불어 문제점에 대해 알기 쉽고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치과의사에게는 치료를 받지 않는 게 좋다.
가격이 유난히 저렴한 치과 역시 주의해야 한다. 적은 비용으로도 기가 막히게 치료하는 치과의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치료비가 싸다는 것은 치료의 질이 낮거나 저가의 재료와 기구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양질의 진료에는 합당한 비용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치과에 쓰는 돈을 줄이려면 앞서 말한 것처럼 스스로 치아 건강관리를 철저히 하고 정기검진을 통해 문제 있는 부위를 초기에 치료하는 수밖에 없다. 몇년 동안 치과에 가지 않다가 한번에 목돈을 들여 전체 치아를 치료하겠다는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치실질을 열심히 하고 믿을 수 있는 치과에서 정기적인 검진을 시작하길 바란다.
최용훈<분당서울대병원 치과 교수>
● 최용훈 교수는 경북대 치의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보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미국근관치료학회, 대한치과보존학회, ‘자연치아 아끼기 운동본부’ 학술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주진료분야는 자가 치아 이식술 등으로, 자연치아를 되도록 오래 유지하기 위한 치료법 연구에 매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