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딱똑딱- 수호는 자신을 뺀 모두가 참 바빠보였다. 원래 이렇게 신입은 일이 없는 것일까. 멋쩍게 뒤통수를 긁다 행여 뒤에 사람이라도 지나가는 기척이라도 있으면 바탕화면에 애먼 빈 정사각형을 만들며 드래그했다.
마우스를 움직이다. 툭하고 텀블러를 떨어트렸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바닥은 커피로 흥건해졌고 당황스러움에 우람의 귀는 붉어졌다.
"죄.ㅈ..죄송합니다!!" 허겁지겁 자리에서 일어난 수호는 점심시간때 화장실을 포함한 사무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낡은 창고안에 대걸레를 본 것을 떠올렸다.
처벅처벅, 커피를 다닦아갈 무렵.
더벅머리에 퀭한 표정의 한팀 최형무 과장이 외근 후 사무실로 복귀했다. 그리고 형무의 눈에 낯익은 대걸레 하나가 보였다.
"신입인가보네, 엇? 그 대걸레...?뭐야 아무도 설명 안해줬어요? 지금 몇시더라?"
양속 가득 서류뭉치를 내려놓은 형무는 주섬주섬 주머니를 뒤적여 핸드폰을 찾았다.
"네..? 아 지금 17시 5.."
"17시 50분 시발러마"
어디선가 노기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수호는 두리번거리며 소리의 근원지를 찾았다. 아니 시간만 알려주면 되지 왜 욕설을...
"아니 그러니까 왜 창고에서 주무세요"
'창고?'
"야, 놔"
수호는 곧 소리의 근원지가 자신이 들고 있는 대걸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눈을 내리깔아 대걸레로 시선을 향하는데..
대걸레 끝부분에 잿빛색의 눈동자가 꿈뻑거렸다. '으악-' 수호는 비명을 지르며 대걸레를 내던졌다. 형무는 인중을 긁적거리며, 눈이 달린 대걸레를 아까부터 시끌벅적해진 낡은 창고 안에 조용히 넣어두고 나왔다.
'엇 그러고보니 저 창고, 왜 시끄러워졌지?'
18시 우당탕탕 소리와 함께 귀가 뾰족한 사람들이 나왔다.
머리카락이 풍성하고, 체구가 거대한 사람들이었다.
두명, 세명, 네명.
곧 부서인원수와 비례하는 숫자의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 다섯명째.
거구의 사람들과 비교하면 손 한뼘 정도 낮은 사내였다.
"야 커피 안시켜도 되겠다!!!"
"붙지마 끈적거려"
"방향제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