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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현재 인도는 세계 5위의 경제 대국이며, 늦어도 2030년까지 3위에 올라설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경제 성장에 힘입어 인도의 1인당 국민 소득은 크게 증가하였고, 두터워진 소비자층의 에너지 소요는 날로 증대되고 있다. 인도는 급증한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킴과 동시에 2030년까지 발전 설비용량의 50%를 화석연료 이외의 에너지원에서 조달하고 2070년까지 탄소 중립, 일명 넷제로(Net-Zero)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친환경 에너지 전환 구상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1) 인도가 에너지 부문의 친환경화와 자립성 신장이라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내 조달이 가능한 재생에너지원의 활용이 필수적인데, 가장 현실성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바이오매스나 폐기물 에너지화(WTE, waste-to-energy)를 위시한 현대 바이오에너지(Modern Bioenergy)이다.
인도는 이전에도 2022년까지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10% 감축하고 에너지원 중 천연가스의 비중을 6.5%에서 15%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추진한 바 있다.2) 또한 가스 수요가 2030년까지 1억 톤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인도는 이 중 4,500만 톤의 가스를 압축바이오가스(CBG) 등 국내 자원으로 확보해 에너지 자립성을 신장하고자 한다. 인도 정부의 ‘지속가능한 염가수송(SATAT, Sustainable Alternative to Affordable Transportation)’ 비전은 2023~2024년 내로 5,000개소의 생산시설을 건설해 연간 1,500만 톤의 CBG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3) 이렇게 다양한 각도에서 잠재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CBG의 총량은 6,2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전 세계로부터 투자, 기술, 전문가를 유치하여 점차 성장하는 재생에너지 부문에서의 기회를 확대하고 CBG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하여 인도는 다양한 국제적 협력도 모색하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블루위브 컨설팅(BlueWeave Consulting)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4) 2022년 기준 인도 WTE 부문의 시장규모는 약 22억 5,000만 달러(약 3조 원)로 평가되고, 이후로도 4.23%의 연평균성장률(CAGR)을 기록해 2029년에는 30억 1,000만 달러(약 4조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그림 1> 참조).
<그림 1> 인도의 바이오매스 및 WTE 시장규모 추이·전망(단위: 10억 달러)
자료: BlueWeave Consulting
바이오매스와 각종 폐기물 자원의 양이 매우 많은 인도에서는 이러한 자원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사업의 기회도 풍부하다. 현대 바이오에너지는 청정연료의 원천일 뿐만 아니라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경우 사회·환경적 측면에서의 혜택도 함께 가져오는데, 일례로 환경 측면에서는 대기·수자원·토지 오염 완화를 통해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신장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현대 바이오에너지는 지역 일자리 창출, 사업기회 확장, 탈중앙화되고 독립적인 지역공동체 발전에 용이한 생태계 조성 등의 사회·경제적 성과를 동반한다. 민간부문의 바이오에너지 활용을 촉진함으로써 산업의 탈탄소화나 전 세계적인 지속가능성 확보 흐름에 다가갈 수도 있다.
현대 바이오에너지의 잠재력을 인지한 인도 신·재생에너지부는 해당 분야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적극적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특히 2021년 4월부터 2026년 3월까지 시행하는 국가 바이오에너지 프로그램(National Bioenergy Programme)을 통해 WTE, 바이오매스, 바이오가스 등 바이오에너지의 세부 형태별로 특화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이처럼 현대 바이오에너지를 적극 도입함으로써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공약을 달성함과 동시에 각종 사회·경제·환경적 혜택을 실현하고 지속가능 에너지 분야의 선두 주자로 거듭나고자 한다.
인도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한국의 기술과 경험
인도 정부의 이 같은 노력에 한국의 풍부한 경험과 발전된 기술을 활용하게 되면 ▲WTE 및 바이오매스 에너지 프로그램 관련 정보 획득 ▲한국의 고등기술 활용 ▲폐기물 관리 효율화 ▲성공적 사업 시행 지원과 같은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첨단기술을 WTE 분야에 도입하고 포괄적 바이오매스 에너지 전략도 수립한 한국의 사례는 유사한 구상을 추진하는 인도에게 청사진을 제공한다(<그림 2> 참조). 양국 간 협력을 장려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지식교류, R&D 합작벤처, 기술이전 등이 있으며, 양국 기업의 파트너십은 혁신적 상품 개발이나 WTE 프로세스 및 바이오매스 활용방식 최적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 분야에서 인도와 한국이 서로의 강점을 활용해 적극 협력한다면 인도의 막대한 에너지 소요에 양국이 함께 대응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원하고 재생에너지 부문에서 활발한 관계를 수립하는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2> 바이오매스 및 WTE 관련 한국의 강점
자료: 저자 정리
WTE 및 바이오매스 에너지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달성한 한국 기업으로는 포스코에너지, 한국전력, 한국전력기술을 들 수 있다. 이 중 포스코에너지는 가스화 공정에 관한 전문기술을 바탕으로 WTE 분야에서 의미있는 진전을 이루었고, 한국전력은 바이오매스 전력 사업을 성공적으로 시행하면서 지속가능 에너지 솔루션 개발에 기여했다. 한국전력기술 또한 일련의 WTE 구상을 실현시키면서 기술적 전문성을 입증한 바 있다. 검증된 역량, 기술 혁신, 세계적 인지도를 자랑하는 이들 한국 기업의 활동은 재생에너지 솔루션 개발 분야에서 한국이 발휘하는 리더십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는데, <그림 3>에서는 이러한 특장점을 지닌 한국 기업들이 인도의 바이오에너지 분야에 기여할 수 있는 주요 방안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3> 한국 기업의 인도 바이오에너지 분야 관여 방안
자료: 저자 정리
부적절한 폐기물 관리로 도시 거주민들의 삶의 질이 저하되는 문제를 겪고 있는 인도는 유사 분야에서 한국이 거둔 성공사례를 좋은 교훈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인도는 2023년을 기준으로 1일당 고체 폐기물 생산량이 25만 톤에 달하고 2025년에는 그 양이 37만 7,000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되는 등 폐기물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한국은 급속한 산업화에도 불구하고 혁신적 전략을 동원해 고체 폐기물 생산량을 1980년대 대비 40%가량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이 취한 주요 전략으로는 소각·매립 의존도를 줄이고 폐기물 배출량 저감과 재활용 관행을 촉진한 쓰레기 종량제를 들 수 있다.
한편 2008년부터 WTE 사업 투자 및 지자체의 관련 시설 확충 지원을 실시하고 2011년에는 세계 최초로 매립 폐기물을 원료로 한 수소 생산공장을 건립한 한국의 WTE 정책도 인도가 참고할 수 있는 모범적 선례로, 폐기물 위기를 목전에 둔 인도는 한국의 통합형 접근법을 차용해 폐기물 감소, 재활용 증진, WTE 분야 발전을 동시에 도모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한국의 난지도 생태공원 조성은 기존의 폐기물 시설이 지속가능성을 지닌 관광지로 탈바꿈한 경우로, 다양한 보조구상을 포함한 종합적 접근법의 필요성도 함께 보여준다. 이처럼 강력한 정치적 의지와 시민의 참여, 포괄적 폐기물 관리 전략이 합쳐지면 어떤 긍정적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 한국의 사례는 현재와 미래의 자국 국민들을 위해 청정하고 건강한 환경을 조성하고자 하는 인도에게도 소중한 교훈을 준다.
인도 시장의 투자 매력
인도의 바이오매스 및 WTE 시장은 다음의 몇 가지 이유에서 한국 기업에게 큰 투자 매력도를 지닌다. 첫째, 인도는 바이오매스와 폐기물 생산량이 엄청나기에 WTE 기술 도입을 통해 생산해낼 수 있는 청정에너지 잠재력이 막대하다. 둘째, 인도 정부가 보조금, 감세, 각종 유인책의 형태로 제공하는 적극적 지원도 한국 기업의 투자를 장려하는 환경을 조성한다(<그림 4 참조>).
<그림 4> 자국 바이오매스 및 WTE 분야에 관한 인도 정부의 지원
자료: 인도 신·재생에너지부
https://mnre.gov.in/policies-and-regulations/schemes-and-guidelines/sche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