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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타요가프라디피카 저자: 스바뜨마라마 요긴드라 서명: 하타의 등불 Haṭhapradipikā : 브라흐마난다의 월광(Jyostnā)에 의거한 번역과 해설. 상-하(2권) 역자: 박영길 출판사: 세창 출판일: 2015년 9월 상기 도서는 <하타요가의 등불>이라는 명칭으로 더 널리 알려진 15세기의 고전이다. 학계에서 본서는 충실한 산스끄리뜨 번역의 모범본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주석서 월광에 의거한 충실한 해설을 담은 걸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본서는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549-550(상하2권)으로 국고지원으로 출판되었다. |
역자 후기
하타요가는 하기(下氣) 성향의 아빠나(apāna) 바유를 끌어 올려 쁘라나(prāṇa)와 결합시킴으로써 꾼달리니(kuṇḍalinī)를 각성시키고 바로 그 꾼달리니를 정수리의 브라흐마란드흐라에 고정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수행법이다. 하타의 등불은 각성된 꾼달리니, 즉 ‘질적 변화를 겪은 쁘라나’가 수슘나로 진입하고 상승해서 브라흐마란드흐라에 머무는 것을 쁘라나의 소멸로 정의하고 바로 이와 같이 쁘라나가 소멸할 때 ‘쁘라나와 함께 작용하는 마음’ 역시 저절로 소멸한다고 정의한다. 쁘라나의 소멸될 때, 다시 말해서 꾼달리니가 브라흐마란드흐라에 머물 때 마음도 소멸한다는 하타요가에 따르면 삼매는 심리적 차원에서의 사건일 뿐만 아니라 세포와 혈관, 신경, 뇌 등 온 몸으로 경험되는 전체적 사건이고 몸과 마음의 완전한 재탄생을 수반한다.
쁘라나(prāṇa)를 조절하는 기법은 우빠니샤드 시대 이전부터 있었지만 ‘쁘라나의 조절을 통해 신체(身體)를 신체(神體, divyadeha. Hp. IV.71)로 바꾸는 신체 연금술’, 다시 말해서 몸 안에서 신성을 구현하는 실천적 인문학으로 정립시킨 것이 하타요가이다. 하타요가는 8-9세기와 12세기의 사상적 대폭발로 생겨난 초신성에 불과했지만 15세기의 하타의 등불(Haṭhapradīpikā)에 의해 꾼달리니 수행법으로 통일되고 주류 요가가 된다.
하타요가는 생명 에너지인 쁘라나를 꿈브하까와 무드라로 조절하고 운용한다는 점에서 ‘칼날 위의 춤’으로 비유될 수 있고 이 점에서 칭송되는 미덕은 하타요가를 만인에게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비밀을 지키며 자격을 갖춘 제자에게 전수하는 것이다. 비록 하타의 등불이 비밀의 봉인을 풀고 무드라와 같은 비밀스러운 행법을 공개하고 있지만 하타의 등불은 이 문헌을 통해 하타요가에 입문하고자 하는 초보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동일 전통권의 자격자를 위한 것이고 따라서 스승의 도움없이 자구대로 따라하는 것은 맨손으로 독사를 잡으려는 것처럼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하타요가의 호흡과 무드라를 수련하기 위해서는 강건한 신체와 정신적 자질을 검증받아야 하고 또 무엇보다 전통에 입각한 스승을 만나는 행운(bhāgya)도 따라야 한다.
하타요가학은 이제 막 걸음마를 내딛기 시작한 단계이다. 하타요가학은 근래의 고(故) 크리스티앙 부이(Christian Bouy: 1994)에 의해 비로소 하타요가 문헌에 대한 연대기적 정황과 문헌학적 연구 기반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최근의 멀린슨(Mallinson, James)과 버치(Birch, Jason)와 같은 총명한 소장 학자들에 의해 하타요가가 학문적으로 조망되기 시작한 상태이다. 하지만 하타요가사(史)의 온전한 서문이라도 구성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학 초기 연구자들의 선구적인 성과물에서 발견되는 사소한 오류를 마치 자신의 오류인 양 부끄러워했던 현대 학자들도 적어도 불모지의 하타요가에 관한 한 후학의 질정을 기다려야 할 입장이다. 하지만 하타요가에 대한 논의와 담론의 돌파구를 열 수 있는 가설조차 드문 현실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오류와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선구자적 태도일 것이다. 이 점에서 하타요가 연구자는 로나블라의 까이발야담마 연구소와 로나블라 요가연구소에 감사를 표해야 할 것이다. 역자가 두 연구소의 연구 성과를 수용하고 때로는 비판하기도 했지만 그나마 그것이라도 가능했던 것은 두 연구소의 선구적이고 독창적인 성과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본 번역은 2011년 8월 한국연구재단의 명저번역사업에 선정된 1년 과제이다. 2012년 9월에 번역을 완료했지만 브라흐마난다(Brahmānanda)의 주석 월광(Jyotsnā)을 역주로 보충하면서 이제 겨우 탈고할 수 있었다. 월광의 주석을 검토할 때마다 느꼈던 것은 브라흐마난다의 해설이 이태영 선생님의 하타요가와 온전히 일치한다는 것이었다. 선생님의 혜안에 머리 숙이며, 졸역이 누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더 무겁다.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무엇보다 가장 가까이에서 번거로울 정도의 조언과 도움을 청할 수 있었던 금강대의 이영진 교수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한다. 젊고 재능있는 후배가 가까이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
이번에도 금강대의 박창환 교수에게 많은 신세를 졌다. 덕분에 월광의 난해한 원문을 이해할 수 있었고 무수한 오역도 바로 잡을 수 있었다. 원저자의 의중을 꿰뚫는 탁월하고도 기발한 분석에 재차 탄복의 마음도 전한다.
교정을 맡은 동국대 인도철학과의 강형철, 류현정 선생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류현정 선생의 깨알같은 마지막 교정지를 받고서야 비로소 안도할 수 있었다. 자신의 일처럼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대전의 김정림 원장님과 울산, 김다현 원장님의 문자 메시지에 지면을 빌어 감사의 답신을 전한다.
2015년 8월. 역자.
본문 pp. 621-631
상기 도서는 2011는 정부(교육과학기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명저번역사업지원으로 수행되었음.
저 : 저자 : 스바뜨마라마 요긴드라
1450년경에 활동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수행자이자 철학자로 하타요가의 수행체계를 정립한 위대한 스승이다. 스바뜨마라마의 생애를 재구성할 수 있는 자료는 거의 남아 있지 않은데 그것은 아마도 출가수행자로 은둔생활 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도제 전승의 다양한 하타요가의 수행법을 꾼달리니 각성을 위한 전문적, 표준적 수행법으로 통일시켰다는 점에서 그의 업적은 결코 망각될 수 없을 것이다.
저 : 역자 : 박영길
동국대 인도철학과에서 샹까라의 창조론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동국대, 한국외대, 금강대 등에서 베단따 철학, 하타요가, 산스끄리뜨를 강의하고 있다. 1997년부터 2007년까지 한국요가연수원과 청담요가수련원에서 하타요가를 지도했고 2007-2010년 오스트리아의 비엔나 대학, 파키스탄의 펀잡대, 한국의 금강대가 공동으로 진행했던 ‘울너 필사본 프로젝트’(Woonler Project)의 전임 연구원으로 산스끄리뜨 필사본을 연구했다. 역자는 한국연구재단의 인문저술 프로젝트로 『하타요가 문헌연구: 성립사와 주요 사상』(2017년 출판예정)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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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산스끄리뜨어 원전강독에도 많은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감사합니다. 잘 활용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