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차 날이 밝았지만 밖은 새벽부터 비가 내리고 있다.
오늘의 주된 당초일정은 페러글라이딩이었지만, 기상관계로 취소되었기에 일정을 새로이 조정해야 한다
창공높이 날아 행복을 가슴에 앉아보고자 했지만, 아쉽지만 다음 기회로 연기해야만 한다. 그래도 어제
제천 한방엑스포에서 비록 VR체험이긴해도 글라이딩 체험을 해 보았으니 그것으로 만족해야 하겠다.
청풍명월의 주제는 그림자 밟기다, 호수에 펼쳐진 하늘과 맞닿은 그림자가 일품이다
단양잔도를 가기위해 단양보건소에 주차를 하고 꽃밭에서 사진을 찍는데 아뿔사 안내자(고태화)가 핸드폰을
안 가져왔단다. 차에 있는 줄 알고 가보니 없어서, 15분 거리의 숙소를 다녀오느라 30분이나 지체되었다.
모두에게 이 자리를 빌어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숙소에서 나올 때 마지막으로 방마다 챙기면서 본인이
신발 신을 때는 옆에 놓아둔 것을 뒤늦게라도 기억했고, 숙소 출입문 비밀번호도 다행히 기억하고 있었기에
아차했지만 무사히 핸드폰을 찾고 제자리에 합류할 수 있었다.
하트 속에 보이는 곳이 만천하스카이웨이다.
오늘 아침에 걸어야 할 목적지가 저 스카이웨이 입구까지 왕복이다.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조금 지체되긴 했어도 비도 어느정도 개이고 바람도 상쾌하여 그리그의 노래소리가 들리는듯 하다
사진 잘 나오는 장소라고 지정한 곳이 있기에 우리도 한번 폼을 잡아본다.
등장인물이 매번 같더라도 배경이 다르니 그런대로 넘어갈 일이지만
어느 각도가 잘 나오는 것인지는 한번 고려해 볼 일이다.
포토죤을 걷어내니 배경이 훨씬 멋지고 자연스럽다. 역시 있는 그대로가 가장 좋은 것이다.
드디어 단양잔도길에 접어든다.
잔도란 벼랑에 난 길로, 남한강 암벽을 따라 1.12km 잔도길이 펼쳐져 트레킹의 멋과 짜릿함을 맛 볼 수 있다.
단양잔도길은 벼랑을 잇댄 철제를 기초로 목책길이 만들어져 있다. 우리 뒤로 상진철교가 멋지게 나온다
그림같이 아름다운 풍경 속에 우리가 있다
온 세상을 내 눈동자 속에 담아보고자 작은 눈을 더 크게 떠보기도 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 풍경을 우리가 품을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일이겠는가
비에 젖고 바람에 흘러내린 낙엽들이 하나 둘 쌓이기 시작한다.
조금은 스산해도 가을에 딱 어울리는 분위기다.
당초 계획은 (7시) 이른 아침에 피는 물안개도 구경해야 하는데, 아침내내 비가 와서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이 정도 아늑한 풍경이라면 정말 괜찮지않은가
햇빛만 났더라면 산능선 그림자가 호수에 사진처렁 보였을텐데 아쉽긴 하다.
그래도 이 아름다운 풍경을 자유로이 만끽할 수 있어 모두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잔도가 끝나면 바로 만천하스카이웨이로 올라가는 매표소가 나온다. 오늘은 월요일 휴무라서 다음을 기약한다.
10;30 도담삼봉이다.
도담삼봉은 단양팔경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곳이다. 단양시내에서 제천 방향으로 3km 정도 남한강을 따라가면 맑은 물이 굽이치는 강 한가운데에 세 개의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다. 바로 도담삼봉이다.
푸른 강물 위에 기암괴석이 모두 남쪽으로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는데 가운데 봉우리(중봉)가 가장 높고 각각 남과 북에 낮은 봉우리가 하나씩 자리하고 있다. 중봉은 주봉으로서 장군같이 늠름한 형상을 하고 있고, 남봉은 교태 어린 여인에 비유되어 첩봉 또는 딸봉이라 하며, 북봉은 이를 외면하는 듯한 모양을 하고 있어 처봉 혹은 아들봉이라고 한다.
운무에 싸여 산 능선을 휘감아오르는 풍경은 우리가 무릉도원 입구에 들어선 것 같은 착각으로 안내한다.
퇴계 이황은 단양을 무척 사랑했다. 단양의 빼어난 경치 때문에 스스로 청해서 단양군수로 부임하기도 했다.
퇴계 이황 〈도담삼봉(嶋潭三峰)〉
山明楓葉水明沙 / 산은 단풍잎 붉고 물은 옥같이 맑은데
三島斜陽帶晩霞 / 석양의 도담삼봉에는 저녁노을 드리웠네
爲泊仙蹉橫翠壁 / 신선의 뗏목은 푸른 절벽에 기대어 자고
待看星月湧金波 / 별빛 달빛 아래 금빛 파도 너울진다..
중봉에는 현재 삼도정(三嶋亭)이라는 육각정자가 서 있다. 삼도정은 세 봉우리와 어울려 한층 더 경관미를 돋보이게 한다. 1766년(영조 42) 단양군수로 부임했던 조정세(趙靖世)가 처음으로 이곳에 정자를 짓고 능영정(凌瀛亭)이라 이름 지었다. 이후 1900년대에 김도성(金道成)에 의해 사각정자가 목조건물로 지어진 후 빼어난 모습을 간직해왔는데 안타깝게도 1972년 대홍수로 유실되었다. 이후 1976년 콘크리트로 다시 지은 정자가 삼도정이다.
조선왕조의 이념적 기반을 구축한 개국공신 정도전은 도담삼봉을 즐겨 찾았다. 태조 이성계의 장자방 역할을 했던 정도전은 도담의 경치를 좋아하여 젊은 시절 이곳에서 오랫동안 청유했고 자신의 호를 삼봉이라 한 것도 도담삼봉에서 연유한 것이라 한다.
정도전은 삼봉에 얽힌 전설의 인물로도 전해진다. 전설의 내용은 이러하다. 강원도 정선군의 삼봉산이 홍수 때 떠내려와 지금의 도담삼봉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단양에서는 정선군에 매년 세금을 내고 있었는데 어린 정도전이 “우리가 삼봉을 정선에서 가져온 것도 아니요, 오히려 물길을 막아 피해를 보고 있어 아무 쓸데없는 봉우리에 세금을 낼 이유가 없으니 필요하면 도로 가져가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후에는 세금을 내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석문이다.
도담삼봉에서 상류로 200m 정도 거슬러 올라가면 왼쪽 강변으로 수십 척에 달하는 무지개 모양의 석주가 나타난다. 이것이 바로 석문이다. 오르기가 처음부터 가파르긴 하지만 짧은 거리인데다가 계단을 설치하여 이제는 누구든지 접근하기가 용이하게 만들어져 있다..
문은 두 개의 커다란 바위기둥을 또 하나의 바위가 가로질러 천연의 문을 이룬 기암가경이다. 이러한 장관으로 인해 석문은 단양팔경 중 제2경에 속한다.
석문 왼쪽에 석굴이 있고 석굴 안에는 신선이 갈았다는 옥답이 있다. 이 옥답의 전설은 옛날에 하늘 나라에서 물을 기르러 내려왔다가 비녀를 잃어버린 마고 할미가 비녀를 찾으려고 흙을 손으로 판 것이 99마지기의 논이 되었으며 주변 경치가 하늘나라보다 더 좋아 이곳에서 평생을 농사지으며 살았는데 넓은 논은 선인들이 농사를 지었다 하여 「선인 옥답」이라 불렀다 한다.
99마지기 선인옥답을 배경으로 서보니 저절로 배가 불러온다.
마고할미의 전설이 서린 곳이니 신선의 땅을 의미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석문의 형태가 신비감을 더욱 높여주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무지개 형상을 하고 있는 단양석문은 석회암 카르스트지형이 만들어낸 자연유산이다.
석회동굴이 붕괴되고 남은 동굴 천장의 일부가 구름다리처럼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단양 지역의 지질은 석회암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석회암은 다른 광물에 비해 물에 잘 녹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신비로운 비경을 만들어낸다.
그 비경 속으로 미녀삼총사가 들어간다.
꽃은 꽃이되 매서운 한 겨울에도 빛을 잃지 않는 매화요
꽃은 꽃이되 백리까지 아름다운 향기를 품는 백리향이요.
꽃은 꽃이되 청초함으로 님프를 유혹한 한송이 수선화같으리니,
12:10 미강식당 마늘석불고기 정식이다.
2대로 분산된데다 시장통 주변에 주차하기도 힘들어서 함께 모이는데 15분 이상 지체되어 배가 고프기도했지만, 아침도(계획상으론 쌍다리휴게소의 두부찌개) 생략한 탓에 진짜 진짜 맛있게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