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님의 의지(意志)의 원인(原因)은 하나님 자신 안에 숨겨져 있다.
진정
나는 사람들을 지금 얽매고 있는 이런 비참한 처지로
아담의 모든 자녀가 떨어지게 된 것이
하나님의 뜻 가운데 일어난 일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
우리는 언제나 마지막에는
하나님의 뜻에 내포된 그의 유일(唯一)한 의지(意志)로
돌아가야 하며,
그 의지(意志)의 원인(原因)은
하나님 자신 안에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나는 이에 대해서 처음부터(앞의 제2절) 줄곧 언급해 왔다.
그렇다고 해서
하나님이 이러한 비난에 예속된다는 결론을
즉각적으로 도출해 내려고 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우리는 바울과 더불어 다음과 같이 말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사람아 네가 누구이기에 감히 하나님께 반문하느냐
지음을 받은 물건이 지은 자에게 어찌 나를 이같이 만들었느냐 말하겠느냐
토기장이가 진흙 한 덩이로 하나는 귀히 쓸 그릇을 하나는 천히 쓸 그릇을 만들 권한이 없느냐"(롬 9:20-21).
그들은 우리를 비난하면서,
정당한 변명거리가 부족한 사람들이
통상적(通常的)으로 내세우는 이러한 구실로는
하나님의 의(義)가 참되게 변호될 수 없다는 말을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본문이, 하나님은 자기의 기뻐하심에 따라
무엇이든지 행하실 권능을 지니고 계시므로
아무도 그가 그렇게 행하시는 것을 막을 수 없음을
전하고 있을 뿐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전연 다르다.
하나님이 누구신지 생각해 보라고 명령을 받을 때
하나님의 의지(意志)에 대한 가장 강력한 논리가 우리에게 제시된다.
예컨대
“세상을 심판(審判)하시는 이가 정의(正義)를 행하실 것이
아니니이까”(창 18:25)라는 말씀을 통하여,
우리는 만약 심판을 행하는 것이
하나님의 본성에 고유하게 속한다고 한다면
그는 본성적으로 의를 사랑하시고
불의를 미워하시는 분이실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러므로
사도는 논쟁에 있어서 궁지에 몰린 자가
비밀 탈출구를 찾듯이 하지 않고,
오히려 하나님의 의(義)에 대한 논리를
사람의 잣대로 측량할 수도,
사람의 연약한 천품(天稟)으로 이해할 수도 없음을 보여 주었다.
사람들은
그들 자신이 지니고 있는
논리(論理)의 작은 척도(尺度)에
측량(測量)할 수 없는 것들을
종속(從屬)시키고자 염원하고 있으니
그 광기(狂氣)는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 칼빈의 예정론(기독교강요 제3권 23장 4(라틴어 최종판 직역, 생명의 말씀사, 문병호 옮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