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늙었을 때
- 드류 레더
내가 늙었을 때 난 넥타이를 던져 버릴 거야.
양복도 벗어 던지고,
아침 여섯 시에 맞춰 놓은 시계도 꺼버릴 거야.
아첨할 일도,
먹여 살릴 가족도,
화낼 일도 없을 거야.
더 이상 그런 일은 없을 거야.
내가 늙었을 때 난 들판으로 나가야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닐 거야.
물가의 강아지풀도 건드려 보고
납작한 돌로 물수제비도 떠 봐야지.
소금쟁이들을 놀래키면서.
해질 무렵에는 서쪽으로 갈 거야.
노을이 내 딱딱해진 가슴을
수천 개의 반짝이는 조각들로 만드는 걸 느끼면서.
넘어지기도 하고
제비꽃들과 함께 웃기도 할 거야.
그리고 귀 기울여 듣는 산들에게
내 노래를 들려 줄 거야.
하지만 지금부터 조금씩 연습해야 할지도 몰라.
나를 아는 사람들이 놀라지 않도록
내가 늙어서 넥타이를 벗어 던졌을 때 말야.
<감 상>
드류 레더(Drew Leder, 1954 ~ )는 미국의 철학자이자
의사이며 시인이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에서 의학박사, 예일대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임상 의사로도 활동을 하면서
철학과 의학을 통합하는 연구를 진행하였다.
의학과 철학 관련한 저서들 외에, 자신의 詩集도 발간한
다재다능한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