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해안 갯벌의 손톱만한 흰게… 집게발 흔들어 암컷에 구애하죠
[ #동물이야기 34 ]
#멸종위기종
흰발농게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흰발농게가 전북 군산 #선유도 일대에서 60만 마리가 살고 있다고 지난 3일 군산시가 밝혔어요.
일반적으로 게는 다리가 10개인데, 가장 앞쪽의 좌우 1쌍은 집게다리이고, 뒤쪽의 나머지 좌우 4쌍은 걷는 다리입니다. 흰발농게는 수컷의 큰 집게다리가 흰색이라 붙여진 이름입니다. 수컷은 한쪽 집게다리가 다른 쪽보다 훨씬 크다는 특징이 있어요. 오른쪽 다리가 큰 것, 왼쪽 다리가 큰 것이 있는데, 사람이 오른손잡이가 있고 왼손잡이가 있듯이 성장 과정에서 어느 쪽이 더 커질지 결정됩니다. 암컷의 집게다리는 좌우의 크기가 같고 수컷의 작은 집게다리보다도 조그마합니다.
▲ #흰발농게 수컷은 자기 등딱지 2배 크기의 집게다리를 가지고 있어요.
Fumio Takeshita
#수컷 의 #큰집게다리 는 싸울 때 #무기 로 쓰거나, 서식하는 굴 입구를 막는 데 씁니다. 또 표면적이 넓기 때문에 집게다리를 통해 열을 내보내 체온을 조절하는 역할도 해요.
흰발농게의 등딱지 길이(세로)는 약 1㎝이고, 너비(가로)는 1.5㎝입니다. 크기가 큰 게는 아니죠. #등딱지 는 회색 바탕에 짙은 푸른색 무늬가 있어요. 수컷의 큰 집게다리는 등딱지 너비보다 2배 가까이 길어요. 몸통을 가릴 수도 있을 정도죠.
흰발농게는 한국, 일본, 대만, 말레이시아, 인도 등의 하구나 해안에 집단으로 서식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서해안 과 #남해안 의 하구와 육지 쪽 #갯벌 에서 살아요. 겨울철에는 40~50㎝ 깊이 굴속에서 살다가 봄이 찾아오면 지표면으로 올라와 활동합니다.
흰발농게는 밀물로 굴이 물에 잠길 때는 굴속에 숨어 있어요. 썰물로 물이 빠지면 지면으로 올라와 굴 주변에서 2~3시간 동안 먹이를 먹습니다. 흰발농게는 지면의 모래(또는 모래 섞인 펄)를 활발하게 입으로 가져다 넣는데요, 그 자체를 먹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포함된 #플랑크톤 이나 #생물사체 를 먹습니다. 영양분이 없는 모래는 먹고 버리기 때문에 굴 입구 주변에는 작은 모래알이 흩어져 있어요.
#먹이 를 섭취할 때, 암컷은 #집게다리 2개를 번갈아 사용하고, 수컷은 작은 집게다리 하나만을 사용해요. 수컷은 큰 집게다리로는 먹이를 섭취하지 못해서 먹는 데 드는 시간이 암컷보다 길죠.
수컷의 큰 집게다리는 #여름철 #번식기 에 암컷에게 구애할 때 쓰입니다. 수컷은 큰 집게다리를 위아래로 흔들며 암컷을 유혹합니다. 암컷은 그 동작을 보고 수컷이 적합한 #짝짓기 상대인지 판단하죠. 암컷은 큰 집게다리가 클수록, 그걸 아래위로 빠르게 흔들수록 수컷이 건강하고 #포식자 를 피하는 능력도 뛰어나다고 봅니다.
흰발농게 수컷들은 무리 지어 큰 집게다리를 아래위로 흔들 때도 있어요. 흰발농게를 잡아먹는 #중부리도요새 가 나타나면 집게다리를 흔들어 주변에 알리고, 모두 재빨리 굴속으로 들어가 몸을 숨기도록 하는 것이죠.
출처: 프리미엄조선|[김창회]박사·전 국립생태원 생태조사연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