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의 한계 뛰어넘었다" 소설가 한강 ‘맨부커상’ 수상 반응 (캐나다한국일보, 2016.05.17)
세계 3대 문학상…한국인 최초
소설가 한강(46)이 한국인 최초로 세계적 권위의 맨부커상을 받았다. 관련기사 B1·2면
한국인 소설가의 세계적 문학상 수상에 캐나다 한인 문인들도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영수 문협회장은 “한마디로 한국 문학의 쾌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 회장은 “한국 문학은 세계 수준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그동안 세계적인 문학상 수상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신 것은 번역이 걸림돌이 됐다고 본다”면서 “최근 신경숙씨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 등이 북미에서도 인정을 받은 것은 그만큼 문학의 질적인 측면에서는 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한국 문학을 서구에 잘 전달할 수 있는 다리 역할을 할 번역가가 많이 배출된다면 한국 문학에 대한 평가는 더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그는 “사실 황석영 소설가의 작품은 이미 유럽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세계 문학계가 한국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교두보가 이번 수상의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균섭 전 문협회장도 “너무나 기쁜 일이다. 평소 문협회원들이 모이면 한국 문학이 세계 무대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는데 이번 수상을 통해 그런 아쉬움을 조금을 털어냈다”고 말했다.
정 전 회장은 “이번 수상을 보면서 20대 영국 출신 번역가의 역할이 컸다는 뉴스를 읽었다. 사실 문학에 동서양 구별이 어디 있겠나. 전달의 문제다. 그런 면에서 해외에 나와 있는 문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1세대 문인은 영어 능력이 조금 부족할 수 있지만 후세대 문인들을 잘 이끈다면 고국의 문학을 세계화하는데 더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묵 전 문협회장도 “우선 ‘채식주의자’라는 제목부터 서양의 관심을 끌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그들에게 익숙한 담론이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물론 내용의 흡입력도 중요할 것이다. 이 작품은 시대성을 다루기보다 인간성의 문제를 다룬 것으로 알고 있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주목했다는 평가다. 한국의 문학적 수준은 충분히 세계적인 주목을 받을 만하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맨부커상
1969년 영국의 부커사가 출판과 독서 증진을 위한 독립기금인 ‘북 트러스트’의 후원을 받아 제정한 문학상이다. 2002년부터 맨 그룹(Man group)이 후원하기 시작하면서 맨부커상(The Man Booker Prize)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원래 매년 영국, 아일랜드 등 영국 연방국가 내에서 영어로 쓴 영미 소설에 한해서 수상작을 선정했다. 오랜 전통으로 영어권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아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 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김용호 기자 발행일 : 2016.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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