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c2> 데이비드 보더니스
하늘벗한의원 ・ 2023. 10. 18. 9:18
URL 복사 이웃추가
본문 기타 기능
"완전히 동떨어진 것으로 보였던 에너지 영역과 질량 영역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질량이 늘어나면 어디에선가 그만큼의 에너지가 사라진다." p71
E = mc2
이 방정식 정말 많이 봤잖아요? 하다못해 학습지나 공부보조도구 광고 같은데에서도 수없이 나왔던 것 같습니다. 근데 그 방정식이 무슨 뜻이야? 하고 물어본다면 좀 답답하죠. 물론 '에너지는 질량 곱하기 광속의 제곱이야'라고 답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는 도통 모르겠단 말입니다. 이런 고민을 영화배우 캐머런 디아즈도 했었나 봅니다.
출처 : https://graziadaily.co.uk/life/tv-and-film/cameron-diaz-the-mask-anna-nicole-smith/
"얼마 전 한 영화 잡지에서 여배우 캐머런 디아즈의 인터뷰를 읽었다. 기사의 말미에 질문자는 디아즈에게 뭔가 궁금한 게 있느냐고 물었고, 그녀는 E=mc2이 무슨 뜻인지 정말로 궁금하다고 대답했다. 두 사람은 함께 웃었고, 디아즈는 농담이 아니라면서 말을 얼버무렸다...(중략)... 다들 머리가 좀 복잡 해지더라도 이 유명한 방정식이 무슨 뜻인지 꼭 알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꼴똘히 생각해 보았다. E=mc2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이 방정식이 무슨 뜻인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당혹스럽기 짝이 없는 상황이다. 몇 글자도 되지 않는 이 방정식은 별로 어려워 보이지도 않는데 말이다." p6
그래서 저자 데이비드 보더니스는 이 책을 쓰겠다고 마음 먹게 됩니다. 그래서 E=mc2의 전기를 써야 되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아니 방정식에 무슨 전기야? 싶지만 책의 구성을 보면 납득이 됩니다. 아인슈타인이 이 아이디어를 생각하기 까지 "E"와 "m", "c", "2" 하물며 "=" 까지 각각이 어떻게 해서 출현하고 발전하는지 그리고 이것들이 어떻게 하나의 방정식으로 귀결되는지를 과학의 역사와 아인슈타인의 일화를 통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방정식'의 의미가 정말 궁금하신가요? 그렇다면 <2장 E=mc2의 조상들> 편을 집중적으로 분석해보면 좋을 거 같습니다.
"세계를 바꾼 방정식은 다섯 개의 기호로 이루어져 있다. E, =, m, c, 2 이 다섯 기호, 즉 다섯 가지의 개념이 있기까지 분투했던 과학자들이 있었다. E=mc의 조상들에서부터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에너지 개념의 발상자가 된 마이클 패러데이의 지하 실험실에서부터, 시대를 앞서간 여성 과학자 에밀리 뒤 샤틀레의 연구소 시레이 성까지, 다양한 시간 과 장소에서 E=mc2의 태동이 시작되고 있었다." p20
에너지 E
에너지는 우리는 너무 당연한 개념이라, 이런 걸 굳이 설명해야 하나? 싶지만.. 1800년대 런던에서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었다고 합니다. 이 에너지라는 것을 정확히 보여주는 사건이 마이클 페러데이라는 영국의 견습 제책공에 의해 일어납니다. 그는 제본을 하며 많은 독서를 할 수 있었고, 가게에 온 손님이 로열 인스티튜션(응용과학의 보급을 목적으로 런던에 설립된 연구소)의 험프리 데이비 경의 전기와 관련된 강의를 듣게 됩니다. 이후 데이비 경의 제자가 되어 전기와 자기와의 관계에 대해 연구를 하게 됩니다.
"치직거리는 전기와 공간에 조용히 뻗어 있는 자석의 힘은 서로 연결된 것으로 보였다. 전기가 늘어나면 자기가 줄어든다. 페러데이의 보이지 않는 소용돌이는 자기와 전기가 서로 왔다갔다 하는 터널이었다. '에너지'의 개념이 아직 완전히 형성되지는 않았지만 서로 다른 종류의 에너지가 서로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페러데이의 발견은 이 개념의 형성에 기여했다." p26
여기에서 전동기가 나오게 되고, 이 전기와 자기의 관계를 통해, 그 유명한 '에너지 보존 법칙'이 탄생하게 됩니다.
출처 : https://news.samsungdisplay.com/14840
등호 =
인쇄술의 발달로, 문자기호 즉, 쉼표, 마침표, 물음표, 느낌표 등이 생겨나게 됩니다. 그러다가 1543년, 영국의 교과서 저술가 로버트 레코드는 지금의 등호와 같은 부호를 제안합니다.
"나는 '...... 같다'라는 말을 지루하게 반복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한 쌍의 평행선 즉 ==========을 사용할 것이다. 그 어떤 두 가지도 이것보다 더 같을 수는 없기 때문에......" p36
이 외에도 같다라는 의미의 다른 부호들이 존재했으나 이 직관적인 등호 = 가 살아남게 됩니다.
질량 m
에너지의 발견이 마이클 페러데이에 의해 가능했다면, 질량과 관련된 연구에서 이 사람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조금 긴 문장이지만 한 번 보겠습니다. 문장 자체도 꽤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뉴턴의 통찰이 지구에서도 적용되는지 알아내려면, 다시 말해 겉 보기에 아무 관련이 없는 물질들이 사실은 치밀하게 서로 맞물려 있다는 것을 확인하려면, 정밀도에 대단히 민감한 사람이 필요했다. 그 사람은 무게 또는 크기의 미세한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 기꺼이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야 했다. 또한 뉴턴의 위대한 통찰에 가슴이 뛸 만큼 낭만적이어야 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모든 물질들이 연결되어 있다는 흐릿한 추측을 확인하겠다고 성가신 일에 뛰어들겠는가? 이 이상한 조합(높이 날아오를 수 있는 영혼을 가진 회계사)을 한 몸에 가진 사람이 바로 앙투안 로랑 라부아지에였다. 그는 나무와 바위와 쇠처럼 완전히 달라 보여도 질량을 가진 물질이라면 모두 하나로 연결된 전체의 일부라는 것을 최초로 밝혀냈다." p39
라부아지에가 등장하네요. 라부아지에는 금속이 녹이 슬면 무게가 어떻게 변하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여러분도 한 번 상상해 보세요. 녹슨 금속의 무게는 어떻게 될까요?
가벼워진다.
변하지 않는다.
무거워진다.
자, 찍어보세요!!! 답은... 저 아래로...
정답은 3번. 무거워진다. 입니다. 라부아지에는 엄격한 실험으로 밀폐된 공간에서 늘어난 금속의 무게만큼, 공기의 무게가 감소했음을 측정할 수 있었고, 이로써 물질이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 갈 수 있지만 그 물질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것은 '질량 보존의 법칙'입니다.
빛의 속도 c
"c는 이제까지 살펴본 것들과 다르다. E는 에너지의 광대한 영역이고, m은 우주의 물질적 재료들이다. 그러나 c는 그냥 빛의 속도일 뿐이다...(중략)...c는 빠르다는 뜻의 라틴어 단어인 '셀레리타스(Celeritas)의 첫 글자이다." p52
빛의 속도는 덴마크의 올레 뢰머가 목성의 위성 이오의 관측을 통해, 알아내게 됩니다. 우리가 흔히 하는 초속 30만km입니다. 시속으로는 무려1,080,000,000km입니다. 그런데도 광속으로 4년을 가야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센타리우스에 도달할 수 있다니 참... 우주는 넓기만 합니다. ㅠㅠ
목성과 목성의 위성 이오, 출처 : https://edition.cnn.com/2020/10/23/world/io-volcanoes-atmosphere-jupiter-scn-trnd/index.html
그리고 페러데이가 전기와 자기 실험에서 단순히 에너지가 보존 된다라는 법칙에 머물렀던 반면,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은 빛의 속성까지 결부시켜 맥스웰 방정식을 완성합니다. 책에서는 '19세기 과학의 절정이며, 모든 시대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이론적 업적의 하나'라고 치켜 세웁니다. 이 방정식에서 또 아인슈타인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게 됩니다.
"빛은 움직일때만 존재한다. 이것이 아인슈타인이 내린 결론이다. 이 통찰은 맥스웰의 이론 속에 숨어 있었지만, 40년이 넘도록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던 것이다." p67
빛은 움직일때만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낸 아인슈타인은 그런데 '왜 불확정성의 원리'에 대해서는 왜 그다지도 회의적이었을까요? 이해할 수 없는 대목입니다. 하여간 이제 관계가 조금 더 명확해 졌습니다. 빛의 속도는 상수이니... E=mc2의 의미는 어떤 면에서는 '에너지는 질량'이다. 라는 말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c 광속의 존재는... 가정입니다. 즉, 빛의 속도만큼 빨라지면 '질량이 에너지'로 전환된다.라는 것이죠.
제곱 2
제곱을 설명하는 파트에서는 프랑스의 극작가 프랑수아 마리 아루에의 일화가 나옵니다. 프랑스 상류사회에 안착했다고 생각했으나 자신만의 착각이었고, 귀족들의 조롱거리 밖에 되지 못하고 감옥에 갇히는 수모를 겪게 됩니다. 그는 환멸을 느끼고 프랑스를 떠나 영국에 가게 됩니다. 당시 뉴턴의 과학이 영국을 지배하고 있었고 자연스레 아루에도 뉴턴의 법칙을 익히게 됩니다.
"아루에는 3년 뒤에 파리로 돌아갔고, 사적인 서신과 공식적으로 출판하는 에세이를 통해 새로운 사상을 전파하기 시작했다. 진정한 힘에 대한 명확하고 정연한 분석의 세계에서는 드 쉴리의 저택에서 당한 굴욕은 없을 것이다. 아루에는 평생에 걸쳐 뉴턴의 새로운 통찰을 지지하게 된다. 그는 진정으로 훌륭한 지지자였다. 아루에는 그의 본명이고, 필명이 더 널리 알려졌는데, 그 이름은 볼테르였다." p75
저는 이 대목에서 '헉' 했습니다. 작가의 변죽 울리기가 꽤 효과적이지 않습니까? 아루에라는 생소한 이름으로 시작하더니... 볼테르라니 ㅎㄷㄷ 제가 좋아하는 볼테르의 명언이 있습니다.
"역사가 반복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반복하는 것이다."
하여간 볼테르는 이처럼 뉴턴의 과학사상을 프랑스 사회에 전파하고 계몽에 앞장서게 됩니다. 그러다가 에밀리 뒤 샤틀레라는 후견이자 동료이자 연인을 만나게 됩니다. 프랑스 답게 그녀는 유부녀입니다. ㅎㅎㅎ
볼테르와 뒤 샤틀레
하여간 이 둘은 과학이라는 공통 주제가 있었고, 그녀의 재력으로 파리 과학학술원과 버금가는 도서관을 갖추고, 최신식 실험실까지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 여러 실험을 진행합니다. 그 중 하나가 에너지가 속도의 제곱이라는 것을 발견해내는 실험입니다. 실험은 단순합니다. 무거운 추를 진흙에 떨어뜨리는 것입니다. 속도를 두배로 빠르게 떨어뜨리면 진흙이 2배 깊이 파이는 것이 아니라 4배 깊이 파이고, 속도를 세배로 높였다니 9배 깊이 파이는 것을 확인하고 에너지가 속도의 제곱으로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하여,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이 E=mc가 아니고 E=mc2으로 완성됩니다. 광속이라는 자체도 알다시피 30만km/s 로 엄청 큰 수인데, 거기다가 제곱을 해버리니, 엄청나게 커지게 됩니다.
"아주 작은 질량이 방정식을 건너서 반대편의 에너지쪽으로 가면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되어서 나온다. 이것은 질량이 단숙히 압축된 에너지라는 뜻이다." p90
결국 이 방정식은 질량은 엄청난 에너지를 함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것의 질량 자체가 적더라도 뒤에 c2이 있으므로 충분히 큰 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이죠. 이것을 통해 원자폭탄이 나왔고, 원자력발전소가 돌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통해 우주의 에너지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이죠.
이 방정식의 탄생으로 우리는 더 많이 우주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훨씬 많은 발전을 이루어내게 되었습니다. 간단한 방정식 하나가 세상을 이렇게나 바꿀 수 있다니 신기하기만 합니다. 한편, 그렇게나 영민한 아인슈타인도 세월의 흐름을 당해낼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양자역학을 끝까지 인정하지 못하게 되었고, 말년의 연구들은 거의 쓸모없는 것들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친구에게 이렇게 탄식합니다.
"장대한 발견은 젊은이의 일일세, 나에게는 과거의 일이지." p256
질량있는 존재는 모두 엄청난 에너지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게 광속과 만나면 에너지로 드러나게 됩니다. 광속과 같은 세월을 사는 우리는 그러므로 엄청난 에너지를 내뿜고 있는 것이지요. 질량을 가지고 존재하고, 광속과 같은 삶을 살아내는 여러분의 엄청난 에너지를 느낍니다. 어딘가에서 또 빛이 되는 삶을 살아봅시다.
E=mc2의 진정한 의미는 '당신은 빛' 이다!!! 라고 제 맘대로 정의합니다.
"그러나 우리 삶의 이야기는 책을 덮고 나서 시작된다. 책 읽기는 살기 위한 준비, 예열과정이다. 책 읽기를 현실적인 일로 만드는 것은 삶과 작업 속에서다."
[출처] <E=mc2> 데이비드 보더니스|작성자 하늘벗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