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법적 정년은 60세다. 그러나 현실 속의 60세는 더 이상 은퇴의 상징이 아니다. 특히 1963~1974년생인 이른바 ‘2차 베이비부머 세대’는 육체적 건강과 경제적 역동성을 바탕으로 ‘뉴노멀 시니어’로 재조명되고 있다. 이들은 퇴직과 동시에 ‘쉼’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을 택한다. 경력 전환, 사회적 재참여, 디지털 역량 강화 등 다층적 활동으로 시니어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나는 시니어 대상 디지털금융교육 강사이자, 스마트폰활용지도사로서 수많은 60세 전후의 시니어들을 만나왔다. 이들의 공통점은 “아직 할 수 있는 게 많다”는 자신감과, “이제는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걸 해보고 싶다”는 열망이다. 도시농업관리사나 치유농업사 과정을 수강하는 시니어들 중 다수가 정년퇴직자였고, 그들은 생애 후반기 제2의 직업을 찾고 있었다. 특히 디지털 교육 수강생 중 일부는 “카카오톡과 블로그를 배워 내 손으로 홍보하고 싶다”며 자신의 작은 치유농장을 키워가기도 했다.
‘뉴노멀 시니어’는 단순히 오래 사는 노인이 아니다. 오히려 과거의 노인 이미지에서 탈피하여,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시니어로 변화 중이다. 디지털 기술을 적극 수용하고, 지역사회 활동에도 참여하며, 경제활동을 이어가는 이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하나의 사회 자산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뒷받침할 제도와 교육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이다. 시니어 대상 교육은 여전히 ‘기초 사용법’에 머물러 있으며, 정서적 동기 유발보다는 기능적 전달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은퇴 후 디지털을 활용해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시니어에게는 사진 편집, 콘텐츠 기획, SNS 마케팅 등 실전형 커리큘럼이 필요하다. 나는 은행연합회에서 위촉한 시니어디지털금융교육 강사로서, 이러한 수요를 반영한 콘텐츠형 교육을 기획·운영 중이다.
또한, 치유농업 강사로서 현장에서 만나는 시니어들은 단순한 농작업이 아니라, ‘관계와 나눔’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삶의 패러다임을 원한다. 공동체 돌봄 활동, 치유농장 운영, 도시민 대상 체험 교육 등은 60세 이후의 시니어가 사회적 주체로서 기여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이다. 나는 충남 홍성에서 치유농장을 10년간 운영하며 이를 실천해왔다.
이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뉴노멀 시니어’에 걸맞은 정책적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예컨대, 은퇴 후 재취업을 넘어서, 소규모 창업이나 사회적 기업 모델을 통한 지원 정책, 디지털 리터러시 강화 예산의 확대, 치유농업 등 지역 밀착형 직업으로의 전환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평생교육 시스템도 보다 유연하게 설계되어야 한다. ‘나이’가 아니라 ‘의지’와 ‘경험’이 중심이 되는 교육 시스템으로 재구성될 때, 시니어의 잠재력은 더욱 빛날 수 있다.
60세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뉴노멀 시니어의 탄생은 단순한 사회 현상이 아닌, 미래를 이끄는 새로운 동력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들이 새로운 시작을 성공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교육·제도·공감의 다리를 놓는 일이다.
김동영 칼럼니스트•스마트폰활용지도사
※본 칼럼은 인터넷 신문 원예닷컴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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