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cbs에서 "학교 비품 쓰지마"방과후강사들의 눈물이라는 기사가 나왔다. 기사의 내용은 강사들의 학교 현장에서 부딪치는 어려움에 대해 잘 반영되어 공감이 되었지만 댓글을 보고 많은 강사들이 놀라고 충격을 받았다.
댓글을 쓴 사람들은 90% 학교 교사들이었다.
방과후강사들은 하루 서너 시간 일하고 몇 백을 벌어간다.
너희들은 학원강사와 같은데 학교를 빌려서 수업을 하니 비품을 사용 안 하는 게 당연하다.
청소를 안 하고 가더라.
너희도 학비처럼 정규직을 원하냐?
그만 나대어라.
교사 대부분이 마치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싶을 만큼 이런 말들로 도배되어 있었다.
먼저, 방과후강사들 중에는 돈을 잘 버는 강사도 있지만 이는 일부 지역의 일부 과목에 해당한다. 내가 전국의 강사들을 만나봤지만 지방에서는 200만원 이상 버는 강사는 보기 힘들었다. 그리고 교사들은 학교에서 수업하는 그 시간만 생각하는데 대부분의 강사들은 집에서 수업 준비하는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고, 집에서 처리해야 할 서류등 업무도 많다.
그리고 방과후강사는 정규직이 아니기 때문에 교사들보다 돈을 많이 벌면 안된다는 생각부터가 잘못된 생각임을 주지시키고 싶다.
방과후강사는 학원 강사가 아니다.
방과후수업도 공교육의 일환이다.
우리는 몇 십대 일의 경쟁을 뚫고 각종 자격증을 제시하여 면접을 보고 합격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방과후강사들은 수입에서 6%~10%정도의 수용비를 학교에 낸다. 이 수용비에는 전기세 수도세 뿐만 아니라 보드마크와 쓰레기봉투 값도 포함되어 있다.
이 기사를 쓴 기자는 청소에 대해 언급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 문제를 거론하는 이유를 도대체 모르겠다.
물론 아주 일부의 강사가 청소에 소홀할 수는 있지만, 방과후강사들의 가장 기본된 생활 수칙이 안전과 청소, 그리고 시간 관념이다.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다음 해에는 그 강사는 당연히 재임용이 되지 않을 것이다.
너희들도 정규직을 원하냐고? 우리는 특수고용직이라서 비정규직도 되지 못 하는 처지다. 그리고 이 문제 또한 거론한 적이 없고 우리가 이런 기사를 써 달라고 한 것이 아니라 기자가 찾아와서 인터뷰를 요청하였다. 우리도 학비처럼 투쟁하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거대한 조직력을 갖추지 못 했다.
결론적으로 수 많은 교사들의 댓글을 보면서 이들도 특권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네들은 정규직이고 방과후강사들은 일개 학원 강사로 취급하려는 의도에서 우리 나라 가 노동에 대해, 노동자에 대해 얼마나 교육이 잘못 되었으면 이런 반응들이 나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방과후강사들도 대학원 나온 사람들이 많고 나도 학교 수업을 위해 10여개의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국가에서 인정하는 교원자격증이나 정교사 자격증만 노동자로 인정하는 게 아니다.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노동은 신성한 것이며 어떤 노동이든 편견을 가지거나 차별받을 권한은 없다.
학교 교사만이 교육현장에서 인정받고 큰소리 칠 수 있다는 생각은 그들이 초중고를 다닐 때, 노동이나 노동자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결과이다.
그들의 업무 경감을 위해 방과후수업을 학교에서 쫓아내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런 식의 댓글에는 인정할 수가 없다.
이런 댓글을 쓰기 전에 서로 배려하고 상생하는 마음까지는 기대하지 않지만, 마치 우리가 그들의 적인양 표현하는 것은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