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 기자를 처음 만난 서명원 신부님께서 "키가 상당히 크시네요!" 감탄하자, 키가 줄어서 180 몇이라는 김 기자님의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180센치 이상인 장신 남자 두 분의 첫 만남은 키 이야기 덕분에 몇십 년지기처럼 다감하게 시작됐습니다.
늦은 오후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인터뷰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때 빗줄기가 더 굵어졌습니다. 해가 지기 전에 빗속에서 명상 촬영을 하고, 2시간으로 예정되었던 인터뷰가 해당 시간을 지나고, 간단한 저녁식사 시간을 거쳐 밤 9시까지 계속됐습니다.
때로 친구들 간의 속깊은 대화처럼 들리기도 했습니다.
[마음을 찾는 사람들] 진정한 명상, 진리에 주파수를 맞추는 GPS… 갈 길이 보이죠
가톨릭 모태신앙, 예수회 영신수련, 위파사나, 간화선…. 그의 영적 순례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서명원(71) 예수회 신부 이야기다.
캐나다 몬트리올의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나 ‘어머니의 의사 아들 소원’에 따라 프랑스 보르도 의대에 진학했던 그는 졸업을 1년 앞두고 예수회로 출가하며 가족의 기대를 ‘배신’했다. 1985년 선교사로 한국에 온 그는 한국 불교를 연구해 구산 스님과 성철 스님을 주제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무속인들의 굿판도 따라다녔다. 스스로 ‘영적(靈的)으로 예민, 과민한 성격’이라는 그는 매번 각각의 수행법에 흠뻑 빠졌다. 거기서 빠져나와 스스로 정리하는 것도 오래 걸렸다고 고백한다. 그렇지만 그는 “나의 모국어는 프랑스어, 나의 종교적 모국어는 그리스도교. 수행은 나의 영성을 깊고 넓게 만들어줬다”며 “명상은 ‘순간의 신비’ ‘현실의 신비’를 놓치지 않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서명원 신부를 지난주 경기 여주 ‘도전돌밭공동체’에서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