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의 말을 인용해 카피라이터 박웅현은 자신의 책 제목을 <책은 도끼다>라고 했다. 카피라이터의 책 제목이 주는 강렬한 이미지와 함께 이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책속에 소개한 책들까지도 연일 품절대란을 일으키며 동시에 대히트를 쳤다. 지금도 기억나는 것은 박웅현 작가의 책을 읽고 며칠 안가서 커다란 택배상자에 수십 권의 책이 담긴채 우리 집에 도착했던 날의 기억이다. 이 책은 그만큼 나에게 독서에 대한 욕구를 강하게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책이었다. 자신의 책만 잘 팔리게 한 것이 아니라 책속의 책까지 모두 잘 팔리게 했던 책이라는 점에 있어서 이 책은 본래의 목적을 잘 달성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역시 광고 카피라이터의 신의 한수이다.
나의 서재 책장에 보면 ‘책에 관한 책’들이 많다. 하나 둘 사서 읽다보니 독서와 관련된 책들이 이렇게나 많았나 싶을 정도이다. 그만큼 독서에 대해 할 얘기도 많을 줄 알았는데 막상 글을 쓰려고 보니 할 수 있는 말이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독서에 관한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해서 온전히 내 것이 되었던 독서를 과연 내 인생에 몇 번이나 했을까를 생각해보면 더욱 할 말이 없다.
이렇듯 나에게 독서에 대한 동기부여를 불러일으켰던 여러 권의 책들 가운데 특히나 깊은 울림을 주었던 책은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이다. 여러해 전 이 책을 통해 받았던 깊은 감동을 되살리고자 오늘 이 책과 더불어 정민 교수의 <삶을 바꾼 만남>이라는 책을 함께 폈다. 두 권의 책속에 담겨진 다산의 독서에 대한 특별한 열정과, 사람과 삶에 대한 깊은 애정을 읽어 내려가면서 결국 독서의 궁극의 목적은 사랑이라는 생각을 했다.
몇 해 전 당시 다산의 책들을 읽으며 독서와 필사에 대한 열의를 불태웠던 기억이 난다. 책에는 사정없이 밑줄이 여러 겹씩 그어져 있고, 포스트잇 라벨이 이곳저곳 어지럽게 붙어 있다. 그때로부터 지금까지의 나를 돌아본다. 과연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서로 다른 나인가. 책에 흔적과 손때가 더해질 때마다 과연 나와 세상은 조금씩 변화되어왔는가?
인류를 사랑하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독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며 오늘 다산의 말을 다시 한번 깊이 들여다본다.
첫댓글 우와~~~ 멋지다. 책읽어주는 노예...로 끝이 나는.. 멋지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9.07.18 15:26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9.07.18 15:26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9.07.18 1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