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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10월31일 오전 서비스연맹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등이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공동휴식권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년 넘는 시간이 지났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 서비스연맹 |
“12월31일에는 항상 친정집에 가서 하룻밤 자고 가족들하고 해돋이를 봤어요. 주말에 쉬는 날이 적다 보니 가족들 볼 시간이 없어서 그렇게라도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한 거죠. 한데 갑자기 쉬지 않는다고 해 모든 계획이 틀어졌어요. 동료들이 불만을 많이 얘기해요.”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일하는 김소정(가명)씨가 30일 오전 한숨을 쉬며 말했다. 10년 넘게 백화점에서 일했지만 신정 정기휴점을 없앤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롯데백화점 본점·부산본점·잠실점은 신정 때 정상영업을 한다. 세 지점은 지난 11월에도 정기휴점일을 없앴다. 김씨는 “백화점측은 10월 추석연휴 때 이틀 휴점했기 때문에 11월 휴점일을 없앴다고 했다”며 “공휴일에 문을 열면 백화점이야 수익이 많아지겠지만 노동자는 정말 힘들다”고 말했다. 노동계는 백화점도 대형마트처럼 의무휴업일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협력사 직원들은 죽을 맛입니다”
롯데백화점의 영업 방침에 울상 짓는 노동자는 김씨만이 아니다.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근무하는 직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A씨는 지난 24일 “2020년 1월1일에 쉬게 해 달라”는 취지의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청원글에는 “새해 아침에 떡국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근무하는 직원들을 생각해 달라” “협력사 직원들은 죽을 맛입니다” 같은 공감 댓글이 달렸다. 청원에 동의한 숫자는 이날 1만명에 가까워졌다.
백화점 판매노동자는 대개 입점업체 직원이거나 아웃소싱업체 소속이다. 이들의 휴일은 주 1~2회다. 매장 내 직원들이 스케줄을 조정해 돌아가며 쉬는 구조다. 매장 크기나 방침에 따라 구성원수 차이는 있지만, 서너 명이 한 매장에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주 2회 쉬는 경우 두 명이 고정인력이 된다. 병가나 연차를 쓰기 쉽지 않은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정기휴점일은 직원 모두가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유일한 날이다. 강제의무휴업일이 없는 백화점은 대개 매달 셋째 주 월요일 자체적으로 의무휴업을 한다. 1년에 11회 정도다.
김소정씨는 “우리는 아파도 아프다고 말을 못한다”며 “대체할 인력이 없으니 내가 아프거나 사정이 있어 쉬게 되면 동료의 노동강도가 강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신정 때 (백화점이 휴점을 하게 되면) 외국인 노동자와 관광객들이 갈 곳이 없고 내수활성화 등의 복합적인 이유가 있어 정상영업을 한다”며 “11월 본점·부산본점·잠실점이 정기휴점하지 않은 이유는 창립 40주년이 있는 달이라 큰 프로모션이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ILO가 권고한 유통업종 노동자 공동휴식권 보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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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노동뉴스>기사원문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2257
강예슬 yeah@labor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