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머리에
오랫만에 상산회는 15명이 모여, 시끄러운 세상을 떠나 속리산으로 원정산행을 다녀왔다. 한 두번쯤 가 본 속리산이지만,
우리는 너무나 멋있는 늦가을 속리산을 다시 발견하였다.
1000미터가 넘는 험한 산길을 아무 사고없이 씩씩하게 오르내린 친구들이 모두 장하고, 사랑스럽다.
준비와 진행에 수고한 김상희회장, 윤한근총무,강신찬, 산행대장 겸 사진사 김호경에도 감사를 드린다.
기록을 위하여 심달섭이 기록을 남기다
ㅇ 산행일자: 2016.11.18(금)
- 07:30 잠실 종합운동장역 5번 출구에서 출발
ㅇ참가자:15명
-강신찬,김상희,김호경,문경연,방영민,심달섭,엄형섭,윤신한,윤한근,이계혁,이강호,이종원, 최해관,추호석,한경록
ㅇ산행지:속리산
-경북 상주시 화북분소 출발 문장대사거리 문장대 문장대사거리 신선대 휴게소 경업대 세심정
충북보은 법주 사 총 16키로
-산행시간: 총 7시간 30분 (10:30~18:00)
ㅇ경비: 1인당 3만원, 동기회기금에서 50 만원 지원
늦 가을 햇살을 받으며 산길을 오르다.
ㅇ속리산은 대개 법주사에서 출발하여, 천왕봉,문장대에 올랐다가 다시 내려오지만,
우리는 반대편 경북 상주 화북분소(해발 350미터)에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ㅇ당초 비 예보가 있었지만, 날씨도 우리를 축복해 주는 듯 청명.온화하고 늦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끼게 해준다.
단풍도 꽤 남아있고,상주의 명물 감이 푸른 하늘에 빨갛게 주렁주렁 열려있다.
ㅇ오르는 길은 처음부터 꽤 가파르지만,길은 아주 잘 정비되어 있다. 우리가 가꾼 좋은 나라야!
호경대장이 선두를 이끌고,윤신한이 후미를 독려한다.
ㅇ숨을 헐떡이며, 진땀을 흘리며,힘차게 치고 오른다. 모두들 잘도 걷는다. 계곡에는 낙엽이 수북이 쌓이고, 오를 수록 속리산의 수려한 고봉들이 자태를 드러낸다.
9부능선에 오르니, 너무나 한적하고 평탄한 산길이 펼쳐진다.길섶엔 조리대들이 올망졸망 푸른잎을 자랑하고.
ㅇ드디어 능선에 오르니 백두대간 속리산의 위용이 속속 드러난다. 문장대 4거리. 문장대까지는 왕복400미터. 문장대(해발1054미터)에 오르니, 천하의 절경이다.
가까이 천왕봉이 저건너에 호응하고,백두대간의 산너울이 아스라이 펼쳐진다. 우리는 펼침막을 앞세우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문장대 아래 명당에서 즐거운 점심을
ㅇ 아쉬운 문장대를 뒤로하고 다시 사거리에 내려와 점심터를 잡는다. 뒤에는 문장대, 앞에는 천왕봉 ,천하명당 너른바위를 차지하니 우리는 복도 많다.
ㅇ각자 준비한 먹거리를 풀어놓는데, 굴무침,계란말이,더덕장아치,김치,고구마,옥수수,가자미구이,막걸리,소주,가짜 엑스오 꼬냑,없는게 없다.
우리들의 행복한 산상 오찬의 향연!
ㅇ이강호군이 건배를 제안한다. "노발대발" ? 노인이 발기해야 대한민국이 발전한다!
ㅇ방영민의 건배사 "백두산"! 백세에도 두 발로 걸어 산위에서 건배하잔다!
ㅇ서울상대 성악과 문경연의 오솔레미오도 이어지고
ㅇ 심달섭은 "우리가 어느 계절쯤 살고 있을까?"화두를 던진다.어느 친구가 그래도 지금 11월보다는 이른 계절이 아니겠어? 그래 우리는 초가을쯤 되었어.
고운 단풍빛으로 물들어가고 있는 우리야! 최숙영시인의 "가을 들녘에 서서"를 읊어봅니다.
우리 모두 세월을 이기고 여기에 온 장한 친구들, 꼭 껴안고,사랑한다 말해주고 싶다.
부슬비 젖은 낙엽을 밟으며 산길을 내려가다.
ㅇ행복한 점심을 끝내고 하산을 시작한다. 능선에 뻗어있느 백두대간길을 오르내리며, 신선대 휴게소에 이르니 불길한 예보가 비를 조금씩 뿌린다.
그래도 커피 한잔씩하고. 우비도 쓰고 채비를 단단히 해야지. 산행도 인생도 내리막 길을 조심해야 되어!
ㅇ조금 내려오니 임경업장군이 무술을 연마하였다는 경업대가 펼쳐진다. 너른 바위에 오르니,문장대,신선대,입석대,천왕봉으로 병풍을 두른 천하의 명당이다.
조선팔도에서 기가 제일 쎈 곳이라지. 우리도 경업대에서 기를 받았으니 앞으로 30년은 까딱없을거야.
ㅇ조금씩 내리는 늦가을 저녁비를 맞으며 걷는 상념의 낙엽길. 좀 일찍 왔으면 더 멋있었을까? 아냐, 아냐,이대로도 좋아.
ㅇ한 참을 내려가니 어둠 속에서 법주사가 나타난다." 호서제일가람" 법주사에는 팔상전,금동미륵불이 유명하지요. 대웅전 기둥에 쓰여진"월인천강일체동" ,
스님 말씀이 달이 세상의 많은 강물에 비치면 여러 개로 보이지만 달은 본시 하나라는 걸. 진리도 하나요, 우주와 나도 하나인 것을! 우리들의 도사 한경록군의 말씀대로.
경희식당에서의 행복한 만찬
ㅇ윤신한군이 수소문해 예약한 경희식당은 속리산에서 가장 전통적이고 알아주는 한정식집이다. 4명이 한상씩 받는데,상다리가 부러진다.
취나물,드룹,도라지,더덕,싸리버섯,표고버섯,죽순, 굴무침,냉이된장, 추억의 예날식 불고기, 아! 그리고 어머니가 어릴 적에 담가주시던 짚장도 있네!
ㅇ모두가 행복한 시간! 산행하느라 고생이 많았어. 그래 우리는 충분히 행복해질 자격이 있어. 앞으로도 자주 모여 맛있는 거 싫컷 먹자구!
방바닥은 뜨끈뜨끈하고 배는 부르고 일어서기 싫지만, 그래도 다시 인간세상으로 돌아가야지?
도를 닦는 일은 어디 속리산에와야만하나 순실이 같은 아줌마들이 우글거리는 속세에서도 멈출 수없는평생의 숙제니까..
우리들의 신기한 장난감 엠피 쓰리
ㅇ이번 산행 선물로 엠피쓰리를 나눠주었다.강신찬군이 평소에 애장하던 가곡, 가요 팝송 200곡을 저장한 에스디도 함께. 생일 선물 받은 아이들처럼 모두 즐겁다.
오가는 버스안이 온통 아수라장이었지. 여기선 "고향의 노래","청산에 살리라", 저기선 "워커웨이","에버그린 트리" 고마워! 마눌님한테 잘 받아 왔다고 칭찬 받았어.
김호경의 노래 교습
ㅇ 호경대장은 우리를 위해 조영남의 "모란동백",이정옥의"숨어우는 바람소리" 악보를 준비해왔다.
문경연의 선창으로 모두 따라부르니,옛 기억이 새롭다. 그렇게 좋아하던 노래를 다시 부르다니.
ㅇ김호경의 애창곡, 아니 우리 모두의 애창곡이 된 "봄날은 간다" 4절이 나왔단다.
이번에 목월상을 받은 문인수 시인의 작품이란다. 호경이가 없으면, 무척 심심할 거야. 술 좀 줄이고 건강하게 우리 곁에 오래 있어줘.
산행에 못 온 친구들에게
드라이버 비거리 훈련하다가 인대 파열된 분, 최순실이 청소하느라 못오신 분, 친구한테 짐이 될까 못오신 분,
그리고모든 친구들, 앞으로 모임에 열심히 참가하고 자주 만나 행복하고 건강하게 지내시자구!
*속리산이라
ㅇ신라 선덕여왕때 진표대사가 이 곳에 이르자, 밭갈던 소들이 모두 무릎을 꿇었는데,이를 본 사람들이 짐승들도 저럴진대 사람이야 오죽하겠냐하며,
"소게를 버리고 진표를 따라 입산수도 했다는 전설이....
ㅇ백두대간을 이루며, 최고봉은 1058미터의 천왕봉, 우리가 오른 문장대는1054미터
*가을 들녘에 서서(최숙영시,이안삼곡)
가을이 물드는 소리, 들려오는 들녘에서서
아스라이 먼 그 곳, 그대를 그려봅니다.
연분홍 꽃잎으로 태어나, 하르르 흩날리던 봄날,
싱그럽고 푸르르던 시절,꿈 많은 세월 다 흘러가고.
이제 고운 단풍 빛으로 물들어 있는 나를 봅니다.
아아! 장하여라, 내 품에 꼭 안고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사랑한다.
내 품에 꼭 안고, 사랑한다. 말해주고 싶어라.
*봄날은 간다. 4절 가사
밤 깊은 시간에 창을 열고 하염없더라,
오늘도 저 혼자 지는 달아
기러기 앞서 간 만리 꿈길에
너를 알고 기뻐 웃고, 너를 잃고 슬피울던
등 굽은 그 적막에 봄날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