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삼삭(冬三朔)을 요럭조럭 지내는 동안 오로지 교우들과 라이딩 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아, 청양가절(淸陽佳節)이 빨리 돌아오기를 일일(一日) 여삼추(如三秋) 하였다. 바야흐로 장장 90일 동안의 춘광(春光)을 맞이하게 된다. 봄철은 운동하기도 좋고, 봄나들이 하기에도 가장 좋은 계절이다.
정유년 새해 들어 첫 라이딩이 3월5일부터 시작된다.오늘은 공교롭게도 얼었던 대동강물도 풀리고, 개구리가 동면에서 깨어난다는 경칩(驚蟄) 이라 더욱 뜻깊은 날이다. 교우들과 오래간만에 만나 서로 반색하며 정겹게 환담을 나누는 가운데 훈기가 넘쳐흘렀다.
시작이 중요하듯이, 동문의 정의로 똘똘 뭉친 열혈 자전거 마니아들이 초 봄을 맞아, 상쾌한 기분으로 성동의 새종소리를 울리며 순조롭게 첫 출발을 내딛었다. 언제나 늘 그랬듯이 오늘도 줏대잡이 몫은 콘닥(임종국)이다. 대원들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안내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오늘 코스는 삼일절 기념에 포커스를 두고 선정하였으며,98년전 대한독립만세 메아리가 울려 퍼졌던 김포시 양촌읍의 오라니장터(현재 명칭;양촌시장)를 둘러보는것이 오늘의 하일라이트다. 하늘은 잔뜩 흐리고 봄바람은 귀가 시릴 정도로 차갑게 불었다.
검암역에서 시천교 밑을 통과한 다음, 경인 아라뱃길과 동행하며 잠시 달리다가 백석대교를 지나면, 좌측에 시천천을 끼고 드넓게 펼쳐진 드림파크 대단지(야생화단지,골프장, 승마장,수영장)가 시야에 들어온다.
봉수대로를 따라 백석 교차로, 왕길고가교를 지나 안동포 사거리에 이르면 좌측으로 수도권 매립지 주민 체육공원이 지척에 있으며,축구장, 배구장, 농구장, 어린이 놀이터등이 설치 되어 있다.
왕길 지하차도와 검단천 삼거리를 지나면 우측으로 가현산(215m)이 한 눈에 들어온다. 아직은 이른 봄이라 나목들이 그대로 버티고 있다. 새순이 나오는 하순 이후에나 푸른 초목들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가현산 자락 언덕길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출발하였다. 내리막길은 언제나 상쾌하다.
봉수대로와 항동로 교차점을 지나고 나서 부터는 김포시 양촌읍으로 들어선다. 구래골 입구 교차로를 지나 우회전하여 이동하다가 김포 한강신도시 호반베르디움 아파트단지를 끼고 가마지천 자전거길을 따라 가면 한강 신도시 호수공원이 눈 앞에 펼쳐진다. 가마지천을 끼고 인공으로 조성된 호수공원으로 축구장 면적의 15배이다.
호수중앙에는 70m 높이의 고사 음악분수대가 설치되어 있고,주변에는 수변테라스및 전망대, 왕벚나무및 대왕참나무 숲길등이 있어 산책및 쉼터로 안성맞춤이다. 그리고 길게 옆으로 뻗어있는 가마지천 산책길은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사랑 받는 코스다.
겨울에는 스케이트장및 썰매장으로 변신하여 어린이들을 유혹하기도 한다. 호수공원에서 아파트단지를 끼고 북쪽으로 15분간 이동하면 김포시 독립기념관에 이른다. 독립운동의 역사와 다양한 계층의 젊은 애국지사(20,30대 지식인, 농민등)들의 투철하고 숭고한 애국정신을 가슴에 담고, 양촌면 오라니장터로 향하였다.
오라니 장터는 일제 강점기에 경서지방의 대표적인 장터로서 1919년 3월23일 태극기를 휘날리면서 3.1만세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했던 유서 깊은 곳이다. 그 당시 대한독립만세 함성소리가 우렁차게 들리는 듯 귀가 따갑다. 아스트라전(전인구)이 대표로 기념탑에 묵념을하고 거수경례 하였다.
귀로에 양곡4로로 접어든후 시골 냄새가 물씬 풍기는 한적한 농로와 가마지천 둑길을 따라 이동하다가 갑문식 수문에서 우회전하여 금빛수로로 진입한 다음 계속 이동하면 쭌짱 육계장& 숯초벌구이 식당(김포시 장기동)을 만날 수 있다.
오후 1시가 다가올 무렵 고추장 삼겹살구이와 버섯 육계장에 성찬을 포함하여 출출한 김에 맛있게 먹었다. 바이크 손대장은 고추장 삼겹살구이 맛이 일품이라고 손가락을 치켜든다. 매콤하면서 입안에 살살 녹을 정도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서 대로를 횡단후 금빛수로 자전거길을 따라 이동하였다.
20분 쯤 지나니 한강 중앙공원이 눈 앞에 펼쳐진다. 한강 중앙공원은 김포시 장기지구와 운양지구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는 공원으로, 북동쪽으로는 이탈리아 베네치아(베니스)를 옮겨왔다는 유럽형 수변 스트리트 상업시설(라베니체)이 들어서 있고, 외곽에는 공원 사이를 수로가 굽이굽이 흐르고 있어 이국적인 멋을 풍긴다.
한국의 베니스(라바니체)는 수로폭이 15m, 왕복거리 1.7km로서 한강에서 걸포하천, 나진포천을 거쳐 라바니체로 흘러 들어온다. 라바니체에 배가 떠다니면 환상적이고,낭만적인 풍류의 멋을 한껏 즐길 수 있을것 같다. 한강 중앙공원에서 바라본 라바니체(Laveniche) 전경과 무지개 모양의 금빛수로 4교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한다.
라베니체의 큰 특징은 수로와 어우러진 독특한 테마를 가진 상업지구라는 것이다.사람과 자연이 한데 어우러진 베니스와 같은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라베니체 마치에비뉴는 유럽형 수변 테라스형 상업공간을 말한다. 공원과 수변상가가 인접해있어 산책하다가 쇼핑을 하고 뜨끈한 차 한 잔 마시면서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다.
호수 중앙에는 음악분수대가 있고, 분수대 옆에는 선착장과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되어 있다. 외롭고 쓸쓸히 참따랗게 의자에 앉아 있는 평화의 소녀상(14-16세)이 애처럽게 보인다. 마음이 저절로 숙연해진다. 소녀상 옆에는 빈 의자가 놓여있는데 이는 할머니들의 고통에 공감해보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아픈 역사가 되풀이 되서는 절대 안된다.
금빛 수로 자전거길 종점를 지나, 전원 수로를 따라 옹정교, 용수교, 감성교 방향으로 턴하여 나진포천 동편 지천을 따라 이동하다가 우저서원(牛渚書院)을 잠깐 들러 보았다. 조선 선조 때의 학자이며 임진왜란 때의 의병장인 중봉 조헌(1544-1592)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하여 인조26년(1648)에 지은 서원으로 숙종1년(1675)에 우저(牛渚)라는 사액을 받았다.
왜군들이 전라도를 공략하기 위하여 금산으로 쳐들어올 때 의병장으로 왜적에 맞서 싸우다가 전사하였다. 김포시 감정동에 자리한 우저서원은 원래 선생의 생가가 있던 곳이다. 고풍스런 기와집과 고즈넉한 분위기에 500년 느티나무(보호수지정)가 어울려 운치가 돋보인다.
우저서원을 벗어나 수로 좌안을 따라 직진하면 김포대로와 만나는 북변 사거리가 나타난다. 잠시 김포대로를 따라 이동후 계양천에 접어든다.풍년교를 지나 김포시청 방향으로 이동하여 장릉에 도착하였다. 장릉(章陵)은 조선 16대 인조의 부모인 추존 원종(1580-1619)과 인헌왕후 구씨의 능이다.
1623년 인조가 왕위에 오르자 아버지를 대원군으로 추존되고, 1626년에 묘를 능으로 높여 장릉이라 하였으며,어머니 인헌왕후는 구사맹의 다섯째 딸로 1623년에 계운궁 연주 부부인으로 추존 되었다. 생소하고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우저서원과 장릉을 방문하여 역사공부를 다시 하게돼 보람 있었다.
장릉에서 김포 신풍초교를 경유하여 대로로 접어든 다음 인공수로를 따라 직진하면 계양천과 다시 만난다. 향산교 방향으로 계양천을 따라 직진하면 이화 삼거리와 마주치고, 장제로로 갈아타면 계양대교에 이른다.계양대교에서 나선형 나무데크를 따라 내려가면 인천 지하철 1호선과 인천공항철도 계양역에 도착할 수 있다.
오늘은 날씨가 종일 흐리고 바람도 쌀쌀하게 불어왔지만 왕성한 봄의 기운을 받아 매우 상쾌한 하루였다. 새해 첫 라이딩이라 좀 힘들었지만, 하나같이 단금지교(斷金之交)들과 만나니 마음도 홀가분하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있어 언제나 기분이 최고다.
지난 일년간을 회고해보면 감회가 새롭다. 신출내기로 멋도 모르고 따라다니기만 급급했던 시절이라 십년 베테랑들이 부럽기도 하였지만 이제는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장족의 진보를 하였다. 35회의 산야강해(山野江海)를 누비며 실수를 거울삼아 기량을 축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라이딩 시즌으로 접어들어 교우들과 자주 만나게되어 기쁨이 배가된다. 오늘도 쇄도우수 김명수는 후미에 위치해 있다가 비호같이 앞으로 달려나가 사진도 찍어주기도 하고 조정자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항상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쇄도우수는 팀내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인물이다. 모두 다 훌륭한 벗들이다. 성동고 16회 바이콜릭스(bikeholics)여 영원하라. 브라보!
공항철도 검암역 출발 0001
아라운하 길 백석대교 건너 0002 04
백석교차로 지나 할메산고개 0008
검단천3거리 지나 해병2사 입구 0010 11
필봉산 고개 0013 14
한강신도시 한강지구 한국전력공사 구래골입구 교차로 0015
신도시 도심 관통 가마지천 수원지 0016
한강신도시 호수공원 0017 18 5609
김포시 독립운동 기념관 0021 22 9693
양촌 오라니장터 3.1만세운동 기념공원 0027 26 23 1472
양촌읍 도서관 신양중학교 일대 자전거 길 0029 30
신양중학교 3거리에서 가마지천을 향해 농로로 0031 35
가마지천이 만나는 동쪽 금빛수로 0036 39
대로로 막힌 수로 종점 쭌짱 육개장에서 점심 0040 41 42
잘 먹고 마시는 이 즐거움 0043 44 46 6754 0052
한강신도시 장기지구 도심 수변 자전거길 0053 55
수변 한강중앙공원 일대 0056 57 58 59
수변상가 라베네치마치에비뉴 0060 61 62 63 64
조경 수변 길 종점의 범선 조형 0065~69
떠나기가 아쉽지만 지그재그 경사로로 올라 0070 71 72
도심에서 전원으로 들어선 금빛수로의 끝에서 나진포천을 만나 0073 74
감성교 건너 나진포천 동편 무명 지천(支川)길로 들어서 0075 77
중도에서 임란의병장 조헌의 유허지 우저 서원을 찾아들어 0078 80
우저(牛渚)서원 이모저모-느티나무 유허지 연못 등 0081~92
우저서원을 떠나 북변사거리로 0095 97
걸포4거리에서 계양천 둑길로 0098 99 0100
풍년교에서 우회전 다리건너 장릉을 찾아 0101 02
이후의 계양천 아름다운 길을 두고 감이 아쉬워 0103
종합사회복지관 교차로를 우회전 0104
김포시청에서 좌회전 0105
12%경사의 장릉산 고개를 치고 올라 0107 10
장릉(章陵)을 들려 0113
다시 계양천 가는 길로-한하운 시인 유택 근처 0118
공사로 지도에도 잘 표시 안 된 신풍초교/사거리 일대을 헤매
어렵사리 찾아든 수로 길도 아직 공사 중 0119
이 수로의 끝 정자에서 계양천을 다시 만나 0120 21
이후 계양천 길 0122~31
둑길 종점 원당교에서 좌회전 뱀곡산 장제로로 0133 34
시간 지체로 황어장터3.1만세운동 기념관 탐방은 생략
계양대교로 올라 0135 37
지그재그 경사로로 계양역 도착 0138 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