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신천지 연수원 '평화의 궁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 총회장의 손목에 청와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시계가 보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코로나19 사태에서 잇따른 논란의 중심이 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이만희 총회장이(89) 차고 나온 ‘청와대 시계’를 두고 가짜라는 주장이 청와대 안팎에서 제기됐다. 전현직 관계자 모두 “이 총회장이 찬 박근혜 정부 기념 시계는 가짜”라고 주장하며 착용 배경에 의문을 제기했다.
2일 당시 사정에 밝은 한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이 총회장이 기자회견에 차고 나온 이른바 ‘박근혜 시계’는 정품이 아니다”라며 “이 총회장이 다른 목적을 갖고 가짜 시계를 차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정부에서는 기념 시계를 단 한 종류밖에 제작하지 않았다. 은장에 날짜 표시가 없는 모델로 아주 소량만 생산했기 때문에 이를 확실히 기억한다”며 “시계줄 역시 청와대에서 지급한 것과 다른 모양”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전직 청와대 관계자도 “지난 정권에서 시계 가품 논란이 많아 몇차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을 정도였기 때문에 시계 모양만 봐도 알 수 있다”며 “박근혜 정부에서는 금장 기념 시계를 제작한 적 없다. 이 총회장이 어떤 정치적 의도를 갖고 해당 시계를 찼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당시 사정을 아는 현직 청와대 관계자 역시 “공식 제작한 은장 손목시계 외에 다른 종류의 기념 시계를 따로 제작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시 자료를 살펴봐도 공식 배포된 시계와 이 총회장이 차고 있는 시계는 확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앞서 이 총회장은 이날 오후 3시 15분께 신천지 연수원이 위치한 경기 가평군 '평화의 궁전' 앞에서 최근 벌어진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정말 죄송하다. 뭐라고 사죄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나 이날 이 총회장의 발언과 별개로 기자회견장에서는 이 총회장이 착용한 시계가 논란이 됐다. 청와대를 상징하는 봉황 문양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름이 쓰인 ‘청와대 기념 시계’를 차고 나왔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이 총회장이 지난 정관과의 인연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기념 시계를 차고 기자회견장에 나타났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한 야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를 정치적 논란으로 몰고 가기 위한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 총회장의 가품 시계 착용 논란에 대해 “지난 정권에서 제작한 시계이기 때문에 현재 청와대에 관련 자료가 남아있지 않아 자세한 사정을 알기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