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차 파주 감악산 산행후기
나는 고향이 파주시다.
정확히 파주군 금촌읍 금능리 산 14번지에서 태어났고 국민학교 4학년까지 살았다.
이후 금촌읍 우시장앞에 살면서 서울로 유학을 떠났다.
아버지는 이북에서 6.25때 넘어오셔서 영태리 미군부대에서 목수로 일하시면서 나를 낳으셨다.
어려서부터 미군부대에서 나오는 먹거리들을 잘 가져오셨던 아버지덕에 이번 산행후에 먹었던 부대찌게와는 맛이 다르지만 어머님이 끓여 주시던 소세지가 들어간 김치찌게와 비슷해서 비교적 익숙한 맛이었다고나 할까
이번산행지인 감악산은 파주의 동쪽끝지점인 적성면에 위치해있고, 양주시와 연천군과 경계를 이루는 곳이라서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 산이었다.
2016년 9월에 당시 국내최장이라는 출렁다리가 개통하고, 한참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때 쯤 나도 감악산이라는 곳을 접할수 있었다.
다녀온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멋진 산이라기에 한번쯤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박주영 고문님께서 경기로즈산악회 카페에 올려 놓으셔서 주저없이 선택하게 되었다,
하지만 모두들 다녀오셨는지 막상 공지를 띄우고 2차공지까지 띄웠는데도 좀처럼 좌석방이 차질 않았다.
전회에 갔던 보령 아미산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가고 있었다.
아미산은 예약인원이 50명을 넘어섰었는데.....
마음을 비우고 임원 단톡방에 상황을 알리고 마지막까지 독려한 결과 28명의 명단을 들고 모란으로 향할수 있었다.
당일 아침 박래석님과 처음으로 찾아주신 백광현님이 추가로 버스에 오르셨고, 친구인 김헌주님이 안오셔서, 총 29명을 태운 그린고속관광버스는 죽전정류장을 거치지 않고, 출근시간이라 약간 밀리는 외곽순환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차안에서 아침간식을 해결하고 구리휴게소에서 볼일을 마친 우리일행을 대상으로 한참 산행에 관한 설명을 이어가던중 김명자님이 앞으로 오셔서 말씀하시기를 친구분 두분이 죽전에서 감악산으로 출발하시겠단다.
대단한 정성이자 끈끈한 우정의 결과는 로즈산악회를 신나게 만들었다.
항상 마지노선으로 삼았던 30명을 넘어서게 된것이었다.
김선영님과 배선희님은 그렇게 먼길을 지하철과 택시를 타고 이동하여 감악산 출렁다리까지 오셔서 김명자님 일행 세분과 눈물겨운 상봉을 하였다.
박래석님은 아예 산에도 안오르시고 두분을 기다리시겠다고 자청하셔서 다른사람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셨다.
날씨도 맑고 미세먼지도 잦아들어 상쾌한 기분으로 차에서 내려 출렁다리 입구에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 모두가 감악산 입구인 출렁다리로 올라갔다.
출렁다리 끝지점에서 두개조가 갈라져서 15명은 감악산 정상을 향해 나무계단으로 올라섰고, 나머지는 박주영고문님과 이경애총무님의 안내로 범륜사 방향으로 발걸음을 힘차게 내디뎠다.
나는 정상정복조의 후미를 맡아 제일 뒤에 포진한채 앞사람들을 보며 올라갔다.
초입의 감악산은 비교적 산길이 완만하고 잘가꾸어져 있어 수월하게 오를수 있는길이었다.
다만 길옆에 나있는 계곡에는 가물어서인지 물이 전혀 보이지 않아 아쉬움을 주었다.
선두를 유지하고 오르시던 송석동 형님이 계속 무전으로 앞상황을 전해주셔서 5명이 무리지어 선두에서 오르는 상황을 알수 있었다.
우리후미는 10명이 오르다가 김명자님 일행 세분은 중간에 오이와 과자등 간식을 먹은 이후에 뒤에 오시는 두분을 맞이하고자 둘레길을 택해서 내려 가시고, 나머지 7명은 끝까지 함께해서 장군봉을 지나 악귀봉은 그냥 지나치고, 임꺽정봉에 올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감악산 정상에 오르니 앞서가는 선두는 보이질 않고 우뚝 솟은 철탑이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정상석도 한쪽 귀퉁이에 글씨가 마모된 비석과 함께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었다.
철조망 안에서는 우리의 자랑스런 아들들인 군인들이 부지런히 작업을 하고 있었고, 우리는 인증샷을 찍고는 이내 돌아서서 선두가 있는 팔각정자쪽으로 쭉 내려갔다.
팔각정자에는 총5분중에 강계전님과 이강세형님의 모습은 안보이고 송석동형님과 복희언니,그리고 인애감사님만 간식먹을 준비를 하고 계셨다.
모두 합세해서 자리를 펴고 간식을 먹는 중간에 강세형님이 전화와서 두분이 내려가고 계시다고하며 중간에 술한잔 하셨단다.
안주도 변변찮을 텐데 조금 기다리시다가 함께했으면 좋았을텐데.....
B조로 가셨던 박주영고문님일행 세분이 정상으로 오신다는 무전을 받고는 있었지만 박주영고문님이 안좋은 몸을 이끌고 정상까지 오리라고는 상상을 못했던 일이라 모두들 걱정을 하고 있는 와중에 박주영고문님과 윤석병형님, 그리고 날으는 신양순 누님까지 세분이 합류하시고, 처음오신 백광현님까지 모두모여 각자 가져온 푸짐한 음식을 술과 함께 맛있게 나눠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워 나갔다.
정기모님의 족발,김경숙님의 순대볶음,전남례님의 쑥떡(?),복희언니의 도토리묵무침과 쌈채소,내가 가져간 홍어회까지 정말 푸짐한 한상이었다.
술도 소주,맥주,막걸리등 다양해서 무엇을 먹어야할지 모를 지경이었다.
나중에 안 이야기지만 B조는 먹을것이 없어 인애감사님이 준 도토리묵이 유일했다해서 무척이나 미안했다.
든든히 배를채운 우리일행은 범륜사를 향해 내려가는길을 재촉했고, 다시 출렁다리를 건너 무사히 모두 합류하여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약10분거리 떨어진 적성면소재지에 위치한 놀부부대찌게 파주적성점으로 향했고, 우리일행은 부대찌게가 차려진 식탁에 둘러앉아 힘찬건배와 함께 기름지지만 맛있는 부대찌게를 먹을수 있었다.
물론 라면사리도 하나씩 넣어서.....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
박래석님이 제안을 하신다.
한시간거리에 있는 파주시 탄현면에 위치한 마장호수를 들렀다 가자신다.
어차피 올라가는 길이고 산행도 한시간 가량 일찍 마친터라 흔쾌히 가자했고, 기사님도 오케이해서 우리일행은 버스노래방을 이어가면서 마장호수로 향했다.
마장호수는 주변에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었고 맑은 물위에는 감악산과는 약간 다른 느낌의 출렁다리가 호수에 걸쳐 놓여져 있었다.
우리는 출렁다리까지 가서 사진도 찍고, 경치도 즐기며 노닐다가 이재명 기사님을 부르니 내렸던 곳으로 오라해서 갔더니 버스가 우리를 못보고 지나쳐서 한참을 또 오던길로 걸어가서 버스에 올랐다.
산에서본 하얀개는 무척 똑똑해 보이던데 똥개훈련시킨다고하면 욕될것 같아 미안하다.
차에서는 다시 노래방과 디스코가 이어졌고, 외곽순환도로 하남부근 휴게소에서 멈추었다.
그렇게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채 모두는 모란에서 내려 작별인사를 나누고 다음을 기약하며 뿔뿔이 흩어졌다.
나도 모란시장에 주차된 차를 대리운전 시켜 집으로 향했다.
함께 해주신 31명 모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무엇보다도 큰성과는 전날 공지를 띄웠던 7월1일과 2일에 걸쳐 다녀오려는 홍도,흑산도에 예약해주신분이 하룻만에 15명이나 되어 시작이 순조로웠다는 사실이다.
나는 홍도와흑산도를 다녀왔지만 많은분들의 요청이 있어 추진하느니만큼 한번은 가봐야하는 그곳에 많은분들이 참여하셔서 성황리에 마무리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다음 산행지는 철쭉으로 유명한 국립공원 소백산이다.
이번에는 단양에서 오르지 아니하고 경북 영주쪽에서 오를계획이다.
많이 가본산이라 식상할것도 같지만 매번 새로움을 주는 산이고 이번에는 코스가 달라 색다른 묘미를 느낄수 있을것 같다.
소백산 산행에는 만차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