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최근에 생명탈핵실크로드 100인위원으로 순례단의 활동에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시는 이상훈 교수님의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고나서 간단하게 내용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지구 생태계를 이해하고, 생명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손에 잡히는 생태계(이상훈 저)'를 읽고
- 이승은
추운 겨울, 밖으로 나가려면 많은 결심이 필요하다. 그래서 집에서 여행을 떠난 것처럼 마음껏 다양한 세상을 볼 수 있는 독서를 선호한다. 그러던 중 귀한 책을 선물 받았다. 생명탈핵실크로드의 인연으로 만난 수원대학교 이상훈 교수님께서 쓰신 책 '손에 잡히는 생태계'이다.
나는 교수님께 종종 영문 번역을 요청드리곤 하는데, 실제 교수님의 전공은 환경공학이다. 하지만 평소 교수님으로부터 환경공학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러던 중 2018년 2월에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장이신 이원영 교수님과 함께 네팔을 걸으시고 작성하신 순례일지를 보게 되었다. 네팔 곳곳의 역사, 문화, 과학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걷는 동안 펼쳐졌다. 오래 기억이 남았다. 아마도 내가 걸었다면 교수님처럼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고 배우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렇게 알찬 순례일지를 쓰신 교수님의 책이니 믿고 읽게 되었다.
우리를 둘러싼 생태계는 누구나 쉽게 느낄 수 있지만, 그 전체를 꼼꼼하게 살펴보기란 쉽지 않다.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 쓰레기문제나 해양오염을 걱정하는 사람, 먹을거리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 신재생 에너지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 등 다양하다. 이 책에는 다양한 생태계 이야기가 객관적 정보, 역사적 사실, 전문가의 자료 등을 활용하여 잘 정리되어 있어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읽을 수 있다. 나는 특별히 좋았던 부분, 새롭게 알게 된 부분, 아쉬운 부분으로 나누어 책의 내용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특별히 좋았던 부분은 지구는 하나뿐이기 때문에 소중하다는 사실이다. 아이들에게 물건의 소중함을 가르쳐주려면 필요한 물건을 단 하나씩만 사주면 된다고 하는 부분에서는 웃음이 났다. 요즘 미니멀 라이프가 유행이 되고 있으면서 내가 얼마나 불필요한 것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지 성찰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지구는 하나일 뿐더러 나 혼자 쓰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터전이다. 미래세대로부터 빌려 쓰는 공간이기도 하다. 우리는 하나뿐인 지구에 발붙이고 살아가야 하는 존재인 것이다.
새롭게 알게 된 첫번째 부분은 빈곤 문제 전문가인 라페(Lappe)가 ‘한 사람이 온전히 곡물만 먹고 산다면 60평 면적, 고기와 곡물을 섞어먹으면 60평의 4배 면적, 완전히 육식만 한다면 60평의 50배 면적이 필요하다’고 밝힌 부분이다. 요즘 사람들이 효율성을 많이 따지고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생각하는데, 정말 효율적인 식사를 원한다면 육식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채식주의자로 오래 지내다가 최근 다시 고기를 먹게 되었는데, 한가지 요청이 있다면 채식 관련된 메뉴나 다양한 선택지를 개발해주어 우리나라에서도 채식을 쉽고 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겼으면 한다.
새롭게 알게 된 두번째 부분은 우리나라 해양투기에 관련된 내용이다. 해양투기는 불법적으로만 이루어지는 줄 알았는데, 공식적으로 허가되는 해양투기가 있었다. 다행이 2012년부터 하수 오니와 가축 분뇨의 해양투기가 중단되고, 2013년부터는 음식쓰레기와 분뇨의 해양투기가 중단되었다고 한다. 해양수산부 홈페이지에서 검색해본 결과, 2005년부터 2017년까지 전체 해양투기 누계는 49,855천㎥이었고, 지금은 국제협약에서 허용된 수산가공잔재물과 원료동식물잔재물 등만 배출하고 있다고 한다. 내가 제주도에 살면서 바다 가까이 지내다보니 최근 미세플라스틱, 해양쓰레기 등의 문제에 더 민감해지게 되었는데,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문제와 더불어 사람들이 바다오염에 너무 무심하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다.
새롭게 알게 된 세번째 부분은 진화론에 관한 종교계(특히 천주교)의 입장이다. 천주교에서는 창조론을 믿는 것으로 당연하게 생각해왔는데, 책에 따르면 '천주교는 우주 창조와 진화에 신의 섭리가 개입하였다는 것을 전제로 유신론적 진화론을 받아들'인다고 한다. 절대적인 것 같았던 창조론이 유신론적 진화론으로 변화되었다는 점이 놀라웠다. 하지만 변화되는 것이 이 뿐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도 빠르게 파괴되어가는 지구의 위기를 인식하고 우리의 삶과 태도를 바꿔가야 할 것이다.
위와 같이 책을 통해 흥미롭고 새로운 부분을 많이 알게 되었다. 이상훈 교수님께서 풍부한 정보를 바탕으로 각종 자료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하였기 때문에 새로운 지식들과 생태계의 원리가 더욱 즐겁게 다가온다. 이 책을 통해 생태계의 A부터 Z를 풍성하게 여행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은 실천적이거나, 철학적인 부분이다. 물론 그 부분에 관한 책이 아니기 때문에 아쉽다고 말하긴 좀 모하다. 이 책을 통해 생태계의 여러 방면을 종합적으로 알게 되었다면 더욱 자세하게 하나뿐인 지구를 위해 어떤 실천을 할 수 있고, 생각을 어떻게 지구적 차원으로 확장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부분은 또 다른 여행(독서)을 통해 보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앞으로도 이상훈 교수님께서 계속 좋은 책을 써주셨으면 좋겠다. 교수님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첫댓글 프레시안에 기고하시면 좋을듯~
네 그렇게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