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래기밥상
상호가 훈훈한 느낌을 준다. 한때는 서민만의 음식이었던 전통음식 시래기가 이젠 웰빙 고급음식으로 신분상승했다. 상호는 덕분에 자연밥상과 텁텁한 서민의 분위기를 전달한다. 상을 받아보니 분위기만이 아니다. 품새도 솜씨도 성의도 품격도 놓치지 않는 밥상이다.
1. 식당대강
상호 : 시래기밥상
주소 : 경남 창녕군 영산면 온천로 63
전화 : 055-536-4555
주요음식 : 시래기, 불고기
2. 먹은날 : 2023.12.25.점심
먹은음식 : 한우불고기정식 25,000원
3. 맛보기
전라도 한정식처럼 상다리 휘게 차린다. 차림새도 깔끔하고 아름답다. 찬마다 허수가 없이 실속있고 맛들었다. 모듬나물 접시도 놓아 음식의 다양성을 최대화한다. 시골마을에서 어떻게 이런 밥상이 가능한가. 이웃한 부곡온천 덕분인가. 부곡온천이 위축되기 시작한 지도 오래고, 거리도 상당히 떨어져 있는데.
끊임없이 드다드는 손님들의 품새는 외지인이 아닌 거 같다. 노모를 모시고 온 아들 내외, 수더분한 차림새의 가족들, 전라도만이 아니라 이곳도 이제는 이런 식당을 키워낼 만큼 맛을 알아보고 외식을 일상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메뉴와 상차림은 참으로 적절하다. 일상식과 가까운 찬으로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섬세한 플래이팅과 다양한 찬으로 일상과 다른 외식을 원하는 별식 욕구를 만족시켜주기 때문이다. 하나하나 섬세하게 맛을 낸 성의도 동네 손님을 잡아끄는 힘이 되어준다.
소불고기. 오늘의 주요리다. 파채를 잔뜩 넣고, 팽이 표고 등의 버섯으로 맛과 모양을 냈다. 약간 달근하면서도 식감이 좋은 불고기가 입맛을 돋군다.
무나물, 시금치나물, 시래기나물. 모두 기대하던 맛이다.
멸치볶음. 호복하게 내온 멸치볶음, 짜지 않고 고소한 맛이 좋다. 멸치향이 좋다.
고등어구이. 어지간한 생선구이집보다 낫다. 고등어의 기름지나 느끼하지는 않은 맛이 그대로 살아 있다. 노르웨이산 고등어, 이제는 우리 주요 식재료가 되었다.
호밖볶음.
오이시금치나물. 초양념을 해서 신선하다.
야채샐러드. 무채 소스가
시래기조림. 신맛이 난다. 시고 단 맛이어서 익숙해지기 어렵다. 시래기를 새로운 방식으로 조리하고자 한 시도는 높이 산다.
잡채. 당면도 졸깃하고 좋다. 너무 기름지지 않아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여러 야채를 넣은 것도 고맙다.
계란찜. 아주 품격있는 음식이다. 어떻게 이렇게 부드럽게 했을까. 섬세한 성의가 두드러진다. 간도 적당하고 입에 녹는 느낌의 식감이 그만이다.
깻잎김치. 솜씨가 그대로 드러난 김치. 이 정도 김치를 담글 수 있는 솜씨라면 더 볼 게 없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 사각거리는 맛, 신선한 양념맛과 그 맛이 적절하게 배인 깻잎이 참 격조있으면서 토속적인 맛을 낸다. 한국음식이 이런 거구나.
시래기된장찌개. 아마 이 음식때문에 시래기란 상호도, 여러 홍보물도 제작되었을 거 같다. 시래기나물도 있지만 아무래도 찌개가 본령이다. 맛있게 끓이려고 노력한 흔적이 여러 양념과 된장에서 보인다. 하지만 맛을 최상이라고는 하기 어렵다. 음식 조리의 어려움을 역으로 확인한다. 깊은 맛이 덜하고, 간간한 느낌이 앞선다. 그래도 이 정도면 훌륭하다. 개운하고 밥반찬으로는 손색이 없다.
밥은 칭송하지 않을 수 없다. 돌솥밥이 아닌 거 같은데, 돌솥밥보다 더 탱글거리고 차지다. 한식을 먹기에 알맞춤인 밥, 밥이 좋아야 찬의 의미가 살아난다. 참 맛있는 밥이다.
여러 홍보물들이 얼마나 많이 탐색하고 경영에 적극적인지 보여준다. 그대로 음식 맛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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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창녕 시래기 밥상 꼭 가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