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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 혁명의 경제학
‘Che’ Guevara: The Economics of Revolution(2009)
헬렌 야페 지음, 류현 옮김, 실천문학 2012.
가치법칙
(대논쟁에) 관여한 모든 사람들이 경제 제도와 목표가 경제 세력들의 필요에 부합해야 한다는 명제를 지지했다 (중략) 하지만 쿠바의 사회주의 발전을 지배하고 있는 경제 법칙의 성격에 대해서는 의견이 달랐다. 이렇게 대논쟁은 가치법칙이 쿠바 경제에서 작동하고 있는지 아닌지에 대한 논쟁에서 시작했다. -버트램 실버맨
마르크스의 정치경제학비판을 이해하는 핵심은 가치법칙law of value의 작동에 대한 그의 분석이다. 가치법칙은 인간 사회가 채집수렵 사회에서 소상품생산 사회로 발전하면서 등장했다. 역사적으로 이런 사회 발전은 사적 소유와 교환을 위한 생산을 낳으면서 사회적 노동 분업을 확대재생산 했다. 모든 사회가 저마다 사회적 생산물의 분배를 규제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가치법칙은 사적 소유자들 간의 균등 교환 원칙을 강제하는 사회적 메커니즘이다. 마르크스는 가치법칙이 특이하면서도 모순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경제 법칙으로서 가치법칙은 역사가 오래됐지만, 그것이 완전히 발전한 것은 자본주의에서다. 때문에 그것의 작동 방식은 얼핏 보면 간단한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주 모호하다. 하지만 가치법칙이 자본주의의 운동 법칙을 규제하기 때문에 마르크스는 이것이 자본주의의 가장 발전된 표현이라고 말했다.114
인간 노동의 활동성 자체, 즉 노동력은 자본주의적 생산이 발전하기 위해 하나의 상품이 되어야 한다. 상품은 구체적인 인간 노동의 산물이지만 그것의 복잡하고 지속적인 교환은 인간 노동에 추상적이고 사회적인 성격을 부여한다. 그러므로 인간 노동의 추상적 성격은 역사적 성격이기도 하다. 마르크스는 가치법칙에 따라 상품에 체화된 추상적 인간 노동의 양이 상품 교환의 토대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가치법칙을 논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단서를 달아야 한다. 하나는 상품생산은 교환을 전제로 한다는 것(즉 그것은 사용가치를 갖는다)이고, 다른 하나는 상품에 체화되어 있는 노동시간은 사회적 필요 노동시간(이는 일반적인 생산 조건과 일치한다)이라는 것이다.114-115
마르크스의 『자본』은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부wealth는 상품의 거대한 집적으로 나타난다는 언급으로 시작한다. 상품 형태는 자본주의에서 가장 발전된 형태를 취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완전한 분석은 자본주의 생산 체제에서만 가능했다. 하지만 자본주의에서 상품은 더 이상 그것에 체화된 노동시간에 기초해 교환되지 않는다. 따라서 그것의 가격이 더 이상 그것의 가치를 직접 표현하지 않는다. 이런 괴리는 자본가들마다 사용하는 노동과 생산수단(기계, 설비, 원자재 등)의 비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비율 차이 때문에 투자한 자본의 양이 같아도 잉여가치량이 달라진다. 하지만 자본가들은 자본의 평균 이윤율 개념에 따라 이윤율이 평균 이하인 곳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마르크스는 가치법칙의 작동이 이윤율 균등화를 낳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앞서 존재했던 ‘단순가격simple prices’ 형태들이 변경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가격은 일반 이윤율에 따라 조정되지만 이 과정에서 지대, 이자, 최종 수요, 경쟁자의 공급 같은 다른 요인들의 영향을 받아 최종적으로 시장 가격을 형성한다. 이는 가치법칙과 모순되는 것처럼 보인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에서 이윤, 지대, 이자가 어떻게 가치법칙의 지배를 받는지, 그리고 어떻게 시장가격이 궁극적으로 가치법칙에 의해 결정되는지 보여주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생산 가격prices of production’이 중간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도 밝혀냈다.115-116
자본주의에서 사회주의로의 ‘이행 경제transition economies’에서 가치법칙논쟁은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완전히 발전하지 않은 사회, 즉 제국주의 착취에 의해 성장이 지체된 나라에서도 사회주의를 건설할 수 있는가, 라는 문제의 핵심에 놓여 있다. 이 논쟁은 생산, 분배, 투자, 사회관계의 문제들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역사 발전의 마지막 단계인 공산주의는 매우 생산적인 사회다. 이런 사회에서 정치적 조건들은 사적 이윤의 생산보다는 대중의 필요에 부합하는 사회적 생산을 위해 존재한다.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분배받는다”는 마르크스의 공산주의 사회의 핵심은 사회주의가 이미 건설되었고 사회의 생산물이 더 이상 시장 메커니즘을 통해 분배되지 않는다는 것을 함의한다.116
하지만 사회주의를 실험한 나라들은 사회주의 과정을 완수하고 물질적 풍요를 달성함으로써 공산주의로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는 생산 토대, 다시 말해 물적 토대가 부족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 생산물을 어떻게 생산하고 분배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저발전이나 물질적 궁핍의 문제와 떼려야 뗄 수 없다. 공산주의는 가치법칙이 고개를 내미는 것을 어떻게든 막으려 할 것이다. (자본주의에서 사회주의로의) 이행 경제의 문제는 아직 노동이 필요에 따라 보상받을 수 있을 정도로 풍요롭지 않다는 것, 왜, 그리고 어떻게 해야 공산주의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1950년대 사회주의 블록에서 나온 한 가지 해법이 가치법칙에 기초한 생산 및 분배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생산력 발전을 촉진할 목적에서 중앙에서 통제했던 교환 과정의 고삐를 푸는 것이었다. 생산력 발전이라는 긴급한 현실적 관심이 사회주의 의식 발전의 전제 조건으로 간주되었다. 게바라는 경제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가치법칙에 의존하면 역으로 집단의식을 저해해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건설을 방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게바라가 보기에 사회주의 나라들이 생산력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가치법칙에 눈을 돌릴 것이 아니라 새로운 대안적인 지렛대를, 즉 국가계획, 연구기술투자, 관리 메커니즘, 사회주의 의식 같은 것들을 찾아야 했다.116-117
‘사회주의에서 가치법칙the law of value under socialism’이란 표현은 집단화 이전에 소련에 존재했던 소상품 생산, 또는 재화가 진정한 상품으로 교환되는 사회주의국의 대외무역, 또는 경제적 궁핍이 사회주의국에 부과하는 여러 가지 제약들을 지시하는 것으로 다양하게 사용됐다. 대논쟁에 관여한 모든 사람들이 쿠바가 혁명 이후이기는 하지만 시장 메커니즘을 통한 상품 생산과 교환이 존재하기 때문에 여전히 가치법칙이 작동한다는 데 이의가 없었다. 사회적 생산물은 계속해서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시간에 기초해 분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가치법칙이 존속하는 이유, 그것의 작동 영역, 그것이 생산에 미치는 정도, 그것이 ‘계획’과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 가치법칙을 사용할지 아니면 규제할지, 사용한다면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 의견이 달랐다. 더불어 이런 논의는 기업들이 어떻게 조직되어야 하는지, 노동자들이 어떤 식으로 대가를 지급받아야 하는지, 생산수단이 기업들 사이에 상품으로 교환되어야 하는지 아닌지와 같은 실천적인 문제들과도 이어졌다. 대논쟁은 1960년대 초 쿠바 경제가 처해 있던 상황이나 맞닥뜨리고 있던 모순에 대해 많은 것을 시사한다. 하지만 논쟁은 가치법칙의 정의를 두고 처음부터 의견이 갈렸다.117
게바라는 ‘가치’는 생산관계에서 비롯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가치가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인간이 다른 속셈이 있어 창조한 것은 아니다. 그는 가치법칙이 사회주의에서도 계속 작동한다는 데는 동의했지만, “이 법칙의 가장 발전된 형태는 자본주의 시장에서 작동하고 생산수단과 분배시스템이 사회화되면서 다양한 형태를 띠기 때문에 그것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곧장 드러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한다면, 어떤 영역에서 가치법칙이 게속 작동했고,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117-118
게바라는 국영 기업들 사이에 이전되는 생산물은 소유권 변동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상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국영 기업들 사이의 관계에는 상품 범주가 존재할 수 없다고 본다. (비록 우리나라가 아직 이런 경우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국영 기업들을 국가라고 하는 하나의 거대한 공장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하나의 거대한 공장이란 기본적으로 마르크스의 상품 정의에 기초한 것이다. ‘생산물이 상품이 되기 위해서는 교환이라는 행위를 통해 그것을 소비하는 사람의 수중에 들어가야 한다.’” 게바라는 기업들 간의 상품-교환 관계가 ‘시장사회주의’를 통해 자본주의로 되돌아갈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중앙계획과 국가 규제가 이런 메커니즘을 대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쿠바를 하나의 거대한 공장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영 기업들 사이에서는 가치법칙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이 사회가 자본주의로 복귀하는 것을 막고 물질적 풍요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사회주의적·비시장 지향적인 경제 정책을 채택할 것인가를 노동자들 자신이 결정해야 한다고 보았다. 노동자들을 향한 게바라의 이런 외침은 대중에게 이런 도전에 맞서 일어나라고 호소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118
에르네스토 만델은 게바라를 지지했다. 그는 산업화 초기 단계에 쿠바가 생산하는 생산수단의 가치가 그것에 내재한 가치에 따라 결정된다면, 쿠바의 낮은 생산성 때문에 외국의 생산수단에 비해 더 비싸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율재정시스템을 비판하면서 만델은 기업들에게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자유’를 주자는 논리는 생산수단을 해외에서 구입하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국가가 무역 독점을 통해 이를 막을 수 있었는데, 이는 가치법칙의 작동 영역이 제한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다.118-119
프랑스 마르크스주의자 샤를 베틀랭이 “프롤레타리아 독재에서 개별화된 생산은 ‘상품’ 및 ‘화폐’ 범주의 존속을 의미한다는 데에는 이의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 범주가 존속하기 위해서는 시장이 존재해야 하고 교환의 자유가 어느 정도 보장되어야 하는데 일부 쿠바 지도자들이 이를 의심한다고 비판했다. 베틀랭은 경제 조직은 생산력보다 앞서 나가거나 우위에 설 수 없다고 주장했다. 쿠바의 경우 생산의 기술 수준이 낮은데, 이는 쿠바 경제에 여전히 가치법칙과 자본주의적 범주들의 존속을 의미했다. 그리고 이런 존속을 국가 차원에서 규제하려는 것, 또는 생산력보다 생산관계를 먼저 바꾸려 하는 것은 손해일 수 있었다.
이에 게바라가 다음과 같이 응수했다.
“베틀랭은 분석 방법에서 두 가지 큰 실수를 범했다. (a)그는 생산관계와 생산력 발전의 조응이라는 개념을 너무 기계적으로 해석해 자본주의에서 사회주의로의 이행기에 있는 특정 국가의 구체적인 양상들을 생산관계하나로 ‘축소microcosm’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른바 경제계산(AFS)에 대해 실용주의에 경도된 변명조의 결론을 내린다. (b)그는 소유 개념 역시 기계적으로 분석한다.”119
게바라가 보기에 베틀랭의 결정론적 정식은 공산주의가 완전히 발전한 자본주의에서 유기적으로 발전해나온다고 하는 ‘교조적’ 마르크스주의적 시각과 위험할 정도로 가까웠다. 이런 교조주의는 영국 제국주의가 아일랜드와 인도를 어떤 식으로 착취했는지 이를 비판하는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분석, 더불어 제국주의가 식민지 나라들의 경제 발전을 저해했다는 레닌의 주장을 간과한다. 게바라에게 사회주의 혁명은 제국주의 타파가 경제 발전과 사회주의로의 이행을 위한 전제 조건이라 주장하는 레닌의 분석을 따른다. 따라서 이행기 사회에 생산력과 생산관계는 사이에 베틀랭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기계적인 상관관계는 있을 수 없다. 만델은 “고전적 마르크스주의 이론가들이 자본주의에서 사회주의로의 이행기에 생산양식, 생산관계, 교환양식, 분배양식 간에 완전한 상관관계가 없고, 오히려 반대로 모순적인 요소들이 공존한다는 데 암묵적으로 동의했다.”고 주장하면서 게바라의 입장에 동조했다. 그는 마르크스의 『고타강령비판』을 언급하면서 “자본주의에서 사회주의로의 이행기에 기본 모순은 비자본주의적 생산방식(생산수단의 사회화)과 부르주아적 분배 양식(노동자는 자신의 노동에 따라 분배받는다) 간의 모순”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119-120
1952년에 스탈린은 소비에트 경제에서도 가치법칙이 작동하고, 사회주의에서도 객관적인 경제법칙들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자연과학의 법칙처럼 경제 발전 법칙 역시 객관적인 법칙으로 인간의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나는 경제 발전 과정을 보여준다.” 쿠바에서 자율재정시스템 지지자들이 자본주의적 범주들에 의존하는 자신들의 경제관리시스템을 이론적으로 정당화하기 위해 스탈린의 이런 주장을 근거로 내세웠다. 게바라는 이런 입장에 대응하고, 사회주의 건설 과정에서 자본주의적 범주들을 활용하는 것을 반대하기 위해 1921년에 소련에서 도입된 신경제정책(NEP)에 대한 레닌의 주장과 소련의 『정치경제학 편람』에 나와 있는 내용을 인용했다.120-121
“『정치경제학 편람』에 이런 언급이 나온다. ”상업commercial 생산, 가치법칙, 화폐는 공산주의의 가장 높은 단계에 도달해서나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상업 생산과 유통이 자취를 감출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공산주의 사회를 건설하면서 화폐와 상업 관계뿐만 아니라 가치법칙을 사용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왜 ‘발전시켜야’ 할까? 우리는 이행기에 자본주의적 범주들이 일정 기간, 비록 그 시간 폭을 미리 결정할 수는 없지만, 유지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행기의 특징들은 낡은 속박들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단계로 빠르게 발전해나가는 사회가 갖는 일반적인 특징들이다. 우리가 보기에 이런 ‘경향’은 시장, 화폐, 따라서 물질적 이해를 포함해 낡은 범주들을 가능한 빨리 제거하기 위한 것, 이런 범주들이 존속할 수 있는 조건들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다.”
게바라는 사회주의 국가의 임무는 가치법칙을 사용하는 것, 또는 반대로 막는 것이 아니라 이 법칙의 작동 영역을 아주 정확하게 간파하고, 그런 다음 그것을 잠식하기 위해, 다시 말해 그것의 작동을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폐지하기 위해 이들 영역에 개입하는 것이라 믿었다. ‘이런 범주들이 존속할 수 있는 조건을 제거한다’는 것은 쿠바의 생산 능력을 높여 가치법칙을 무시해도 될 정도로 물질적 풍요를 달성하는 것을 의미했다. 당면 과제는 자본주의적 지렛대들을 사용하지 않고도 이를 달성하는 것이었다.121
대논쟁이 있은 지 20년 뒤에 이 시기를 회상하면서 로드리게스는 게바라가 “가치법칙이 (사회주의의) 경제 활동을 지배할 수 없다. 사회주의는 가치법칙을 조작할 수 있는, 즉 사회주의 목적에 맞게 그것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비록 게바라가 처음에 사회주의에서 가치법칙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기는 했지만, 그의 분석이 깊어지면서 이런 견해를 거부하는 입장으로 선회했기 때문에 오해를 낳았다. 1963년 6월에 게바라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어떻게 하면 가치법칙을 의도적으로 사용해, 한편으로는 시장에서 균형을, 다른 한편으로는 실제 가치를 정확히 반영하도록 할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이 사회주의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들 중 하나다.” 1963년 10월에 게바라는 “사회주의에서 가치법칙은 계획을 통해 작동한다”는 모라의 주장에 이렇게 응수했다. “이는 그렇게 분명하지 않다 (중략) 갈수록 가치법칙이 계획에 반영되는 정도는 줄어들 것이다.”121-122
1964년 2월에 처음으로 예산재정시스템 개관하는 글을 쓰면서 게바라가 이런 결론을 내렸다.
“우리는 가치법칙을 의도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여지는 없다고 보고 논의의 초점을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모순을 자동적으로 드러내는 자유시장의 부재에 돌리고자 한다 (중략) 사회주의 이행기에 가치법칙이 모순이라면 중앙계획은 그것의 해결책이다. 따라서 우리는 중앙계획이 사회주의 사회의 특징이고 그것이 정의definition라고 주장할 수 있다.”122
1964년 6월, 그는 ‘이 법칙을 구성하는 요소들(화폐로 표현된 비용, ’이윤‘)을 비교 목적으로는 사용할 수 있다.’고 한발 양보했다. 그는 자율재정시스템 지지자들이 가치법칙이 중앙계획을 통해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 전혀 설명하지 않는다고 불평했다.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