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20 주일설교
하나님의 일을 예수님이 막으시면
(사도행전 16:6~10)
설교의 중심사상:
하나님이 우리가 하는 일을 막으시는 것은 더 긴급하고 중요한 계획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하나님의 일에 순종하면 내 계획을 성취할 기회를 주신다.
(세상 속의 문제)
저는 20세에 신학대학교에 입학해서 30세에 목사가 되었습니다. 부목사 생활을 거쳐 38세에 교회를 개척하고 열심히 전도했습니다. 그런데 개척 2년 만에 철거민이 되었고 또 2년 후에 기적적으로 종교용지 약속을 받았습니다. 문제는 종교용지 200평을 살 돈이 없고 건축할 돈은 더욱 없었습니다.
땅을 포기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테니 무리해서 땅은 빚으로 사고 건축은 외상으로 진행했습니다. 건축하고 입당한 후에 교인이 많이 모였으나 빚이 워낙 많아서 이자 감당이 어려웠고 결국 다른 교회에 넘겨드리고 나왔습니다.
하나님이 조금만 더 도와주셔서 교인이 두 배로 늘었으면 이자도 내고 빚도 갚을 수 있었을 텐데 오르막 꼭대기를 넘기 직전에 다시 미끄러져 내려올 때는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빈손으로 나온 그 상황에서 저는 박사과정에서 들어가서 열심히 공부하고 논문을 써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설교학 박사가 되었으니 다시 교회를 세워 잘 부흥시키고 싶은데 아직 예배 처소를 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한 지역 교회만이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를 위한 일을 하고 있는데 지금 맡아서 섬기는 일들도 굉장히 중요한 일입니다.
저는 오로지 하나님을 위해 살기로 작정하고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신학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세상을 기웃거리지 않고 내 젊음을 모두 하나님께 드렸는데 하나님은 왜 저에게 교회를 부흥시킬 기회를 주지 않으셨을까요? 하나님의 일에 열심히 헌신하는 저를 하나님은 왜 도와주지 않으실까요?
그런데, 하나님을 위해 헌신하고 열심히 사는 것은 목사만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직장 생활을 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미려고 애쓰는 모든 일도 하나님을 섬기는 일입니다. 성도 여러분이 하나님을 위해 성실하게 일하는 데도 하나님이 앞길을 열어주지 않고 막을 때가 있습니다. 여러분의 가정과 직장 등의 일상생활이 모두 하나님의 일인데 여러분이 열심히 하는 일이 이상하게 풀리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하나님은 왜 때로 여러분의 앞길을 막으실까요? 어떤 때는 기도 응답을 잘 해 주시는데 왜 어떤 때는 우리 기도를 허락하지 않으실까요? 저와 여러분의 궁금증에 대하여 하나님은 이미 성경에 그런 상황, 그런 의문에 대한 답을 선명하게 주셨습니다. 성경 안에 무슨 문제가 있으며 어떤 해답을 주셨는지 성경 안으로 가 봅시다.
(성경 속의 문제)
사도 바울은 더베-루스드라-이고니온-안디옥을 차례로 방문하며 제자들의 믿음을 굳게 세웠습니다. 특히 루스드라에서는 디모데라는 평판 좋은 제자를 얻어 선교팀을 강화했습니다.
이제 바울은 전에 전도한 지역의 서쪽인 소아시아 지역을 전도의 목표로 삼았습니다. 특히 소아시아의 중심도시인 에베소는 항구도시이고 사람의 내왕이 많으므로 여기서 전도하면 복음이 빨리 퍼질 것을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아시아로 가려고 추진하는 일이 사사건건 막혔습니다. 바울은 성격이 급한 사람입니다. 뭐든지 빨리하고 많이 하고 싶은 사람입니다. 바울은 루스드라에서 돌에 맞았다가 깨어난 후에도 멈추지 않고 전도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바울이 고집부리고 밀어붙일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에베소로 가려고 추진하는 것을 성령님이 허락하지 않는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 일을 위해 기도하는데 마음에 기쁨이 없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요? 예수님의 복음을 더 효과적으로 전하려고 에베소로 가겠다는데 성령님은 왜 하나님의 일을 막으실까요?
아시아로 갈 수 없게 된 바울 일행은 어느 도시에 정착하지 않고 브루기아와 갈라디아 지역을 두루 지나갔습니다. 무시아쪽으로 가다가 문득 소아시아와 반대편, 즉 북쪽의 비두니아로 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상황은 풀리지 않고 기도할 때 예수님이 기뻐하지 않는 것을 느꼈습니다. 남쪽, 북쪽 모두 하나님이 막으시면 어디로 가야 합니까? 그렇다고 동쪽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드로아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 성경을 읽으면서 나라 이름들이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세요? 여기 지명이 모두 ia로 끝나고 있습니다. 나라 이름 가운데는 –stan도 있고 –land도 있는데 ia로 끝나는 이름이 가장 많습니다. -ia는 여성에게 붙이는 어미(語尾)인데 아마도 땅을 어머니로 생각하는 사고방식에서 나온 것 같습니다. 아시아, 브루기아, 갈라디아, 무시아, 비두니아, 마케도니아 등은 당시에 로마 제국에 합병되어 있었죠.
드로아는 나라 이름이 아닌 도시 이름이라서 –ia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드로아는 ‘트로이의 목마’로 유명한 그 트로이와 같은 곳입니다.
(성경 속의 해답)
드로아에서 바울은 이제 어디로 가야할까요? 전도하려고 수리아의 안디옥에서 출발했는데 하나님이 아시아도, 비두니아도 가지 못하도록 막으셔서 계속해서 오다 보니 드로아까지 왔습니다. 여기가 서쪽의 땅끝인데 하나님이 선교를 막으시면 설마 돌아가라는 뜻일까요?
하나님의 일을 하나님께서 이렇게 막으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혹시 하나님은 바울과 바나바가 대립하고 해어진 것에 대해 화내시는 걸까요? 이유가 뭐든지 서로 싸우고 갈라서는 것을 하나님은 용납하지 않는 것일까요? 설마 우리 하나님이 그렇게 옹졸하신 분일까요?
바울은 답답한 마음으로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가뜩이나 마음이 복잡한 데 바울은 밤중에 특이한 환상을 보게 됩니다. 그 환상에서 바다 건너 마케도니아 사람 한 명이 나타나서 건너와서 좀 도와달라고 초청했습니다. 이 환상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기도하는 사람 바울은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응답이며 하나님의 인도라고 확신했습니다. 바울은 드로아가 서쪽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거기가 끝이 아닙니다. 그 바다 건너편에는 드넓은 마케도니아가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이 아시아도 막고 비두니아도 못 가게 하신 것은 선교를 그만두고 돌아가라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바울은 아시아에서 가장 번화한 에베소에 복음을 전하려고 했는데 하나님은 아시아보다 유럽에 먼저 복음을 전하도록 바울을 이끄신 것입니다. 복음이 가장 효율적으로 전해지는 방법은 바울보다 하나님이 더 잘 알고 계셨습니다. 하나님은 바울보다 더 멀리, 더 넓게 보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드로아에서 배를 타고 계획에도 없던 유럽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바울 일행이 탄 그 배는 바울과 함께 복음을 싣고 유럽으로 갔습니다. 그 복음은 서유럽과 북유럽의 야만인들을 변화시켜 선진국이 되게 했고 그 나라들을 통해 전 세계가 복음화되었습니다. 그 후 복음은 북아메리카를 통해 조선으로 건너와서 어둠에 잠긴 조선 사람들을 깨우고 대한민국에 선교 역사상 유례가 없는 부흥을 일으켰습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에는 세계 최대의 교회가 즐비하게 세워져 있습니다.
바울이 그렇게 가고 싶어 하던 소아시아의 에베소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2차 전도여행을 마케도니아와 아가야 지방에서 잘 마친 바울은 제3차 전도 여행을 출발해서 곧바로 에베소에 갔습니다. 에베소에서 3년간 머무르며 복음을 전한 결과 에베소 주변의 여러 도시에서 온 젊은이들이 변화되어 자기 고향에 가서 교회를 세웠습니다.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소아시아의 일곱 교회들은 그렇게 해서 세워졌습니다.
이것을 에베소에 가려고 했던 바울의 계획은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 더 긴급하고 중요한 일이 있어서 우선순위를 조정해 주신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결국 하나님의 계획을 먼저 이룬 후에 바울의 계획도 모두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우리는 삼위 하나님의 이름이 모두 등장하는 것을 봅니다. 성령(6절), 예수의 영(7절), 하나님(10절)은 모두 영광과 본질이 동일하신 하나님이십니다. 삼위 하나님이 일하시는 모습을 보면 하나님의 일을 예수님이 막으신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성령님이 더 중요하고 먼저 해야 할 하나님의 선한 계획을 알려주시고 인도하신 것입니다.
(세상 속의 해답)
이제 처음에 말했던 저의 이야기를 이어가 보겠습니다.
저는 열심히 설교하고 기도하고 전도하고 교회를 부흥시키려고 하다가 건축 빚 감당이 안 되어 물러나와 박사과정에 들어가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박사학위를 받고 나자 보이지 않던 영역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글을 많이 쓰니 말도 조리 있게 변했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국연구재단의 연구교수에 최종 선정되었는데 연구교수는 1년간 논문 한 편만 쓰면 나머지 시간을 여러 중요한 일에 써도 됩니다.
지금은 악법대응본부 사무총장, 거룩한 방파제 특별기도위원장, 합신 동성애대책위원장까지 오늘날 심각한 동성애 독재법을 막는 중요한 일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런 일을 하다 보니 의사, 변호사, 법학박사, 국회의원, 유명한 목사 등 그동안 만나기 어려운 위치의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습니다. 또 평생 서기 힘든 유명 교회 강단에 설 일도 많습니다.
만일 교회 목회가 잘 되었다면 제가 이런 일을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또 만일 이런 일에 헌신하더라도 박사학위를 받지 않았다면 여러 가지 한계가 있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이 저에게 현 상황에서 한국교회에 중요하고 긴급한 일을 하라고 부르시고 준비시키신 것을 믿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지역 교회를 세우려는 소원을 내려놓은 것이 아닙니다. 저는 여전히 교회를 다시 세워 부흥시킬 기회를 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바울이 유럽에서 전도한 후에 에베소에서 전도할 기회를 주신 하나님이 머지않아 저에게도 교회를 섬기며 부흥시킬 기회를 주실 줄 믿습니다.
지금까지 저의 이야기만 했는데 이 원리는 여러분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여러분이 하나님을 위해 헌신하고 충성하는데 일이 막히고 풀리지 않은 경험이 있습니까? 분명히 선한 일에 뛰어들었고 최선을 다했는데 이상하게 안 풀립니까?
주님이 먼저 하라고 부르시는 것은 무엇인지 인도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바울이 드로아에서 기도했듯이 간절히 기도하면서 여러분의 마케도니아는 어딘지 환상을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주님이 부르시는 그 일에 먼저 충성하면 여러분이 계획한 그 일을 할 기회를 주실 것입니다.
회사에서 회장님이 부르면 달려가서 회장님이 시키는 일을 먼저 하는 것이 회사원의 도리입니다. 대통령 비서관은 대통령이 부르면 하던 일을 멈추고 달려가야 합니다. 우리 성도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중요한 일을 계획하고 추진하다가도 하나님이 먼저 하라고 인도하시는 일이 있을 때 이것이 더 긴급하고 중요한 줄 믿고 순종할 때 그 후에는 내가 계획하고 추진하던 일들이 순조롭고 형통할 줄 믿습니다.
물론 내가 하나님을 위해 추진하는 길이 막힐 때는 누구나 괴롭습니다. 하지만 지나고 보면 하나님이 인도하신 것은 다 선합니다. 하지만 전도 여행은 2차로 끝나지 않습니다. 바울에게는 3차 전도 여행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때 에베소에 가서 마음껏 복음 전도와 양육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앞길이 막히고 돌아가야 해서 마음이 힘든 여러분은 이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내 앞에는 3차 전도여행이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