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R 만나러...
[바들언]
작은 봉투에
칠백십키로미터를 담아
길을 나섰다.
먹구름이 몰려온다.
빗방울이 톡!
얼굴을 두두린다.
휴가마치고 결핵환자
무하마드 집을 향해
잔차로 길을 나서는데
비온다고 가지 말라
가디언이 말한다.
날씨는 우중충
그래도 나와의 약속은
날씨보다 소중하다.
얄라! 늠쉬!
카스티아를 벗어나
하마숔을 지나니
세찬 맞바람이
페달에 힘을 더하게 한다.
바람을 타는
갈매기는 정지상태로
좌,우로 바람을 즐기고
사자같은 화물트럭이
스치듯 앞서가고
오토바이탄 호야가
소리지르며 추월한다.
거친 숨소리 헉! 헉!
비탈길을 오른다.
숨이 차면 지는거야
숨을 쉬자
들 숨! 날 숨! 하나! 둘!
노란 들국화 군단이
양손 높이 흔들며
응원한다.
내가 달려가니
빗방울이 거둬진다.
가슴속까지
시원케 하는 맛바람!
첫사랑의 강렬함과
뜨거움, 새로움이
함께 달린다.
무함마드와 아내
아이 두명이 맞는다.
한 아이는 자고
두 딸은 학교에 갔다.
건강이 좋아져서
이젠 걷기도 하나
소화계통에 문제가 있어
치료는 계속되고 있다.
네 이웃을 사랑하라.
아픈 이웃을 도와주라
칠백십킬로미터는 전달되었고
쾌유를 위해 기도했다.
그리고 오늘은
비를 뚫고
34.28km를 달렸다.
<2024. 10.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