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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페어바둑최강위전에 짝을 이뤄 2년 연속 우승 호흡을 맞춘 최정 9단과 박정환 9단. 2019년 한국바둑은 이 두 기사의 활약으로 국제무대에서 체면을 세웠다.
2019년 국제 프로바둑계 결산
메이저 우승 '한국 1, 중국 3'
2019년의 국제 바둑계는 5개의 메이저 대회가 열렸다. 새해 벽두에 백령배 결승으로 시작해 2월에 LG배 결승, 6월에 춘란배 결승이 이어졌다. 세 대회 모두 전년도에 시작되어 결승전만 2019년에 치렀다.
한국 주최의 삼성화재배와 LG배는 24번째 시즌을 열었다. 특히 삼성화재배는 본선 32강부터 결승까지를 논스톱으로 진행하는 변화를 단행했다. 몽백합배도 새 시즌을 맞았다. 한ㆍ중 정상 간의 2인대결로 치러왔던 남방장성배는 8강 초청전으로 성격을 달리했다.
그런가 하면 격년제 개최를 표방하며 2016년에 출범해 2017년에 첫 우승자를 배출했던 신오배는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우승상금이 7500만원에 달하는 인공지능 바둑대회도 개최됐다. 2019년의 국제 바둑계를 <표>와 함께 성적 중심으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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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전… 메이저 우승자는 4명
5개의 메이저 대회가 열렸고 각기 다른 4명의 우승자를 배출했다. 날짜순으로 커제 9단이 1월에 백령배를, 양딩신 9단이 2월에 LG배를, 박정환 9단이 6월에 춘란배를, 탕웨이싱 9단이 9월에 삼성화재배를 우승했다.
나머지 하나는 올해 4회 대회를 시작해 내년에 우승자가 탄생하는 몽백합배이다. 두 개 대회를 우승한 기사가 나오지 않을 치열한 경쟁 구도를 보였다. 박정환 9단은 2년 연속으로 한국의 유일한 메이저 우승자로 기록됐다.
우승 횟수에서는 한국이 1개 대회에 그친 반면 중국은 3개 대회의 우승컵을 가져 갔다. 진행 중인 대회에서는 한국이 LG배 결승에 박정환과 신진서를 올려놓아 우승을 예약했고, 중국은 몽백합배 8강에 7명이 올라 있다. 한국이 전원 탈락한 몽백합배 8강의 나머지 한 자리는 일본의 이치리키 료 8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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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의 대회를 보면 신진서 9단이 TV바둑아시아선수권대회를 통해 첫 국제대회 우승 명함을 내밀었다. 박정환 9단은 월드바둑챔피언십 우승을 더했다. 국수산맥 세계프로최강전은 천야오예 9단, 남방장성배는 퉈자시 9단이 정상에 올랐다.
여자바둑계에서는 최정 9단이 양대 대회인 궁륭산병성배와 오청원배를 석권했다. 8강 초청전으로 치른 센코컵은 위즈잉 6단이 2연패를 달성했다. 센코컵은 최정이 2019년에 유일하게 우승하지 못한 여자대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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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전… 여자단체전 싹쓸이
단체전에서는 '바둑 삼국지'로 불리는 농심신라면배를 다시 중국에 내주었다. 판팅위 9단에게 7연승을 허용했고, 당이페이 9단의 결승점을 더한 중국은 단 2명만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한국은 역대 최소 승수인 2승에 그쳤다.
그 후 새 시즌에 들어간 농심신라면배는 양딩신 9단의 7연승을 질주한 중국이 2연패를 눈앞에 두고 있다. 9국까지 진행된 현재 한국은 박정환 9단, 일본은 이야마 유타 9단을 남겨놓은 반면 중국은 4명이 대기 중이다.
여자단체전은 한국이 휩쓸었다. 4개국 대항전인 천태산배은 3연패와 함께 5번째 우승을, 3개국 대항전인 황룡사배는 4번째 우승을 이뤘다. 최정ㆍ오유진을 앞세운 여자단체전은 IMSA도 우승하며 여자단체전을 석권했다. 30세 이하 단체전인 오카게배 우승도 한국이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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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맞대결은 한ㆍ중 팽팽
한국과 중국의 기사들은 1년간 메이저 본선에서 예년보다 적은 55판의 맞대결을 펼쳤다. 그 결과 한국측이 29판을 이기고 26판을 잃었다. 승률로는 52.7%. 50.6%였던 2018년보다 살짝 올랐다.
7대 메이저 기전에 TV바둑아시아, 농심신라면배, 국수산맥, 중국갑조리그 등을 포함시킨 전적에서는 한국측이 119승을, 중국측이 114승을 거둬 백중세를 보였다. 갑조리그를 빼면 한국이 41승51패로 뒤졌다. 일본기사를 상대로는 11승1패, 대만기사를 상대로는 5승1패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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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기사의 메이저 기전 성적
메이저 개인전의 성적을 살펴보면 박정환 9단이 우승 1회와 결승 진출 1회, 8강 1회로 활약했다. 신진서 9단은 준우승 1회와 결승 진출 1회를 남겼다. 2020년의 첫 우승자는 박정환-신진서이 벌이는 LG배 결승전으로 가려진다.
중국은 커제ㆍ양딩신ㆍ탕웨이싱 9단이 한 차례씩 우승했다. 신진서 9단과 동갑내기인 2000년생 셰커 7단의 8강 두 차례도 눈에 들어온다. 일본은 이야마ㆍ시바노ㆍ이치리키가 한 차례씩 8강에 오른 바 있다. 여자기사 중에서는 최정 9단의 LG배 16강이 최고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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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이팅' 세계랭킹
'고레이팅'에서는 신진서의 1위 기간이 길었고 12월 31일 시점의 1위도 신진서 9단이 차지했다. 고레이팅은 ELO 포인트로 산정하는 프로기사들의 비공식 세계랭킹이며, 바둑의 공식 세계랭킹은 아직 없다.
한국기사는 박정환 9단이 2위, 이동훈 9단이 15위, 신민준 9단이 18위에 자리해 있다. 1위권에 2명, 20위권으로 넓혀도 4명에 불과하다. 여자기사 중에선 최정 9단이 50위로 최상위. 최정은 2017년 말에 124위, 2018년 말에 70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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