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이시는 정지용 시인의 향수의 앞 구절이다.
꿈엔들 잊을 수 없는 고향의 모습이 갑자기 생각이 난다. 무작정 길을 걷다가도 만나는 시골의 모습에 고향의 향수를 느끼곤 한다. 이제 나도 50줄에 들다보니 어릴적 고향의 모습이 무척 그리운가보다. 누구나 고향일것 같은 구담마을을 이번에 찾아보고 왔다. 전라북도 임실군 덕치면 천담리 구담마을은 향수의 싯구처럼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는 모습을 하고 있다. 섬진강 물길이 회룡마을을 감아 휘돌아가는 정겨운 고향 같은 구담마을. 그 모습이 꿈속에서 본 고향마을과 너무 나 많이 닮아 있다.
안담울로 불렸던 구담마을은 마을앞을 흐르는 섬진강에 자라가 많이 나와 구담이 되었다는 설과 마을 앞에 급히 꺾여 나가는 개울에 아홉개의 소가 있어 구담으로 불렸다는 이야기다. 열댓집 남짓한 구담마을은 봄이면 매화향기에 취한다. 광양 다압의 매실보다는 규모도 적지만 이곳에도 많은 집에서 매실 농사를 짓는다. 그 덕분에 전라북도 구담의 매실은 입바른 사람들에 의해 지명도가 높아 없어서 못 판다는 이야기다.
한적했던 산촌의 풍경은 지워지고 자꾸만 도회지의 모습으로 변해간다는 구담마을, 편리를 쫓아가는 마을의 변화는 어쩔수 없지만 안타까움이 없지만은 않다. 매실향기을 쫒아 이른봄부터 이곳 구담마을은 활기를 찾는다. 격정의 여름을 지나면서 누런 들판에 내려쬐는 때약볕에 허수아비는 고개를 숙이고 10월의 구담마을은 가을빛에 완전히 젖어 있다. 집집마다 담장에 가지를 드리운 감나무는 주렁주렁 감이 금방 떨어질듯 달려있고 할일 없는 강아지는 꼬랑지를 흔들며 방문객을 반긴다.
구담마을 회관 앞을 내려서면 느티나무가 들어서있는 당산이 울울창창하다. 이곳은 1998년에 개봉된 영화 "아름다운 시절(이광모 감독)"이 촬영된 곳이다. 이곳 당산나무에서 바라보는 섬진강 물돌이의 풍경은 한장의 그림 엽서를 보는것 같다. 발아래 보이는 개울에 잠겨있는 징검다리는 TV 문학관에서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의 한부분을 촬영을 하였던 곳이라 한다. 징검다리를 건너면 순창군 동계면 어치리 회룡마을이며 섬진강이 순창과 임실을 이곳에서는 경계 짓고 있다.
섬진강은 데미샘에서 발원해 500리(약225km)를 유장하게 흘러간다. 하얀모래로 유명해서인지 옛날에는 다사강이라 불렀고 고려에 와서는 두차강으로 불렸던 섬진강. 그 강가에 형성한 구담마을, 흘러가는 섬진강의 역사처럼 구수한 입담을 한바가지 쏟아 낼 것 같은 아름다운 고향길 구담마을 길을 따라 섬진강 둘레길이 강을 따라 시작된다.
아름다운 시절 영화의 구담마을 당산나무 한장면 (다음 영화 발췌)
아름다운 시절의 영화 포스터(다음 영화 발췌)
첫댓글 오옹...뭐가 잘못되서 배꼽들만 보입니다...내컴이 안좋은건지..ㅠㅠ 사진 보고싶은데 말이에요
잘 나오고 있습니다. 감솨.
즐거운 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