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은율이라고 해요.^^
온 생명 더불어 평화 짓고 살아가기를 꿈꾸고, 그 뜻을 찾고 구하며 배우는 일상 지어가요.
지금껏 마을 공동체 속에서 자라왔고, 삼일학림이라는 배움터에서 한몸으로 살아가는 삶 배우고 있어요.
학림 학생으로 지내며, 지금은 온배움터 살리학숙에서 새로운 벗들과 어울리고,
삶의 주인으로 서가는 '독립학습' 이라는 때를 보내고 있어요.
처음 독립학습을 나와 앞이 잘 보이지 않고, 흔들리던 때에 주역을 만났어요.
주역 수업이 열리는데 함께 하지 않겠냐고 먼저 손 내밀어준 이가 있었고, 이끌리듯 주역 배움 여정에 함께하게 되었어요.
좋은 인연을 만나 소중한 배움을 함께할 수 있어 고마운 마음으로 갈무리 나눕니다.
주역 공부를 갈무리 하며 내게 남은 건 '살아라' 는 명이였다.
그 씨알을 묵상하며 '생명'. 이라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 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주역 공부가 이미 내 안에 있는 빛을 일깨우는 하늘의 말씀을 찾고 구하고, 들을 줄 아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내 삶의 주인으로 서가는 때(독립의 때)를 보내며 어둠 속을 헤메이고 있었다.
무엇이 어려운지도 모른 채 아파하고 있었다.
하고 있는데, 가닿지 않고 끝없이 무너지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런 시간들 보내며 이끌리듯 주역 수업을 듣게 되었다.
새로운 배움 앞에서 어쩐지 설레는 마음이 들었다.
처음 만나 함께 공부하는 벗님들과 인사를 나누는데, 밝게 인사 나누는 기운 속에서 어딘가 환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시작한 수업 속에서, 가장 먼저로는 주역의 기반이 되는 우주론-주역의 기본원리와 주역의 역사에 대해 배웠다.
선생님의 말씀이 마음으로 흘러들어오는 듯한 기분이었다.
마음속에서 그림이 그려졌다.
말로 담을 수 없고, 알 수 없는 신과 같은-숨과 같은 무극에서 역동적인 움직임이 일어나는 태극으로,
그 태극-음양이 하늘과 땅과 사람을 뜻하는 삼태극으로.. 새로운데 편안한 배움들이 마음속에서 꿈틀 거리는 것 같았다.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이라는 생명이 있게 된 시간부터, 이야기가 함께 있었고,
그 이야기가 뜻을 모으고 삶을 지어갈 중심이 되어주었다고 배웠다.
이야기-그 속의 명이 우리 삶의 시작부터 있다는 것이 신비롭고도 평안했다.
오랜 시간동안 쌓이고, 쌓인 삶의 이야기들, 축적된 지혜들을 꿰어낸 것이 주역이었다.
새로워서 신비로웠지만 편안했던 건, 그 이야기-하늘 뜻이 지금의 삶에서도 변함없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기 삶의 질문을 가지고 하늘의 지혜를 구했다.
동전을 던지고 한 명 한명 자신의 괘를 받았다.
괘를 읽을 때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힘을 느꼈다.
거울처럼 내 마음을, 나를, 삶을 비춘다.
아주 오래전 이야기 속에서 나를 읽는다.
너무도 맑게 비추는 말씀이 놀랍고, 아프고, 위로를 받고, 마음속으로 많이 울었다.
그렇게 이야기와 내 삶이 교차하고 꿰어진다.
그것을 의미 있는 우연이라고, 동시성 이라고 배웠다.
동시성을 느낄 때면 시 공간을 넘어서는, 설명할 수 없는 어떤 이끄심을 떠올리게 된다.
선생님은 시간과 공간, 그 모든 것이 다 하나라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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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것들을 알아가고, 느끼며 주역의 신비속에서 흠뻑 빠져 있을 때 순식간에 첫 시간이 끝나고,
상상치도 못한 여정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배움이 교실과 종이와 책을 넘어 삶으로 뻗어나가고 있었다.^^
처음 만난 우리는 함께 여행자가 되어 숲길을 걷고, 노래를 부르고 뛰놀았다.
첫 여행지였던 숲에서 올해 첫 매화를 함께 보았다.
한 명 한명 돌아가며 킁킁 매화의 향기를 맡고, 그 나무를 둘러 함께 손을 잡고 평화를 노래하고 춤을 추었다.
언니 오빠 선생님과 숨이 차게 달리고, 물속에서 첨벙 대고, 함께 웃으며 밥상 나누고, 맨발로 숲을 걷고,
쏟아지는 햇살아래서 함께 공부하고..
주역 배움을 갈무리하며 내게 남았던 씨알은 그런 삶 속에 있었다.
배움 여정을 돌아보며 무엇보다도 천진난만하게 웃고 놀았던 순간들을 떠올리고, 그 시간들 속에서 살아라 는 명을 발견하며
주역을 책으로 공부한 게 아니라 삶으로 배웠다고 느꼈다.
반짝이는 윤슬을 보며, 소박한 기쁨을 담고 있는 괘에 대해 배웠고, 숲 속에서 나무가 바람에 춤추는 소리를 들었던 날,
나무를 사랑하는 사람과, 숲을 사랑하는 사람을 담은 괘에 대해 배웠다.
그렇게 삶에서 함께 배운 이야기들은 잊혀지지 않을 것 같았다.
그 여정 속에서 나도 모르게 환해져 있었다.
정말 많이 행복했다.^^
마지막 시간, 함께했던 시간들을 돌아보며 '복괘' 를 골랐다.
복괘는 마지막 남은 씨알 하나가 땅에 심겨 있는 모습이다.
함께했던 선물 같은 시간 속에서 그 씨알을 발견할 수 있어서, 고마웠다.
어둠 속에서도 찾고 구하며 기댈 수 있는 기둥이 있다는 것, 듣는 법을 배울 수 있어서 너무나 고마웠다.
서툴지만 간절하게 하늘의 지혜를 구할 때, 하늘은 언제나 응답한다.
숨처럼, 바람처럼, 비추어주고 간다.
결단하라고,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조심하라고, 용기를 내어 가라고..
그 말씀들에 진실하게 삶을 돌아보고 닦아가며 하늘 뜻을 따라 살고 싶다.
천진하게 모험하고 달리고 눕고, 햇볕을 받고 공부하며, 이 삶에 내려주신 빛을 보고,
하늘이 내려주신 명을 따라 살겠다.
하늘의 지혜를 듣는 배움 여정 속에서
사랑 씨알을 심고, 평화의 춤을 추고, 서로 눈을 보며 아름답다고 이야기하고, 서로 에게 절을 올리고,
평화의 인사를 나누며 서로 안아주었던 품속에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 세상에서 살아서 너무나 다행이다. 너무나 고맙다.
뜻을 함께 하는 생명들이 있어 너무나 든든하다."
내 안에 있는 작은 씨알을 지키는 따뜻한 품을 느꼈습니다.
그 품을 기억하며 제가 살아있는 곳에서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선생님과 함께 할 수 있어 너무나 즐거웠고, 영광이었고, 삶에서 좋은 분을 만나서 참 고마웠습니다.
마음이 든든하고 따뜻해졌어요.
함께 공부하며 청춘을 보내고 있는(^^) 언니 오빠, 곱고 아름다운 선생님들..
한 분 한 분의 눈빛과 그 속에 깃든 사랑이 잊혀지지 않을 것 같아요.
좋은 벗 되어 함께 공부할 수 있어 고마웠습니다.
좋은 때에, 밝고 맑은 얼굴로 다시 만나요:)
첫댓글 따뜻하고 아름다운 글을 읽으니 절로 행복해집니다!
우와~ 주역 수업이 궁금해지고 수강하고 싶어지는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