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원(구의원)은 처음부터 주민의 손으로
제8대 지방선거를 마치며…
지난 6.1 제8대 지방선거에서 선거구에 따라 투표용지 숫자가 달랐다. 어떤 곳은 7장인데 반해 다른 곳은 6장뿐이었다. 처음 7장으로 알고 있었던 주민들은 상당히 의아해했다. 이유는 기초의원인 구의원 무투표 당선지역이 3곳이나 되어 구의원 투표용지 자체가 필요 없게 된 탓이다.
무투표 당선자들은 일찌감치 당선된 터라 선거운동은 물론 기타 홍보물 제작도 필요 없었다. 때문에 주민들은 얼굴조차 모르는 일꾼에게 집안 살림을 맡겨야 할 지경이다. 과연 이런 것이 바람직한 현상인가?
이번 선거뿐만 아니지만 지역의원 후보자들은 먼저 소속정당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 그런데 그 문턱은 주민과 별 상관없는 그들만의 등용문이다. 설사 경선이 붙는다 해도 당원들만으로 결정짓기 때문에 일반 주민들은 개입할 소지조차 없다. 지역 주민을 대표하는 일꾼을 뽑는다고 요란을 떨어놓고 정작 그들만의 밀실 정치판을 벌인 셈이다.
우리는 후보자들의 선거비용을 혈세로 보전해 주고 있다. 선거비용보전제도를 통해 10% 이상 득표면 50%, 15% 이상 100% 선거비용을 보전해주면서까지 후보자들의 자유 경선을 유도하고 있다. 목적은 바로 주인 된 자에게 올바른 일꾼을 고르게끔 기회를 주고자 함이다. 그러나 정당공천이란 미명하에 선택할 기회마저 없애버리니 참으로 개탄할 노릇이다.
언제부터인지 우리는 필요에 의해 권한을 위임한 일꾼들에게 놀아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특히 거대 양당체제하의 2인이나 3인 선거구제는 이미 정해진 판에 주민들이 오히려 들러리로 보인다. 주민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정당에서 추천한 인사를 놓고 참정권 행사랍시고 열심히 투표하지만 결과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1명씩을 따놓은 당상 마냥 차지한다. 이렇게 짜인 정치판 속에선 일꾼들이 주민보다 소속정당을 더 위할 것이란 생각은 기우일까?
빠른 시일안에 기초의원만큼은 처음부터 주민들의 손으로 뽑아 주민들이 제대로 부리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