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단짝이라 좋아
방송일 2018년 5월 14일(월) ~ 5월 18일(금), 446번
살다보면 유독 마음을 움직여 놓는 인연이 있다.
어딘가 모르게 나와 닮아 있고
감춰둔 내 속내를 가장 먼저 알아주며
뒤돌아서면 금세 그리워지는 존재, 바로 나만의 단짝.
여기 떼려야 뗄 수 없는 특별한 누군가와 연을 맺고
인생이란 긴 여행길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여정을 따라가 보면, 우리는 무엇을 만나게 될까?
제1부. 보약 같은 내 친구

*영상보기->https://www.dailymotion.com/embed/video/k1BisCXcVMvAeTqLHxt?logo
경남 남해군의 끝자락,
수려한 산세에 남쪽의 금강산이라고도 불리는 ‘금산’.
발 아래로 끝없는 다도해의 절경이 펼쳐지는 이곳,
그 가파른 절벽 위에 산장이 하나 있다.
100년도 넘은 역사를 품고 있다는 산장,
이정순 할머니는 24년 째 이곳을 지켜왔다.
이 외진 곳을 찾아오는 이들에게 명당자리를 알려주고
바위의 전설까지 읊어주는 할머니.
그렇게 산중의 낙원에 살자니 더 바랄 것이 없단다.
그러나 단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었으니,
바로 친구를 자주 만날 수가 없다는 것.
“자네와 나는 보약 같은 친구야”
단짝 친구 김동엽 할머니는 산 아래에 살고 있다.
산장을 통해 맺어진 각별한 사이지만
일손이 바쁠 때에만 올라오는 터라 자주 볼 수가 없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친구와 만나면
함께 노래도 부르고, 보리암에도 올라본다.
만남의 기쁨이 큰 만큼, 헤어짐의 아쉬움도 크기만 한데...
그 마음 달래려 서로의 모습을 담아보기로 한다.
카메라를 손에 쥔 할머니들은
서로의 어떤 마음을 담아냈을까?
제2부. 섬마을 견우와 직녀

*영상보기->https://www.dailymotion.com/embed/video/k6VBiuc08EWKAHqMcZT?logo
우리나라의 유인도 중에
가장 작은 섬들에 속한다는 충남 보령의 육도와 월도.
채 10가구도 살지 않는 이 작은 섬들에
‘견우와 직녀’라고 불리는 할아버지들이 살고 있다.
바다가 허락하고 파도가 도와야만
만날 수 있는 두 친구.
육도의 최예동 할아버지와 월도의 김주현 할아버지다.
섬과 섬 사이는 직선거리로 700M에 불과하지만
변덕이 심한 바다 날씨 때문에
마음 편하게 만날 수가 없단다.
“월도까지 다리 좀 놔주면 좋겄어”
바다 건너에 있는 친구를 만나는 날.
여든이 넘은 두 할아버지는 만나기만 하면
마치 소년시절로 돌아간 것 마냥 즐겁다.
무인도에 놀러가 진달래 꽃구경을 하고
봄 바다의 바지락 맛에 취하다보니 하루가 금세 간다.
헤어질 때가 되면 벌써부터 그리움이 짙어지는데...
저 바다가 육지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오늘도 섬과 섬 사이를 넘나드는
애틋한 황혼의 우정을 만나러 가본다.
제3부. 우리 집 백구

*다시보기->http://www.ebs.co.kr/tv/show?prodId=7225&lectId=10887764
전남 함평의 한 시골마을.
이곳에 10년 째 일편단심,
유별난 사랑에 푹 빠진 이가 있다.
“백구야 꽃 봐라, 너 마냥 이쁘다”
반백년을 함께 산 아내보다
집 지키는 개, ‘백구’가 그리 예쁘다는 박권영 할아버지.
새벽부터 부지런을 떨어 부둣가에서 구해온 생선도
아내의 손맛 담긴 수육의 살코기도 모두 백구의 몫.
밭일 하러 나설 때에도 늘 백구만 끼고 돌기 일쑤다.
“난 개띠라 개를 안 좋아해라. 개띠라.
생전 나는 보도 않고 개만 좋아하싱게”
상황이 이러하니 아내의 눈에는 백구가 예쁘게 보일 리가 없다.
때로는 자신보다 백구를 더 챙기는 모습에
서운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는데...
못 말리는 단짝 때문에 늘 속이 터진다는 아내.
시골 개 백구와 할아버지는 무사히 사랑을 지켜낼 수 있을까?
제4부. 사과 꽃 당신

*영상보기->https://www.dailymotion.com/embed/video/k507MU74aZ4rS9qNaj8?logo
집집마다 사과나무가 하얗게 꽃을 피운
경남 거창의 어느 산골마을.
올해도 탐스런 결실을 맺기를 바라며
사과 꽃을 따내는 적화작업이 한창이다.
바쁜 손길로 꽃을 솎아주는 서종순 씨.
그 모습을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이가 있으니,
1904년생, 올해 연세 115세가 되셨다는
시어머니 백경순 할머니다.
“남편하고는 25년 살았는데,
인제 시어머니하고 45년”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보다
시어머니와 함께 산 세월이 더 길었다.
어찌 힘들지 않았으랴 싶지만
그래도 서로가 있었기에 살아낸 시절이었다.
“며느리하고 살기 안 지겹소?”
“안 지겨워, 어데 갈까 겁을 내는데. 어린아 매이로”
아직도 동백기름으로 치장을 하고
고운 색의 옷만 골라 입는다는 시어머니.
털털한 성격의 며느리와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날마다 티격태격하면서도
또 금세 눈 마주치면 웃음이 나는 두 사람.
세상 단 하나뿐인 특별한 단짝,
사과 꽃향기 은은하게 번지는
어느 각별한 고부가 살고 있는 마을로 가보자.
제5부. 스물다섯, 서툰 여행

*영상보기->https://www.dailymotion.com/embed/video/k2DXcAEM0gVwkUqNGwx?logo
때로 인생은 정해진 행로를 벗어나
뜻밖의 장소에 우리를 데려다 놓기도 한다.
4년 전, 낯선 땅 한국을 찾아온
그녀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타지키스탄에서 온 ‘파란’, 그리고 러시아에서 온 ‘레라’.
두 사람은 그저 한국이 좋아서 이 먼 땅을 찾아 왔다.
고국에서 접했던 한국 문화의 신비로움은
그녀들을 이곳으로 이끌기에 충분했단다.
국적이 다른 두 사람은 이 낯선 곳에서 단짝 친구가 되었다.
그리하여 스물하고도 다섯, 두 청춘은 특별한 여행을 시작하는데...
30만평의 드넓은 들판이
온통 초록으로 물드는 고창의 청보리밭.
시골마을 어머니들과 함께하는 장어 요리에
천년 고찰 선운사에서의 꿈만 같은 하룻밤까지.
파란과 레라의 눈에 비친 아름다운 풍경들은
서로에게 무엇을 남겼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