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낭패
Y회장님
신근식
세상의 인구는 매일 늘어난다. 그 일상사는 태어난 사람들이 살아가는 별난 사연들이 저마다 얽키고설켜 하루라는 단위를 만든다. 아침나절이 생기거나 저녁나절이 생겨서 시공간 차이를 만든다. 그 공간에서 나만이 해석하고 저지르고 만든 일들이 그 결과에서 별로 좋지 않는 평점을 만든다. 사람 삶은 모두가 거기서 거기인데 안일하게 생각한 나의 결정이 좋은 결과 , 어중간한 결과, 나쁜 결과로 세분하여 나타난다. 최소 삼분의 일이라도 확률에 맞춰서 33.3%의 좋은 결과마저 못 얻으니 그걸로 더욱 서럽다. 확실히 나의 매사가 확률의 결과에도 못 미치니 무슨 푸닥거리라도 하여야 할까? 오죽하면 사람이 어려우면 물에 빠져서도 지푸라기 잡는 심정이라 한 것인가? 사람 일상생활 해오면서 너무 황당한 결과에 처하는 일들이 일어난다. Y회장님과 나.
사람은 누구나 일상의 걱정과 고민을 안고 미래를 불안해하며 살아간다. 살아가는 데 따르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어떻게든 해보려고 아등바등 노력하고 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쌓이는 스트레스는 대개 한 잔의 술로 풀어내곤 한다. 꿋꿋이 잘 이겨내려고 자신을 응원하며, 자신을 위로하며 살아간다.
어느 순간 자신이 무너져버릴 것 같은 느낌이 찾아왔다. 앞을 향해 달리기만 하다가 어느 순간 쿵하고 넘어지는 때가 있다. ‘나는 왜 사는가?’,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존재론적 고민이 일상을 흔들기 시작한다. 이십 대 나 삼십 대 때의 고민과는 양상이 다르다. 살아가야 할 미래에 대한 불안에 살아왔던 지난날에 대한 회한이 더해진다.사람이기에 자성한다.
2021년 시월 Y회장(용역회사)이 내가 일하고 있는 협회에서 방역관리사 1급 자격 교육 마치고 자격증을 받았다. Y회장이 자기와 방역사업을 같이 해보자고 제의하였다. 사무실과 집기는 모두 갖추어져 있으니까 몸만 오면 된다고 했다. Y회장은 제법 규모가 큰 용역회사의 회장으로 있다. Y회장은 얼마 전에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서울 삼성병원에 입원하여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져 몸이 80%이상 회복되었지만 아직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는 한때 잘 나가는 사업가였다. 지금 늙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장에 복귀할 만큼 어쩐지 절박해 보였다. 세월의 무게는 피할 수가 없나보다.
며칠 후 Y회장과 함께 용역회사 5층 건물에 갔다. 건물을 살펴보니 정상건물이 아니고 옥탑인 가건물이었다. 서른 평정도 규모에 교육장과 사무실이 아담하게 잘되어 있었다. 그러나 오래 사용하지 않아 바닥 장판이 떨어지고 바깥 주변이 지저분하여 약간 리모델링이 필요 하였다. 그만 하면 사업장으로 괜찮은 곳이라 생각하여 바닥에 카펫공사 하고 교육기자재도 구비하여 일부 수리를 마쳤다. 사실 C대표이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Y회장이 책임진다고 하여 직인을 가져와서 계약서를 썼다. 업무를 나는 내 사업체 이름(대한방역산업진흥원)으로 교육을 전담하고, Y회장은 사업장의 공간제공과 업체섭외로 분담이 이루어졌다. 모든 것이 잘되었다고 생각하고 내 나름대로 옥상공간에 비취파라솔과 탁자를 배치하면 멋진 쉼터로 여름밤 별보면서 즐기는 아지트가 되겠다고 의미있는 상상도 하였다.
나에게도 용산동 시대가 열리나 싶어 “성서발전위원회” 단체에도 가입하고 나름 활발하게 움직였다. 성실함을 타고 난 듯이 보였다. 어느 날 Y회장에게 C대표이사와 인사도 하고 소개받으러고 3층 사무실에 갔다. C대표이사와 인사하려고 하였다. 우리 두 사람보고 "옥탑사무실 쓰면 안 된다"고 하고, "방역사업을 하지 말라"고 하였다. 또 한 번은 C대표이사가 5층 사무실에 올라와서 “안 된다고 했는데 빨리 비워주세요” 그리고 “옥탑 가건물은 구청에서 지적 받아 새로 증축하는 설계를 넣었다”고 하였다. 나는 Y회장에게 따졌지만 알고 보니 영업을 전담하는 소위 ‘바지회장’이었다. Y회장은 나이가 지긋할 때 까지 H개발회사에 영업을 도 맡아 지금까지 회사가 유지되고 있는 것도 그 사람의 공이 적지는 않았을 것이다.
Y회장은 이제 나이 들고 영업을 잘 못하자 젊은 사장은 회사의 권한을 박탈당하고, 무시하는 것이다. 그러던 중에 해가 바뀌고 1월 중에 장소를 구하는 대로 비워 주겠다고 통보했다. 구정(舊正) 쇠고 사무실에 나왔는데 사무실 현관문 열쇠를 교체하여 들어갈 수 없도록 만들어 두어서 참으로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계약서에 회사 직인이 찍혀있고 그 동안 사무를 보지 못한 피해와 이사비용을 즉각 청구 하였다. 끝내는 내용증명 보내려고 하는 참에 Y회장의 만류와 곤란한 마음을 헤아려 그만 두고 말았다. “울며 겨자 먹기”로 손해를 보고 말았다. 동시에 그 많은 짐을 다른 장소로 분산하여 마무리 지었다. 그 결과는 너무나 허망, 허탈하였다. 차라리 아무런 사업을 안 벌인 것보다 못하다. 그것은 정신적으로 고생에다, 경제적 고통까지 안겨 주었다. 세상사는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비싼 돈 내고 수업 받은 것이다. 또다시 나의 사업장이 없어져 정말 낭패다.
몇 달 뒤 Y회장의 지인으로부터 Y화장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한동안 우울했고,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 않고 조용히 지냈다. '그 분은 누구한테 어떤 시달림을 받았을까?' 못내 죄책감이 살짝 든다.나에게는 너무나 컷던 상처요, 인생사 어처구니 없는 사건으로 하나 더 늘었을 뿐이다.
인생을 살면서 위기는 곧 희망이라 하였다. 인간에게는 반드시 절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바라는 파랑새를 만날 수 있는 행운도 있는 것이다. 마치 감나무 밑에 말이 하여 입만 벌리고 있어서는 홍시를 못 얻어먹는다. 미끄러운 감나무 가지를 타고 오르든가, 장대를 준비하여 홍시를 집어 비틀어 따 내어만 할 것이다. 남이 못하는 것을 내가 이루어 내었을 때만 차 행복한 것은 이세상에 없다. 현실은 늘 괴롭지만 희망이라도 내일은 따뜻한 봄을 맞이할 수 있다는 소망 이루는 날 기다리고 있다.
무엇을 바라고만 있다가는 좋은 기회를 남에게 모두 빼앗기고 말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사안에 맞닥뜨릴 때 계획적이어야 할 것이다.사업은 계획하고 그 계획이 어긋나면 차선 책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사업의 최고 경계는 동업하지 말며, 쓸데없이 확장하지 말아야 한다. 사업에 배치되는 경우다. 사업은 A를 A'로 만드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사는 희한하다. 사업과는 관계없이 차지하고 있던 부지(敷地)에 갑자기 길이 나든가, 대형사업체가 들어오면 졸지에 부자가 될 수 있는 경우도 생긴다. 이 또한 조상으로부터 입은 음덕이 있어먀만 되는 것일 게다.
Y화장 그 분을 다시금 생각해 본다.속담에 " 나는 놈 위에 타는 놈 있다" 했듯, 위에는 위가 있다는 말이다 작은 공간으로 큰 공간을 못 이긴다. 모든 것을 갖추어 사업 하면 좋겠지만 1%라도 부족한 것 때문에 성공을 못한다. 그러나 나이 듦에도 항상 패기가 넘치고 영업활동이 왕성했던 모습이 눈에 삼긴다. Y회장님! 내세(來世)에서는 부디 영면 하시길 빌어본다.
(20230502)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카페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