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3번째 금강경 24장
須菩提야 若三千大千世界中에
所有諸須彌山王如是等七寶聚를
有人이 持用布施라도
若人이 以此般若波羅蜜經으로
乃至四句偈等을 受持讀誦하며 爲他人說하면
於前福德으로 百分에 不及一이며
百千萬億分과 乃至算數譬喩로도 所不能及이니라
* 낱자 공부
聚모을 취, 持가질 지,算셀 산, 數셀 수, 譬비유할 비, 喩깨칠 유,
諸모두 제, 彌두루 미, 波물결 파, 羅벌일 라, 비단 라, 그물 라, 蜜꿀 밀,
算셀 산, 譬비유할 비, 깨달을 비, 喩깨우칠 유
* 해설
형상있는 모든 것은 허망합니다.
권력이 대단하고 모든 것을 다 할 것 같지만
그 권력 한번 잃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돌아섭니다.
재산이 아무리 많다해도
나갈 때는 순식간이요
우리 목숨 끊어지는 날 모두가 소용이 없습니다.
우리는 영생을 삽니다.
형상있는 보배들이 이생에는 소중하게 사용된다 하더라도
죽을 때 함께 가지 못하며
업만이 따라간다고 하는 것입니다.
수미산같은 칠보라고 하더라도
일시적인 것이요 영원한 것이 못됩니다.
그러나 금강경을 수지독송한 것은 영생을 함께하며
보배로 작용을 합니다.
우리의 수 없는 육근 작용에 선업을 짓게 하여
그 복은 끊임이 없습니다.
이것을 일러 복덕의 생산처요 복덕성이라고 합니다.
來無一物來(래무일물래)오 去亦空手去(거역공수거)라
自財(자재)도 無戀志(무연지)어든
他物(타물)에 有何心(유하심)이리요
萬般將不去(만반장불거)요 唯有業隨身(유유업수신)이라
三日修心(삼일수심)은 千載寶(천재보)요
百年貪物(백년탐물)은 一朝塵(일조진)이니라
萬般 [만반] ①갖출 수 있는 모든 것 ②여러 가지의 전부(全部)
칠보(七寶)
·· 불교 일곱 가지 주요 보배.
무량수경에서는 금ㆍ은ㆍ유리ㆍ파리ㆍ마노ㆍ거거ㆍ산호를 이르며,
법화경에서는 금ㆍ은ㆍ마노ㆍ유리ㆍ거거ㆍ진주ㆍ매괴를 이른다.
불교 전륜성왕이 가지고 있는 일곱 가지 보배.
윤보, 상보(象寶), 마보(馬寶), 여의주보, 여보(女寶), 장보(將寶), 주장신보
공예 금, 은, 구리 따위의 바탕에 갖가지 유리질의 유약을 녹여 붙여서
꽃, 새, 인물 따위의 무늬를 나타내는 공예. 또는 그 공예품.
영(靈)과 물(物)
영 – 영생의 나
물 – 일생의 내 것
경계 찾기
경계를 찾으려면 먼저 일어난 마음을 발견하여야 합니다.
마음이 경계 따라 일어난다고 하였기 때문입니다.
외경만 있으면 보이는 것이 같을 것입니다.
그러나 마음은 외경과 내경이 합하여 일어나기 때문에
각자 가지고 있는 내경에 따라 사람마다 생각이 다른 것이지요
나의 일어난 마음을 보면서 분별성과 주착심을 찾아보는 것은
마음공부의 깊은 단계입니다.
2. 분별성과 주착심 찾기
우리는 보고 듣고 경험하고 학습한 것이 저장됩니다.
그중에서도 오랜 기간 반복하면 무의식에 저장이 되어
나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분별을 일으킵니다.
의식 속에 생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 주착심이라면
무의식 속에 저장되어 습관과 업력으로 분별을 일으키는 것을
분별성이라 합니다.
빈 마음으로 볼 때와 나에게서 일어난 마음이 다르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어떤 분별성과 주착심의 나타난 바일 것입니다.
원기 109년 6월 20일
제목 : 배내에 훈련하러 가는 길에
교당에서 배내훈련원에 정기훈련을 하러 간다고 한다. 딸을 교화하기 위해서 같이 가자고 했다. 기왕에 가는데 너무 늦지 않게 가야 한다고 말을 했었다. 딸은 일찍 가야 한다고 시윤이의 일정을 앞당겨 마치고 오전에 떠나려 했고, 나는 원래의 일정을 마치고 2시쯤 떠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서로 시간을 확인하지 않고 각자의 생각으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뭔가 어긋난다는 생각과 함께 마음이 요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짜증을 내는 내 말을 듣고 ‘가고 싶어 가냐’며 중얼거린다. 화가 팍 올라온다. 훈련에 데리고 가려고 며칠 동안 딸에게 불공을 드렸는데 허사가 될 판이다. 아! 경계구나…. 마음작용을 어떻게 해야 하나 잠시 멈추자.
딸이 시윤이를 데리러 가는 길에 점심 메뉴를 고르라며 톡이 왔다. 점심을 먹으면서 마음이 반은 풀렸다. 툴툴댈 거면 훈련 가지 말라고 한마디 더 하고 싶었다. 생각 없이 훈련 가지 말라고 내뱉었더라면 훈련하러 가면서 내내 마음이 불편했을 것이다.
가족교화가 어려운 지금, 손주와 딸이 훈련에 같이 가 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웠고 도반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잘 지내는 모습에 마음이 편안했다. 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경계를 당하였을 때 잠시 멈춘 게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곁의 사람에게 불공을 드린다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은 일임을 새삼 깨닫는다.
다음에는 어떤 일정을 잡을 때 미리 연마하고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으로 취사력을 길러야겠다. 이번 훈련을 통하여 사리연구에 대해 더 많은 공부심을 챙기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교무의 의견
딸을 교화하기 위하여 훈련에 참여시키려고 노력을 많이 하셨네요. 그런데 가고 싶어 가는 줄 아느냐는 말에 화가 일어났네요. 딸이니 엄마의 말에 고분고분했으면 좋겠지요. 늘 엄마를 배려하면서 엄마의 생각하는 대로 움직여 주었으면 좋겠지요. 며칠을 두고 불공을 하였으니 신심을 내서 스스로 훈련하러 간다고 했으면 좋겠지요. 나아가 엄마의 훈련 준비까지 해주면 더욱 좋겠지요. 그러나 그것은 욕심입니다. 딸이 자기의 생각이 없이 엄마가 시키는 대로만 한다면 미성년자요 자기의 계획이 없이 살아간다면 좀 모자란 사람입니다. 딸이 자기의 주관이 있고 자기의 할 일을 하는 딸이 더 낫지 않겠어요.
우리의 마음은 딸이 자기의 생활도 충실히 하면서 엄마가 하자는 대로 하기를 원하지만 두 가지를 동시에 하는 것은 가능성이 적습니다. 가능성이 적은 것을 이루려 하는 것은 욕심이지요.
딸은 교당에 다니지 않기 때문에 원불교 훈련을 하러 간다는 것은 선뜻 마음을 내기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엄마의 말을 따라 준 것은 엄청 고마운 일입니다. 그런데 고마움을 발견하지 않고 잘못하는 것만 찾으면 원망심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딸은 나의 부속물이 아닙니다. 독립된 인격체이요 영생을 살아가는 각각의 영혼입니다. 이생에 가까운 인연이 되어 모녀간이 되었지만, 영생의 딸은 아니며 내 마음대로 해서는 안 됩니다. 물론 다음 생에는 어떤 형태로 다시 만나려는지 모르고 평등한 관계인 것입니다.
물론 딸이 대종사님 법을 공부하여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어떻게든지 훈련에 참여시키려고 하는 마음은 알지만, 종속관계는 아니니 나의 요청을 들어주면 좋고 안 들어주면 본전이 되어야 합니다. 옆집 아주머니에게 훈련을 함께 가지고 해서 가주면 고맙고 안 간다고 해도 섭섭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나의 기대하는 마음이 적기 때문입니다. 딸도 옆집 아주머니와 다르지 않습니다.
나의 요란함은 딸이 가고 싶어 가느냐는 말인데 그 말이 나를 요란하게 한 것이 아니라 나의 내경(분별성과 주착심)이 요란함을 일으킨 것입니다. 너는 내 딸이니 말을 들어야 해 그리고 며칠을 불공했으니 당연히 훈련 가야 해 하는 바라는 마음이 주착심입니다. 만일 주착심이 없다면 딸이 훈련원에 가고 싶은 마음이 아니구나 하고 알아차리면 그만입니다.
사실은 경계가 나를 요란하게 하는 게 아니라 나의 분별성과 주착심이 요란함을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요란할 때 주착심을 찾아보는 것은 속 깊은 마음공부가 될 것 같습니다.
원기 109년 6월 25일
제목 : 벌집을 보면서 (감각감상)
노 경만
6월 첫 주 어느 날 손주가 할머니 뒤쪽 베란다에 말벌이 집을 짓기 시작했는데 창밖에 알루미늄 샷시 아래쪽 거의 비바람 상관없는 쪽으로 있으니 우리는 조심하고 특히 할머니께는 말씀드리지 말라 하셨어~ 라기에 왜? 했더니 할머니는 겁이 없으셔서 당장 벌집을 떼어내어 없애버릴 듯하니 그럼 창문 열었을 때 벌들이 놀라 마구 날면 집안으로 들어올 수 있어 위험하다고. 듣는 순간 웃음이 나고 아니 내가 겁이 없는가 싶기도 하고 한편으론 혹시 개체 수가 늘어나면 위험할 수도 있어 지금 적을 때 처리해야지 않나? 나를 잘 봤네? 할매의 겁 없음과 용기로 떼어낼까? 생각하며 보다 보니 지름 7cm 정도의 정말 작은집에 5마리쯤의 벌들이 부지런히 움직이며 집을 넓히는 중이었다. 여왕벌인듯한 조금 큰 벌 한 마리는 크레오파트라처럼 비스듬히 가로로 누웠고 아주 조그만 일벌 몇 마리가 움직이는데 너무 작고 예뻐서 차마 떼어낼 수가 없어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그러다가 요즘은 눈뜨면 찾아가서 관찰하는 것이 일과가 되어버렸다. 처음보다 벌집이 4배 정도 커졌지만 이젠 떼어낼 생각은 없고 벌들의 색깔이 황금색이고 결코 벌들은 해충이 아닌 곤충이고 하면서 여러 가지 이유로 그냥 그 자리서 가족들과 부지런히 일하며 잘 살 수 있게 응원하는 맘이다. 한가지 걱정은 너무 커버려서 감당하지 못할 때 벌집을 떼어내려고 소방대원이 출동하는 불상사는 없길 바라며 매일매일 지켜보며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