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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기 전 여름 낮처럼 따뜻한 날이 잠깐 있었다. 리화에 대한 왕룽의 정열도 그러한 것이었다. 그 짧은 동안의 불꽃은 가라앉고 애욕은 그로부터 사라졌다. 그는 리화를 좋아하면서도 정열이 없었다. 그런 정열이 식자 갑자기 노쇠한 자신을 발견했다. 그러면서도 리화가 곁에 있는 것이 유쾌했다. 리화는 나이답지 않게 충실하고 끈기 있게 왕룽의 시종을 들었다. 왕룽도 또한 그녀에게 언제나 친절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차차 아버지와 딸 같은 사이로 변해 갔다. 그녀는 왕룽을 위해서 불쌍한 천치 딸에게도 친절히 했다. 이런 행동은 그를 대단히 기쁘게 했다. 그래서 그는 오랫동안 자기의 마음 속에만 간직하여 왔던 비밀을 리화에게 말했다. 오랫동안 왕룽은 이 천치 딸의 장래에 대해서 고민해 왔었다. 그가 죽은 뒤에는 이 천치 딸이 죽거나 말거나 아무도 개의치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약방에서 흰 독약을 한 봉지 사 가지고 와서 자기가 죽을 때가 다가오면 천치 딸에게 먼저 먹이려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가 죽는 일보다 더 무서운 일이다. 지금 리화를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는 매우 기뻤다. 어느 날 그는 리화를 불렀다. "내가 죽은 뒤에 저 천치를 맡을 사람은 너 뿐이다. 그 애는 아무 생각도 없으니 내가 죽은 뒤에라도 오래 살 게다. 그런데 너도 알다시피 내가 죽어 버리면 그 애에게 밥을 먹여 줄 사람도 비오는 날이나 추운 날에 집안으로 데려오고 햇볕이 나면 양지쪽에 데려다 줄 사람도 없어. 그 애는 줄곧 내가 돌봐 왔으니까 내가 없으면 거리에 쫓겨날지도 모른다. 그래서 하는 부탁이니 이걸 맡아 두었다가 내가 죽거든 이 봉지의 약을 밥에 섞어서 그 애에게 먹여 다오. 그러면 그 애도 나를 따라오게 될 테니까." 리화는 왕룽이 가진 약봉지를 보자 몸을 움찔하며 온화한 말로 말했다. "전 벌레도 못 죽여요. 그런데 어찌 사람을...... 그러시지 말고 제가 대신해서 언제까지나 돌보겠습니다. 영감님께서도 저한테 아주 다정히 해 주셨는데......" 이 말을 들은 왕룽은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울고 싶은 생각이 났다. 이런 위로의 말은 누구에게도 들어 본 적이 없었다. 그는 진심으로 고마왔다. "아무튼 이 약봉지를 받아 두렴. 너밖에 믿을 사람이 없으니까. 할 말은 아니지만 너도 죽을 날이 있을지 모르니까...... 너마저 죽으면 아무도 없으니까 말이다. 며느리라는 것들은 저희 애들로 싸우기 바쁘고 자식들은 제 살 길이 바쁠 테니까......" 리화는 그 약봉지를 받아 넣었으나 그 후 이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왕룽은 리화를 믿고 있기 때문에 천치의 장래에 대해서 그녀에게 부탁한 뒤 비로소 안심이 되었다. 그 후 왕룽은 더욱 늙어 버려 리화와 천치 외엔 아무도 없는 그의 방에서 도무지 바깥이라곤 나가질 않았다. 때때로 생각난 듯 리화를 바라보고 미안스런 듯이 말했다. "이렇게 지내는 것이 젊은 네겐 답답하질 않느냐?" "저는 이렇게 사는 것이 제일 좋은걸요." "네게 비해 내 나이가 너무 많아,,,,,," "그래도 영감님이 좋아요, 제일 좋아요." "왜 젊은 남자가 싫으냐?" "영감님을 빼놓고는 다 싫어요. 누구든 미워요. 저를 팔아 버린 아버지도 밉고, 전 남자들의 나쁜 얘기만 듣고 자랐기 때문에 다 싫어요." 왕룽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너는 내 집에서 아무 일 없이 편히 자라는 줄만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아요. 정말 싫증 나는 것 뿐이었어요. 다 미워요. 젊은 사람이란 모두 싫어요." 그녀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왕룽은 생각해 보았다. '렌화가 그 자신이 경험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려 줘서 남자를 무서워하는 것인가, 뚜챈의 음탕한 이야기에 몸서리를 치는 것인가, 아니면 드러내서 이야기할 수 없는 거북한 사실이 있는가?' 무슨 일이 있었을 것이다. 왕룽은 한숨을 지었다. 지금 왕릉에게는 마음의 평화가 필요했다. 리화와 자신의 딸인 천치를 곁에 두고 그는 뜰에 앉아 있을 뿐이었다. 이렇게 그는 날이 가고 달이 가고 해가 바뀌는 동안, 지난날 그의 아버지가 그러했듯, 그 역시 양지 쪽애서 졸고만 있었다. 벌써 이 인생도 끝이라고 생각하니 만족스럽기도 했다. 드문 일이었으나 그는 간혹 다른 방엘 나가 보기도 했다. 렌화의 방엘 가기도 했다. 리화에 관한 이야기를 렌화는 결코 입 밖에 내지 않았으나 왕룽이 찾아오면 상당히 친절히 대했다. 그녀도 이젠 늙었다. 그래서 좋은 음식이나 술, 그로부터 받는 돈만으로 충분히 만족해 하며 지냈다. 그녀와 뚜챈은 오랜 세월을 같이 지냈기 때문에 주종이란 관계보다는 친한 동무처럼 밤이나 낮이나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은 거의가 남자들에 대한 지나간 옛 이야기로서 큰 소리로 말하기가 거북스러우면 귀에 입을 대고 속삭이는 것이었다. 먹고 마시고 자고 또 눈을 뜨면 지껄이는 것이다. 그리고 또 먹기도 하고 마시기도 했다. 또 왕룽은 장남이나 둘째에게도 간혹 갔다. 그들은 그를 은근히 맞이하고 부리나케 차를 내왔다. 왕룽은 이즈음에 난 손자를 보자고도 했다. 벌써 그는 정신이 몽롱해서 무엇이든 잘 잊어버리고 같은 일을 몇 번이고 묻는 것이었다. "내 손자가 몇이나 되지?" "사내애가 열 하나 계집애가 여덟." "한 해에 둘씩 불어나는구나. 내가 잘 알지. 그렇지?" 그가 의자에 걸터 앉으면 손자들이 이상한 듯 그에게 몰려와서 그를 에워쌌다. 손자들도 모두 다 큰 소년들이다. 그는 그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물끄러미 바라보곤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저놈은 할아버지를 닮았어. 저건 사돈 모습 그대로구, 이놈은 내 어릴 때 모양 같구." 그리고 그는 손자들에게 말했다. "모두들 학교에 가니?" "가요, 할아버지." 그들은 여러 가지 말로 각각 대답했다. "그러면 사서(四書)를 배웠겠구나." 그러자 손자들은 이 완고한 옛 늙은이를 경멸하듯 깔깔대며 웃고 나서 말했다. "할아버진 옛날 같은 얘길 하시네. 혁명이 일어나곤 그따위 예전 글은 안 배워요." 왕룽은 한동안 생각하더니 말을 이었다. "야, 그래 혁명. 나도 들은 적이 있다. 나는 바빠서 그런 걸 몰랐다. 농사를 짓느라고 말이야." 아이들은 킥킥 웃었다. 왕룽은 아들 방에 와서도 어쩐지 어색함을 느꼈다. 나그네와 같은 생각이 들어 곧 일어섰다. 그리고 그는 장남이나 둘째에게는 자주 가지 않았다. 그리고 이따금 뚜챈에게 물었다. "이젠 세월이 꽤 흘렀으니 며느리들이 싸우지 않겠지." 뚜챈은 바닥에 침을 탁 뱉고 말했다. "그 사람들 말씀이죠? 서로 앙앙거리는 고양이 같아요. 그리고 맏이는 친정 자랑만 하고 잔소리를 하니까 어떤 남자가 좋다고 그래요. 그래서 그런지 큰 서방님은 첩을 들인다는 소문이 있어요. 이즈음 곧잘 찻집엘 나가시는 모양이에요." "음......" 왕룽은 이렇게 대답하고 장남에 대한 생각이 머리에 떠오르는 듯하더니 곧 사라져 버리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차 생각이 저절로 났다. 또 어떤 날은 뚜챈에게 이렇게 물었다. "오래 전에 집을 나간 셋째 놈 소식은 없는가?" 이 집안에서 뚜챈이 모르고 있는 일은 없는 것이다. "글쎄, 그 서방님은 편지도, 아무 소식도 없지만 요즘 남쪽에서 온 사람이 전하는 말론 혁명인가 뭔가에 대단한 장교가 됐대요. 혁명이 무엇인지 난 몰라요. 무슨 장사겠지요." 왕룽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셋째를 생각해 보려고 했으나 해가 저물자 차가운 공기에 뼈가 시려 전신이 아프기 시작했다. 노쇠한 탓인지 마음이 항상 이리저리 흔들렸으므로 한 가지 일을 오래 생각할 수 없었다. 그의 노쇠한 몸뚱이가 가장 요구하는 것은 식사와 따뜻한 찻물 뿐이었다. 그리고 밤이 돼 추워지면 따뜻한 젊은 리화가 곁에 붙어 있어 좋았다. 아무리 늙어도 그의 잠자리만은 따뜻했다. 봄은 몇 번이고 지나갔다. 해마다 왕룽은 정신이 희미해져 갔다. 그러나 아무리 노쇠해도 그에게 남아 있는 오직 한 가지는 땅에 대한 애정이었다. 그는 그런 농토를 떠나 성안으로 옮겨와 부호가 된 것이다. 그러나 그의 꿈은 땅속에 그대로 스며들었다. 며칠이고 몇 달이고 대지를 잊고 있다가 봄만 되면 으레 농장을 돌아보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다. 이제 그는 괭이를 들 힘도 없고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서 다른 사람들이 밭을 갈고 있는 모습을 부러운 듯 바라볼 뿐이었으나 그래도 한갓 희망을 가지고 나가 보는 것이었다. 때로는 몸종을 시켜서 침대를 가지고 옛날 살던 성 밖까지 가서 누워 있다 오기도 했다. 그의 아들을 낳았고 아내가 죽은 바로 그 침실에서 말이다. 날이 새면 떨리는 손으로 잎이 피어 오르는 버들가지나 복숭아꽃을 꺾어 쥐곤 온종일 가지고 놀기도 했다. 봄도 가고 여름이 가까운 어느 날 밭둑길을 거닐던 그는 그의 가족 묘지까지 왔다. 부들부들 떨리는 다리를 간신히 버티고 서서 묘들을 바라보니 죽은 사람들의 얼굴들이 하나 둘 떠올랐다. 죽은 사람들은 그의 성안에 있는 집안에 살고 있는 아낙네들보다 --- 천치와 리화를 제외한다면 그 누구보다도 생생하게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다. 그의 생각은 몇십 년의 옛날로 돌아가고 지나간 날의 일들이 생생하게 되살아나는 듯했다. 유생원 댁에 시집간 막내딸은 오래도록 아무런 소식도 못 들었으나 명주 홍실 같은 입술을 가졌던 그 애의 그 예뻤던 모습도 여기에 잠들어 있는 죽은 사람의 한 사람같이 추억으로 떠올랐다. 한동안 추억에 잠겼던 왕룽은 갑자기 생각났다. "그렇지, 다음은 내 차례지." 그는 묘지 안으로 들어서서 그의 아버지보다는 밑에, 칭 서방보다는 위에, 아내의 묘와는 떨어지지 않은 장소에 자신이 묻혀질 것을 생각하니 흙 속에서 자라나서 다시 그 흙 속으로 영원히 돌아갈 자기 자신이 분명하게 보이는 것만 같았다. 그는 중얼거렸다. "관을 마련해야겠구나." 잊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단단히 명심하고는 집으로 돌아와 장남을 불렀다. "말해 둘 것이 있다." "말씀하시지요. 듣겠습니다." 그러자 왕룽은 자기가 갑자기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그 사실을 까맣게 잊었다. 단단히 마음먹었는데도 어느새 그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만 것이다. 그는 속이 상해서 눈물이 나왔다. 그래서 리화를 불렀다. "어딜 가셨다 오셨어요?" "들에." 그는 리화의 얼굴을 찬찬히 바라보면서 대답을 기다리는데 리화는 다정하게 물었다. "어디요?" 문득 기억이 되살아났다. 그는 눈물어린 눈으로 웃으면서 소리쳤다. "그렇지. 생각이 났다. 내가 묻힐 터를 보고 왔지. 아버지와 숙부의 묘 아래, 칭 서방 묘보다는 위에, 네 어머니의 곁이다. 그리고 내가 죽기 전에 내 관을 봐 둬야겠다." 장남은 효자로서의 적당한 말을 얼른 생각해 냈다. "돌아가신다는 말씀은 마십시오. 분부대로는 하겠습니다만." 장남은 거대한 향목을 골라서 조각을 한 제일 좋은 관을 사들였다. 이 향목은 쇠처럼 썩지 않으며 관 이외에는 다른 데에 쓰지 않는 것이다. 사람의 뼈보다는 먼저 썩지 않는다는 것이다. 왕룽은 안심이 되었다. 관을 그의 침실에 옮겨 놓고는 매일 그것을 들여다봤다. 어느 날 그는 느닷없이 말했다. "그렇지. 이 관을 그 옛날 토담집으로 갖다 놓게 하자.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거기서 보내다가 죽어야겠어." 아들들은 아버지의 결심이 굳은 것에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소원대로 실행했다. 그는 천치인 딸과 리화와 몇 사람의 몸종을 데리고 그의 옛집인 토옥으로 돌아온 것이다. 봄이 가고 여름이 지나고 가을 추수 때가 되어 다시 겨울이 오기 전에 잠시 따뜻한 날씨가 되자 왕룽은 옛날 그의 아버지가 했던 것처럼 양지쪽 흙담에 기대어 앉았다.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먹을 것과 땅에 대한 생각 뿐이었다. 땅에 대한 것도 다만 땅 그 자체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이따금 그는 한줌의 흙을 손바닥에 올려 놓고 온종일 양지쪽에 앉아 지내기만 했다. 아들네들은 정성껏 그의 아버지를 섬겼다. 그들은 매일 혹은 하루 건너서 반드시 늙은 아버지를 찾아왔다. 그리고 노인이 즐길 만한 음식을 가져왔다. 그러나 왕룽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지난 날 아버지가 즐겨 먹던 뜨거운 밀가루 죽이었다. 아들들이 오지 않는 날은 몹시 섭섭했다. 그는 곁에 있는 리화에게 묻곤 했다. "그 애들은 무엇이 그리 바쁠까?" "다들 한창 일하실 나이가 아니에요. 일이 바쁘신가 봐요. 큰 서방님은 성안에 있는 부자 양반들에게 뽑혀 큰 책임을 맡으셨고 또 새 부인도 맞이했대요. 둘째 분은 새로 곡물 상점을 차렸대요." 왕룽은 귀를 기울여 자세히 듣고 있는 듯했으나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일순간이었으나 그의 의식이 분명해졌다. 장남과 둘째가 찾아왔을 때였다. 그들은 늙은 아버지에게 공손히 인사를 하고 나서 문 밖으로 나서서 부근의 땅을 둘러보았다. 왕룽은 묵묵히 그들의 뒤를 따랐다. 두 사람이 발을 멈추고 섰을 때 왕룽은 천천히 다가섰다. 형제는 부드러운 흙을 밟는 아버지의 발자국 소리나 지팡이 소리를 듣지 못했다. 왕룽은 둘째가 조심스러운 투로 말하는 소리를 엿들었다. "이 땅을 팔아서 둘이 공평하게 가릅시다. 형님 몫은 제가 고리로 빌리지요. 철도가 개통되면 쌀을 해안 지방으로 보낼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저는......" 왕룽의 귀에 들린 말은 땅을 판다는 말 뿐이었다. 그는 너무나 분해서 떨리는 소리를 억누르지 못하고 두서없이 소리쳤다. "이 자식들아! 땅을 팔아? 나쁜 놈들 같으니라구." 목이 메어 왕룽은 울기 시작했다. 아들 형제가 양편에서 아버지를 겨우 부축했다. 왕룽은 울기 시작했다. 형제는 아버지를 달래며 말했다. "아닙니다, 아닙니다. 절대로 땅은 팔지 않겠습니다." "집안이 망하는 징조야...... 땅을 팔기 시작하면......" 그의 말은 토막토막 끊어지곤 했다. "우리들은 땅을 파 먹고 살아왔어. 그리고 또다시 땅속으로 돌아가야 돼. 너희들도 땅만 가지면 살 수 있어...... 누구라도 땅만은 빼앗을 수 없어......" 눈물 자국이 노인의 늙고 메마른 얼굴에 허옇게 드러나 있었다. 그럼에도 노인은 닦을 생각을 하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두었다. 그는 몸을 굽혀 흙을 한줌 쥐었다. 그리고 그것을 쥔 채 중얼거렸다 "만일 땅을 파는 날에는 그것이 마지막이다." 형제는 양편에서 아버지를 부축했고 노인은 한줌의 부드러운 흙은 손으로 힘껏 쥐었다. 형제는 몇 번이고 아버지를 위로했다. "걱정 마십시오. 아버지, 절대로 땅은 안 팝니다." 그리고 그들은 노인의 머리 너머로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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