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 날씨입니다. 얇은 봄 잠바를 꺼내 입었습니다. 어디론지 떠나고 싶은 마음이 일어납니다. 날씨만큼 따뜻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얘기가 될 것입니다. 어디 그런 곳이 없을까, 그런 사람이 없을까요?
그런 와중에 오토바이를 드렁드렁 타고 집배원 아저씨가 우편물 한 꾸러미를 전해 주고 갑니다. 힘이 드는 일일 것임에도 늘 웃는 얼굴을 하고 우편물을 전해 줍니다. 이럴 때면 시원한 음료수라도 한 잔 전하고 싶어집니다.
여러 가지 우편물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있습니다. 봉투의 크기로 보나, 그리고 보낸 이로 가늠해 보나 행사 초청장이 분명합니다. 보내는 쪽 주소는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사진설명-바나바훈련원 20주년 기념행사 초청장. 초청장이란 단어가 없어 잠시 생각이 모아지지 않았다.
“충북 청원군 옥산면 금계리 223(새주소:금계길 47)
Tel.(043)235-0688 Fax.(043)235-9602
www.barnabas-bfn.com
바나바훈련원 드림
(우)363-912”
봉투를 열었습니다. 초청장 같지 않았습니다. 보이는 면에 '초청장'이란 단어는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행사에 참석해서 함께 하자는 손짓임이 분명합니다. 드러난 앞면 제목은 이렇습니다.
"다시 그 믿음과 능력 앞에 서는 우리들의 바나바 20주년"
바나바훈련원의 출발이 1993년이니까 2013년은 개원 2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사전 지식을 알고 있는 저는 이것이 바나바훈련원 20주년 행사에 참석하시라는 초대장임을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행사에는 프로그램(일정표)이 있기 마련입니다.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군요. 앞면엔 달랑 위에 적은 제목, 뒷면은 짙은 고동색 면에 위아래 귀만 걸려 있습니다. 혹시나 하고 좌우의 상하 귀퉁이가 물려 있는 초청장을 조심스레 빼 보았습니다. 마치 보물섬에 닿은 악동(惡童)이 보물을 찾듯 말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보석과도 같은 단어들이 깨알처럼 박혀 있었습니다.
3월 18, 19 양일간 행사가 진행된다고 합니다. 18일은 월요일로 되어 있습니다. 목회자들이 휴식하는 날, 그래서 시간 내기도 제일 만만한 날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날 행사를 잡는 것이 좀 무리수를 두는 것 같이 생각되기도 하지만, 보고 싶은 사람들을 만난다는 자체는 모든 것을 상쇄시킬 것입니다.

사진설명-18, 19 양일간 진행되는 행사 일정표. 이강천 원장의 마지막 강의와 원장 이취임식이 눈에 확연히 들어온다. 20주년 행사 준비위원장 박재규 목사가 초청자로 되어 있다.
첫날(18일) 오후 2시에 개강예배로 행사의 문을 여는군요. 그리고 순서대로 적어보자면 동문 코이노니아(15:00-18:00), 저녁식사(18:00-19:00), 이강천 원장의 마지막 강의 첫 번째(19:30-21:00), 추억의 산기도(21:30-23:00), 취침(23:00- )으로 되어 있습니다. 동문 코이노니아는 친목을 도모하는 체육대회가 될 것 같다고 하는데, 간편한 운동복과 신발이 필요할 것 같구요, 추억의 산기도는 늦은 밤 시간 훈련원 뒷산에 올라가 그룹을 지어 하나님께 목 놓아 간구하는 시간인데, 제 경험으로는 두터운 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튿날(19일)은 이강천 원장의 마지막 강의 두 번째, 그러니까 정말 마지막 강의가 진행됩니다(06:00-07:30). 킁킁짱(?)의 마지막 강의라고 하니까 좀 슬퍼집니다. 프랑스의 작가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이 생각나서일까요. 아침식사(08:00-09:00)가 있고 개별 친목의 시간을 가진 뒤 행사의 메인이벤트라고 할 수 있는 ‘20주년 감사예배 및 훈련원장 이‧취임식이 진행됩니다(11:00-12:30). 식을 마친 뒤 이웃 교회 성도들이 정성껏 마련한 점심 식탁교제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어 있습니다.

사진설명-바나바훈련원 20주년 행사 표어는 "다시 그 비전과 능력 앞에 서서 우리들의 바나바 20주년"으로 정했다.
대전 근처 추동 천개동에서 출범하여 옥천 시대를 거쳐 청원 옥산에 둥지를 틀고 목회자 영성훈련을 감당해온 바나바훈련원은 우리 교계의 자랑거리입니다. 지금은 그 사역의 영역을 넓혀 지구 곳곳에 훈련의 깃발을 꽂고 있다고 합니다. 행사에 함께 하시는 분들에게 특별한 선물도 준비되어 있다고 하는군요. 제목과 내용은 모르겠으나 이임하는 이강천 원장님의 저서라고 하니 기대되는 바 큽니다. 경향 각지에 산재해 주님의 일을 하는 분들이 함께 해서 복된 시간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