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시청하고 세 가지를 지적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책임통감’이란 무엇을 지칭하는 말인가? 이명박 대통령은 무엇보다도 “확전 말라” 이후의 청와대의 말 바꾸가 왜 그렇게 됐는지 밝히고 그에 대한 ‘책임 통감’을 청와대 등 대통령 주변 인물들에 대한 엄중한 문책으로 실천해야 한다.
아울러 우리측 대응의 잘못을 초래한 원천적인 원인인, 김대중 이래의 “확전 말라” 지침을 “도발엔 철저히 응징하라”로 바꿔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또한, “더 이상의 인내와 관용은 없다”고 했다. 문제는 이런 다짐이 한 번 두 번이었느냐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또 꽝이야…”가 되지 않으리라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가? 그 말이 신뢰를 얻으려면 이명박 대통령은 마땅히 우리에게 핵무기와 미사일 공갈로 돌아온 지난 시대 ‘햇볕’을 철폐하는 구체적인 후속조치를 취해야 한다. 우선 정권 내부에 남아 있는 ‘햇볕 잔재’들부터 과감히 인사조치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군대다운 군대를 만들겠다”고 했다. 좋은 말이다. 그러나 빈 말이 될 수도 있다. 그 동안 군대 안에 침윤된 안일과 ‘아저씨 군대’ 풍조와 ‘극성엄마 부대’의 압력을 능히 물리칠 결의가 돼 있는가? 장교들이 ‘공무원일 뿐’으로 돼가고, 사병들 일부는 입대 전에 주입받은 왜곡된 사관과 시국관에 물들어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몇 해 전 사관생도들 일부까지 ‘북한 주적론’보다 ‘미국 주적론’을 들먹였다는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도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 망국적인 풍조를 과연 과감히 씻어낼지 회의적이다. 그의 어설픈 ‘중도’ 운운도 이런 풍조 확산에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군대다운 군대'를 만들려면 먼저 '안보엔 중도 없다"부터 천명해야 한다.
“더 이상의 인내와 관용은 없다…” 그렇다면 이명박 대통령은 과연 "6·15 시대는 실패작이었다"고 공식 선언하고 ‘김정일 북한 주적론’을 분명히 천명하는 가운데, 예컨대 ‘이스라엘 식(式) 안보 모델’이라도 진지하게 검토할 비장한 결의와 철학과 역사인식과 장수(將帥)의 자질을 가지고 있을까? 아무래도 미덥지 않다. 또다시 ‘천안함’ 때 같은 흐지부지로 간다면 이명박 대통령의 꿈자리가 결코 편하지 않을 것임을 경고해 둔다.
류근일 2010/11/29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