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문학"이란 본래의 의미는 중세 수도원에서 라틴어로 씌여진 필사본 문학을 통칭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오늘 말씀드리고자 하는 "수도원문학"은 중.근세 수도원을 배경으로 하거나 수도사를 등장인물로 하는 소설을 통털어, 임시로 "수도원문학"이라 이름붙여 소개하려 합니다.
"수도원문학"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소설은 이탈리아의 기호학자 <옴베르뜨 에코>가 쓴 「장미의 이름」입니다. 13세기말 교황권과 황제권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시대상황하에서 이탈리아의 한 수도원에서
이 세상에서 失傳되었다고 여겨지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제2권」을 둘러싼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이 소설은 교황파와 황제파간의 신학적 논쟁이 어우르져 한껏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며, 狂信의 결과가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똑똑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수도사 <아드소>의 수기형식으로 씌여진 이 소설은 프랑스 "메디치상" 및 이탈리아 "스트레가상"을 받았으며 1989년에 영화(주연 : 숀코네리, 머레이 에이브럼스)로도 제작되어 절찬을 받은 바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번역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결과 아직까지 우리 나라에서 번역된 작품중 번역이 가장 잘된 소설이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또 다른 소설로 1998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주제사라마구>의 「수도원의 비망록」을 들 수 있습니다.
<주제사라마구>는 남미의 <마르케스>와 더불어 "마술적 리얼리즘"의 대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18세기 초반 포르투갈 수도원 건축공사를 배경으로 씌여진 이 소설은 전쟁에서 왼팔을 잃은 <발따자르>와 종교재판에서 어머니를 잃은 <블리문다> 사이의 사랑, 성직자 <바르똘로메우>신부의 신학적 전제를
뒤엎을 수 있는 위험한 사상을 깔고 있으며 18세기 포르투갈 왕가와 종교에 대한 반추인 동시에 권력의 사용에 대한 위험을 통렬하게 고발하고 있습니다. 포르투갈 "펜클럽상", "인디펜던스 외국소설상"을 수상
한 이 작품은 "라 스칼라좌"에서 「블리문다」라는 오페라로 공연되기도 했습니다.
일본 작가 <히라노게이치로>가 쓴 「일식」은 1999년 일본 최고권위의 문학상인 "아쿠다가와 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당시 작가의 나이는 23세 로 대학생으로는 <무라카미류> 이후 23년만에 수상의 영예를 안았답니다. 당시 언론에서는 <미시마 유끼오(소설 금각사의 저자로 할복자살한 국수주의 작가)>의 再來이라 표현했던 작가입니다.
수도사인 話者가 1482년 초여름 빠리- 리용에 이르는 기나긴 여정을 통해 겪었던 비밀스런운 기적에 대해 회상형식으로 기록하고 있는 이 소설은 「장미의 이름」의 도입부와 상당히 흡사합니다.
<토마스아퀴나스>를 신봉하는 話者는 프라톤이론이 신학에 도입되는 흐름이 득세한 상황하에서 이단종교철학,마니교와 이슬람교, 연금술등을 언급하면서 이에 대한 경험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셰리 홀먼>이 쓴 「도둑맞은 혀」는 15세기 성지순례를 모티브로 성녀 "카타리나의 혀"라 불리는 신의 언어를 전하는 여인 <아르시노에>와 모든 인간의 언어를 알고자하는 그녀의 오빠 <니콜로>, 이들 사이에서 신앙과 진리를 찾아 방황하는 <펠렉스 파브리> 수사를 중심으로 전개되있습니다. 중세 순례 여행길의 생생한 재현을 통해 "인간의 시대"로 넘어가는 중세말의 역사를 문학적 은유로 재현한 탁월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다다를 수 없는 나라(원제 : 안남)」는 프랑스의 신예 <크리스토프 바타이유>가 쓴 작품으로 "뒤마고 상"을 수상하여 작가를 일약 유명하게 한 작품입니다. 18세기 일단의 수도사와 수녀들이 베트남으로 선교를 목적으로 출발, 1년 넘은 항해 끝에 사이공에 도착하게 됩니다. 복음을 전파하는 과정에 프랑스 대혁명 등의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이들의 존재는 완전히 잊혀지고....,
어려운 현실속에서 이들도 본래의 목적의식이 흐려지는 가운데 결국은 하나,둘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마지막엔 수도사와 수녀 두사람이 살아 남는데....
이 들을 보낸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생각게 하는 소설입니다.
<엘리스 피터스>여사의 작품 「성녀의 유골」「수도사의 두건」등은 "캐드펠 시리즈"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이 <캐드펠> 이라는 수도사이기 때문입니다. 한때 십자군으로 종교전쟁에도 참가했던 주인공은「장미의 이름」의 <윌리암>수도사와 같은 카리스마나 냉철함은 없으나, 인간적인 다정함과 어려울 때에 기대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의 너무나도 따스한 성품의 소유자입니다.
1977년부터 1994년까지 장장 18년에 걸쳐 20권으로 씌여진 이 시리즈는 영국의 공영방송 BBC에서 드라마로도 방영이 되었습니다. 12세기 전반 영국의 시루즈베리 수도원을 배경으로 당시 내란중이던 시대상황을 적절히 활용 다양한 인물과 사건을 통해 벌어지는 복잡한 실타래를 우리 주인공은 소리없이 사건의 실체에 접근하여 훌륭히 해결하는 수 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유려한 역사적 향취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추리소설의 특유의 재미와 박진감을 느낄 수 있고, 너무나도 인간적인 <캐드펠>수도사의 인품에 매료될 수 밖에 없습니다.
첫댓글수도원 하면 같이 떠 오르는 치렁치렁한 칙칙한 망또와 근엄한, 아니 어두은 수도사의 억눌린 사람 아니 인간의 모습을 떠올리게 됩니다.."움베"의 장미...를 읽으면서..도대체 인간의 욕망의 그 끝은 무엇인지... 하기야 어느 책을 읽어도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들지만...유레카님의 깊이있는 독서력?이 참 부러워 집니다.
첫댓글 수도원 하면 같이 떠 오르는 치렁치렁한 칙칙한 망또와 근엄한, 아니 어두은 수도사의 억눌린 사람 아니 인간의 모습을 떠올리게 됩니다.."움베"의 장미...를 읽으면서..도대체 인간의 욕망의 그 끝은 무엇인지... 하기야 어느 책을 읽어도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들지만...유레카님의 깊이있는 독서력?이 참 부러워 집니다.
다다를 수,...한 번 읽어 보고 싶어집니다..꼭 구해 보겠습니다..아르페님,.."칠층산" 소개 좀 해 주시면...*^^..위에서 굳이 사람과 인간을 달리 쓰고자 함은 순전히 제 혼자만의 고집?..입니다..달리 생각마시기를,..ㅎㅎ
한때 어떤 인연으로 수도원의 삶을 잠시 ......몇권은 아주 눈에 익어서 그때 나의 시각을 돌아봤습니다.^^*^^* 지루하지 않습니다...언제나 유레카님의 세계가 궁금? 경탄입니다^^*^^*
읽어본 책이 딱 한권...ㅎㅎ 할말 없슴이고...읽어야할 숙제는 잔뜩 안고...ㅎㅎ 유렠님 정말 경탄입니다..
유레카님 데미안님 제가 숙제가 많아요 그죠? 지난번 화담 서경덕이야기며 안동이야기도. 학교 다닐때 친구와 카톨릭의 성직자며 수도원 이야기를 많이 읽었습니다 칠층산은 토마스 머튼의 자전적 이야기 인데 그 깊이에 매료돼 한동안 거기 갇혀 살았던 기억이 납니다
절대고독 그 인간적인 고뇌, 창백한 순명 ...깊은 수도원의 침묵 바깥에 사는 제가 싫었죠 꼭 올리겠습니다 ...숙제 모두... 요즘 전 박상륭의 죽음의 한연구 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박상륭의 소설은 한국문학의 위대함을 말해주고 있지요
유레카님에 이어 아르페님...점점 경탄입니다요^^*^^* 덕분에...시야를 넓히겠습니다^^*^^*